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김연아 시대’ 이은 ‘메드베데바 시대’를 향한 몇 가지 시선
    카테고리 없음 2017. 1. 29. 11:56
    반응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을 새롭게 만들었다.

     

    메드베데바는 28(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6-2017 시즌 유럽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86점 예술점수(PCS) 74.93점을 더한 150.79점을 받아 앞서 쇼트 프로그램 점수(78.92)를 합친 합계 점수에서 229.71점으로 안나 포고릴라야(211.39, 러시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 메드베데바가 기록한 229.71점의 총점은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점(228.56)7년 만에 경신한 역대 최고점이다. 또한 메드베데바의 이번 대회 프리 스케이팅 점수도 프리 스케이팅 역대 최고점이다.

     

    앞서 지난 2016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 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9.21)을 세운 메드베데바는 이로써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의 쇼트 프로그램, 프리 스케이팅, 합계 점수에서 모두 김연아를 밀어내고 역대 최고점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김연아가 은퇴했지만 세계 피겨계에 김연아의 흔적은 기록으로 계속 남아 있었고, 여자 싱글 부문에서 확실한 원톱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라는 타이틀은 김연아 외에 다른 선수에게 부여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메드베데바의 등장과 기록행진, 그리고 이번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실현된 역대 최고점 석권은 이제 여자 싱글 부문에서 김연아의 시대에 이어 메드베데바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김연아에게서 피겨 여왕의 권좌를 넘겨 받은 메드베데바는 여러 면에서 김연아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간단히 평가해 보자면 기술적인 면에서 김연아와 메드베데바는 스케이팅의 스피드와 점프의 높이에서 매우 정확도 높은 기술을 구사하고 실수가 적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심리적인 부분 역시 강인한 모습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프로그램을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개성 면에서 김연아와는 분명 다른 스케이터로 보인다.

     

    김연아가 세계 정상의 자리에서 소화한 연기가 여성의 우아함과 원숙함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연기력을 앞세운 그야말로 아름다운안무 표현이었다면 메드베데바는 풋풋하고 발랄한 소녀의 감성을 표정과 몸짓에 고스란히 표현한 귀엽고 예쁜안무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임 여왕신임 여왕사이에 이런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두 스케이터는 각자의 개성이 심판들의 고른 평가를 이끌어 내면서 여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김연아의 은퇴 이후 확실한 원톱의 등장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도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임은수, 유영, 김예림 등 새로운 세대의 김연아 키즈의 등장으로 국내 피겨대회의 인기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전세계적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일단 다른 종목들에 밀리고 있어 보인다.

     

    이런 와중에 메드베데바와 같은 독보적인 선수가 등장한 것은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 회복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피겨 스케이팅의 점수가 2014년 소치올림픽을 기점으로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 상향됐고, 메드베데바의 점수 역시 그런 점수 인플레현상의 산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ISU 공인 심판들이 채점한 점수로서 공인 기록으로 인정되고 기록되는 이상 메드베데바가 현존하는 최고의 스케이터로서 모든 역대 최고점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 한국과 일본의 쟁쟁한 스케이터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싱글 부문에서 러시아의 강세가 이어져왔고, 현재는 러시아의 초강세 속에 여자 싱글 부문 경쟁 구도에서 어떤 팽팽한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김연아의 시대메드베데바의 시대가 보여주고 있는 분명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아 시대의 여자 피겨 스케이팅이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기를 구가했다면 메드베데바 시대로 대변되는 최근 여자 피겨는 세계 스포츠계에서 그리 큰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자 피겨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부분은 어딘지 찜찜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의 판정 속에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러시아의 정부 차원의 도핑 조작 의혹에 휘말려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사 결과에서 따라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이 김연아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세계 스포츠계에서 공공의 적내지 천덕꾸러기가 된 상황에서 러시아 선수가 주인공인 메드베데바 시대의 개막은 '혹시?' 라는 시선과 함께 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