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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강했던' KEB하나은행, 애당초 첼시 리 따위는 필요 없었다
    카테고리 없음 2016. 12. 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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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첼시리의 혈통 사기극이 드러나면서 모든 시즌 성적이 무효화 되고 박종천 감독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팀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부천 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은 이번 2016-2017시즌을 앞두고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와 신인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당하며 순간순간 견디기 힘든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여기에다 김정은, 김이슬, 신지현 등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정상 전력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전력 구성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과연 한 시즌을 끝까지 치러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새 시즌을 맞아야 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는 이번 시즌을 전망하면서 다른 부분은 몰라도 KEB하나은행을 가장 강력한 꼴찌 후보로 꼽는 것만큼은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에서 제작한 여자프로농구 썰전같은 프로그램인 여농토크에서 유영주 전 구리 KDB생명 코치는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에 대해 경험을 쌓는 시즌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시즌이 개막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전문가가 던진 멘트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내용이었지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만큼 KEB하나은행의 전력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2016-2017시즌은 개막을 했다. 1라운드가 종료됐을 때 KEB하나은행의 성적은 5전 전패. 전문가들이나 언론의 시즌 전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2라운드에 접어들자 판이 바뀌었다. 2라운드부터 4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KEB하나은행은 11경기에서 단 2패만을 당했을 뿐이다. 여기서 2패는 선두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아산 우리은행에게 당한 패배다. 우리은행을 빼고는 나머지 팀들과의 맞대결은 모조리 승리로 쓸어 담은 셈이다.



     

    도대체 KEB하나은행의 선수단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단 그간 KEB하나은행이 펼친 경기들을 복기하자면 몇 가지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의 수비를 연상시키는 빠르고 악착같으면서도 변화무쌍한 수비전술을 구사하는 이환우 감독대행의 지도력,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카일라 쏜튼의 기대 이상의 맹활약, 강이슬, 백지은, 염윤아 등 기존 주축 멤버들의 분전, 그리고 팀에 새 활력을 불어넣으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지염둥이김지영의 재기발랄함까지 어우러지면서 KEB하나은행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이환우 감독대행이 이야기 했던 어느 팀도 호락호락하게 볼 수 없는 팀을 넘어서 어느 팀도 이기기 어려운 팀의 면모를 갖춰왔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부상 중이던 팀의 대들보 김정은이 복귀, KEB하나은행의 수비 조직력을 더 강력하게 무장시키는 한편, 공격에서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줌으로써 KEB하나은행을 점점 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존재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아울러 팀의 주전 가드 김이슬과 신지현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KEB하나은행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요즘은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른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쯤 되면 KEB하나은행의 행보에 대해 단순한 일시적 돌풍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기세라면 이제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시각을 갖게 되는 데는 최근 KEB하나은행의 경기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 시즌 2라운드 이후 KEB하나은행은 2-3점차의 접전이 이어지는 경기에서 결코 경기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한 번씩, 두 번씩 고비를 넘어가고 승리를 거두는 일이 거듭되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KEB하나은행이 시즌 전 전문가들과 언론의 예상대로 매 경기 맥 빠진 경기력으로 연전 연패를 이어가면서 독보적인 꼴찌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또 그저 그런 시즌이 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풍은 WKBL 무대에 새 바람을 불어 넣으면서 사실상 이번 시즌을 그 어느 시즌보다 활력 넘치는 시즌으로 장식해가고 있다.

     

    지난 시즌 KEB하나은행은 만년 꼴찌 후보의 꼬리표를 떼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혼혈선수로 팀에 합류한 첼시 리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는데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첼시 리의 존재가 그만큼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첼시 리가 없는 KEB하나은행은 도로 꼴찌 후보로 여겨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애당초 첼시 리는 필요 없었던 존재였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지금 KEB하나은행 선수들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끈끈한 유대관계 내지 신뢰관계가 바탕이 된 강인한 조직력과 응집력으로 리그 단독 2, 그것도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견고해 보이는 단독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첼시 리가 없었어도 우리는 강팀이라고 웅변이라도 하듯 실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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