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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슬링, '김현우 오심 사태'로 재확인된 올림픽 퇴출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16. 8.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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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됐다가 천신만고 끝에 기사회생한 레슬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고의성이 다분해 보이는 명백한 오심으로 사고를 쳤다.

     

    그 사고의 희생자가 한국 선수라는 점에 울화가 치민다. 하지만 한국 선수가 희생자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분명 공분을 살 만한 일이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리스트로서 이번 리우 올림픽에는 체급을 올려 75kg급에 출전한 김현우는 체급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이 유력한 선수로 꼽혀왔다.

     

    하지만 재앙은 너무나 빨리 김현우와 한국 레슬링에 들이닥쳤다.

     

    김현우는 지난 14(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서 열린 리우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 16강전서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와 맞붙었다.

     

    대회 전부터 금메달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날 큰 고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상대였고, 실제로 경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 종료 30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김현우는 블라소프에게 3-6으로 리드를 당하고 있었다. 큰 점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뒤집기 어려운 패색이 짙어진 상황이었다.


     

    이때 김현우는 패시브 공격 기회를 얻었고, 이 기회를 살린다면 분명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경기종료 3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김현우는 가로들기로 블라소프를 넘겨 메쳤다.

     

    이때 한국 측 벤치에서 안한봉 감독은 두 손을 치켜들고 승리를 확신했다. 김현우에게 4점이 주어져 7-6으로 역전했을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코어보드는 5-6, 여전한 블라소프 리드를 표시하고 있었다. 김현우에게 2점 밖에 주어지지 않은 것. 

     

    한국 측은 곧바로 챌린지, 즉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심판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확인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로 장내에 다른 각도에서 찍은 비디오가 나오자 한국 측 코칭 스태프는 다시 한 번 환호했다. 더욱 더 명백한 김현우의 기술 성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블라소프에게 1점이 더 주어져 경기는 5-7 블라소프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후 한국 대표팀의 안한봉 감독은 즉각 국제레슬링연맹(FILA)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소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제 막 시작된 레슬링 종목에서 앞으로 출전할 한국 선수들이 많고, 그들이 혹시나 김현우 오심 논란에 대한 제소 때문에 괘씸죄의 적용을 받아 판정상의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한 셈이다.

     

    결국 김현우는 블라소프가 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얻었고, 패자부활전에서 중국 선수를 잡은 데 이어 동메달결정전에서 스타르체비치(크로아티아) 6-4로 제압,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분명 값지고 소중한 메달을 획득했지만 그의 메달이 한때 올림픽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겪었던 레슬링이 여전히 변함 없이 후진적인 국제대회 운영을 자행하고 있음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한 기분을 지울 길이 없다.

     

    레슬링은 2012년 런던올림픽 끝난 이듬해인 2013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2020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 25개 종목에서 제외됐다.

     

    고대올림픽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고, 1회 근대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적 없었던 레슬링이었지만 오늘날 올림픽이 추구하는 이해하기 쉽고, TV로 시청하기 좋은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정식종목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IOC의 판단이었다.

     

    특히 국제대회 때마다 불거진 편파판정과 오심의 문제는 레슬링이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 위기에 직면하게 된 중요한 원인이었다.

     

    결국 FILA는 집행부를 개편을 시작으로 개혁에 착수, 경기룰을 개정하고 심판위원회의 독립을 제도화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난리를 치른 이후 맞이한 첫 올림픽인 리우 올림픽에서 최악의 오심으로 가뜩이나 말 많고 탈 많은 올림픽에 지저분한 얼룩까지 만들어놓고 말았다.

     

    전세계 수 많은 레슬링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제 레슬링은 더 이상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치러져서는 안 되는 종목이다. 김현우와 블라소프와의 경기 외에 다른 경기는 모두 공정한 판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이런 이야기를 침소봉대라 일축할 수 있을까?

     

    100경기 가운데 단 한 경기에서라도 오심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제도화 했는데 비디오 판독에서 명백하게 오심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판정을 바로잡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의 원인은 단 하나뿐이다.

     

    결론적으로 레슬링은 무늬만 바뀌었을 뿐 전혀 바뀌지 않았다. 레슬링을 구제한 IOC FILA에 사기를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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