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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코비’ 변연하 현역 은퇴 결정, 돌이킬 순 없나카테고리 없음 2016. 4. 22. 13:43반응형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의 간판 스타 ‘변코비’ 변연하가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KB스타즈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변연하가 은퇴를 결정했다. 향후 학업과 지도자 연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KB스타즈 구단에 따르면 지난 2015~2016시즌 우승과 함께 명예로운 은퇴를 계획했던 변연하는 팀의 플레이오프 패배로 우승 도전이 무산되며 선수 생활 지속 여부에 대한 거듭된 고민 끝에 팬들에게 성실한 선수로 기억될 수 있는 시점에 코트에서 내려오는 것과 후배들에게도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적당한 시기라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KB스타즈)
변연하는 그야말로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같은 존재였다.
기록 면에서 보면 변연하는 지난 1999년 WKBL 무대에 데뷔, 통산 545경기에 출전하면서 통산 3점슛 역대 1위(1,014개), 득점과 스틸 역대 2위(7,863점/843개), 어시스트 역대 3위(2,262개)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당연히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데뷔 시즌에 신인상을 거머 쥔 변연하는 ‘베스트5’ 선정 10회, 정규리그 MVP 3회 수상,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렇다면 변연하는 현재 현역 은퇴를 결정할 만큼 기량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변연하는 지난 2015-2016시즌 정규리그 35경기 전경기 출장에 경기당 평균 28분55초를 뛰었다. 총 319득점(17위, 평균 9.11)에 188어시스트(1위, 평균 5.37), 151리바운드(19위, 평균 4.31), 59스틸(3위, 평균 1.69)을 기록했다. 팀 내 국내선수만을 놓고 보면 강아정에 이어 득점 2위, 리바운드 2위, 스틸 2위, 어시스트는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돋보이는 부분은 3점슛인데 총 5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이 부분 7위에 올랐고, 3점슛 성공률에서는 36.4%로 3위에 올랐다. 중요한 점은 변연하가 성공시킨 52개의 3점슛들 가운데 상당 수가 승부처에서 성공시킨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변연하의 은퇴경기가 된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만을 놓고 봐도 변연하는 3점슛 5개 포함 25득점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와 같은 기록은 변연하가 기량적인 면에서 리그 정상의 자리에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국내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한 달간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MBN 여성스포츠 대상 2월의 MVP’를 변연하가 수상한 점 역시 그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다.
(사진: KB스타즈)
이런 위치에 있는 변연하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선택이 아니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은퇴한다는 설명은 적어도 현재의 변연하의 설명으로 보기에는 궤변에 가깝다. 나이라는 부분도 현재의 변연하에게는 전혀 은퇴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당장 KB스타즈는 변연하의 은퇴와 함께 막대한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천지를 개벽시킬 외국인 선수를 보강하지 않고서는 다음 시즌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쉽지 않다.
기량적인 면 외에도 변연하는 사실상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의 은퇴 결정은 본인도 아쉬움이 남겠지만 KB스타즈 선수단 전체에게 진한 아쉬움을 안기는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언젠가 변연하에게 언제까지 현역 생활을 계속할 것인지를 물은 적이 있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은 “우승할 때까지”였다. 창단 이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KB스타즈 소속 선수로서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이었겠지만 그가 은퇴를 결정한 지금 “약속을 지키라”라고 떼라도 써보고 싶다.
한국 여자농구는 아직 ‘선수’ 변연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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