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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BL]'4시즌 연속 통합챔프' 우리은행, 이제는 그들이 무섭다
    카테고리 없음 2016. 3. 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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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우리은행이 4년 연속 여자프로농구 통합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2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시종 리드를 유지한 끝에 69-51, 18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4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는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시리즈(5 3선승제)를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 2 KEB하나은행과 3위 청주 KB스타즈 가운데 어느 팀이 챔프전 상대로 올라 왔으면 좋겠냐는 뻔한질문에 어느 팀이든 플레이오프에서 최대한 힘을 빼고 올라 왔으면 좋겠다뻔한대답을 했다.

     

    그리고 막상 챔프전 뚜껑을 열어놓고 나니 위 감독의 그 뻔한 답변은 어쩔 수 없는 정답이었다.

     

    우리은행은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이번 챔프전 3경기에서 모두 10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뒀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마음만 먹었다면 20점차 이상도 이길 수 있었다.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이 나름대로 우리은행에 대한 대비책을 들고 나왔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결국 체력과 몸 상태의 차이였다.

     

    플레이오프에서 KB스타즈와 3차전까지 가는 격전을 치른 KEB하나은행 선수들은 챔프전 진출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한 목소리로 챔프전 무대에서 죽기살기로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데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에이스인 김정은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 전에는 연습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할 만큼 몸 상태가 최악인 상황 속에서 초인적인 힘으로 시리즈를 버텨냈고, 팀의 주 득점원인 외국인 선수 버니스 모스비 역시 아킬레스건 상태가 경기를 뛰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였음에도 약에 의지하면서 챔프전을 소화했지만 각자의 베스트 컨디션으로 맞서도 이길까 말까 한 우리은행을 상대로 그저 버텨내는 수준의 경기력으로는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의 주축 선수들을 비롯한 전반적인 몸상태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우리은행은 이전에 3차례 통합우승을 거두는 과정과는 분명 다른 강인함으로 네 시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그 순간부터 위성우 감독의 구상에는 이번 시즌 우리은행은 딱 38경기(정규리그 35경기, 챔피언결정전 3경기)만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 만큼 시즌 전체를 펼쳐 보면서 자신의 구상대로 팀을 이끌고 그 구상을 현실화 시키는데 있어 거칠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위 감독은 지난 17일 챔프전 2차전에서 14점차 대승을 거두고도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고, 그와 같은 냉랭한 분위기는 3차전을 앞두고 가진 이틀 간의 휴식기에도 이어졌다.

     

    3차전에 앞서 라커룸에서 만난 위 감독은 당시 그렇게 선수들에게 화난 모습을 보인 이유가 선수들이 성의 없이 경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3차전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자신의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이 앞선 네 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뒤로하고 2012-2013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리고 그 다음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까지도 기자는 우리은행에 대해 글을 쓸 때 위성우와 촌스러운 아이들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들의 전력을 완벽해 보이지 않았고 어딘지 불안정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위 감독 이하 전주원 코치, 박성배 코치 등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이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 과정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한 모두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은  무섭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주장 양지희를 필두로 베테랑 임영희, 챔프전 MVP 박혜진, 이승아, 이은혜 등 완벽에 가까운 국내 선수 조합은 그대로 국가대표다. 이런 조합이라면 어떤 외국인 선수가 오더라도 약간의 적응과 조정을 거치면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과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일원이 될 수 있게 된다.



     

    지난 두 시즌 KB스타즈와 인천 신한은행에서 스코어러로 활약했고 상당한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던 쉐키나 스트릭렌은 우리은행의 일원이 된 이후 마침내 WKBL 무대에서 첫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우리은행의 스트릭렌과 이전 시즌 다른 팀에서 뛰던 스트릭렌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어 보였다. 스트릭렌을 변화시킨 것은 결국 우리은행이라는 팀이 가진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농구전문 매체 바스켓코리아의 김우석 편집장은 우리은행은 남녀 프로농구 16개 팀을 통틀어 외국인 선수를 메인이 아닌 옵션으로 활용하는 유일한 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우리은행이 무섭다고 느껴지는 정말 결정적인 이유는 이들이 아직 성장 중이라는 점 때문이다. 김단비, 최은실, 이선영 같은 다음 시즌 우리은행의 전력을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줄 미완의 대기들이 선배들의 위업을 함께 경험하면서 기량적인 면으로나 정신적인 면으로 챔피언 DNA’를 고스란히 이식 받고 있다.

     

    우리은행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축 선수들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016 리우 하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만약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면 8월까지는 코트 위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약 2개월 뒤 다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왕좌에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감내해야 할 책임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그들은 그 책임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버텨내고 있다. 그것도 훌륭하게.

     

    이제 막 2015-2016 시즌이 끝났는데 벌써 2016-2017 시즌의 우리은행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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