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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무혐의' 키워드가 불편한 사람들카테고리 없음 2015. 12. 20. 14:10반응형
전창진 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와 관련, ‘무혐의 처리’가 됐다고 전한 ‘스포츠조선’ 보도가 알려지지 않았던 것에 대한 ‘스포토픽’ 칼럼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듯하다.
스포토픽의 칼럼이 미디어 전문 매체인 ‘미디어스’를 통해 네이버 뉴스 검색에 잡히는 관계로 상당수의 농구팬들이 칼럼을 본 결과라고 보여진다.
해당 칼럼에 대해 ‘미디어스’ 페이지에 익명의 댓글이 달렸다.
전 전 감독을 경찰이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검찰에서 아직 기소여부가 결론 나지 않았다는 것이 댓글의 내용이다.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댓글은 다른 사이트에서도 본 바라 특별히 다를 바 없다. 기자도 경찰이 검찰에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송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기자는 왜 다른 언론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전창진 무혐의’ 라는 키워드가 담긴 칼럼을 쓸 수 있었을까?
‘스포츠조선’의 ‘전창진 무혐의’ 칼럼의 기본적인 모티브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외에 기본적으로는 경찰에서 전 전 감독 문제를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이미 그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다.
경찰이 전 전 감독의 혐의를 발표한 시점은 지난 5월이다. 그리고 그 다음달 전 감독은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그 다음달 경찰은 전 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청구했으나 기각 당했다. 하지만 경찰은 전 전 감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5달이 흘렀다. 전 전 감독을 사법당국에서 어떻게 했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그리고 공식적인 사법절차상 ‘전창진 무혐의’는 팩트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볼 때 현재 전 전 감독이 처해 있는 상황이 과연 그를 범죄자로 낙인 찍어야 할 상황인지 따져본다면 그것 역시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경찰이 검찰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 당했을 당시 검찰은 영창 청구 기각의 이유로 ‘전 전 감독의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그렇게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전 전 감독 본인과 주변 참고인들, 그리고 외부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불러 많은 조사를 진한 결과를 모두 가지고 검찰에 청구한 구속 영장이 기각 당했다면 검찰이 무슨 조사를 더 할 수 있을까?
댓글의 내용이 100% 사실이라고 하자. 그래서 검찰이 송치된 전 전 감독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하자. 그렇다고 한다면 이렇게 살펴보자.
경찰이 최초 전 전 감독에 대한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를 한 시점부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개월이다. 그나마 피의사실 공표 후 전 전 감독에 대한 조사를 질질 끌다 피의사실 공표 후 한 달이 지나서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었다면 넉넉잡아 한 달이면 검찰 송치까지 끝낼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자신만만했던 피의사실 공표와는 달리 경찰은 전 전 감독에 대한 조사에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전 전 감독을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검찰의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자는 그 동안 전 전 감독의 문제와 관련, 경찰의 발표가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캔들 발생 초기부터 프로구단 감독으로서 전 전 감독이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리를 못한 책임이 있는 것 만으로 팀을 이끌 자격이 없으며, 당장 지휘봉을 던져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하지만 그를 범죄자 취급하고 그에게 KBL이 ‘영구 자격정지’라는 사실상의 퇴출 결정을 내리는 데 동의하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사법당국의 공식적인 결론이 내려지기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전 전 감독은 ‘죄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전창진 무혐의’라는 키워드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경찰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전창진 무혐의’라는 키워드가 불편할 사람들은 그를 섣불리 천하의 범죄자로 미리 낙인 찍은 사람들일 것이다.
전창진 전 감독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를 언급한 스포츠조선 기자와 해당 기사를 인용한 스포토픽의 기자가 ‘오보’라는 멍에를 뒤집어 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문제의 기사와 칼럼을 쓴 기자들이 멍에를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중하게 움직여야 할 사람들이 섣부른 판단으로 한 사람의 소중한 농구인을 천하에 없는 죄인으로 낙인 찍은 이 상황이 더 크고 중요한 문제다.
기자는 전창진이라는 한국 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농구인이 여전히 무고함을,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그를 패륜적 범죄인으로 낙인 찍어 농구계에서 퇴출시킨 KBL의 비겁함이 더 심각한, 그리고 큰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물론 가장 심각한 문제의 당사자는 물증도 없이 전 전 감독에 대해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를 자행한 경찰이라는 점도 말하고 싶었다. 만약 전 전 감독에게 공식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면 5개월 째 사건을 결론을 미루고 미적대고 있는 검찰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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