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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레터 사임, 대승적 결단인가 작전상 후퇴인가
    카테고리 없음 2015. 6. 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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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블레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5선 성공 나흘 만에 전격 사퇴했다.

     

    블레터 회장은 3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FIFA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 회장직에 올랐지만, 축구팬이나 선수, 클럽 등 전 세계 축구계의 지지까지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꼈다며 사퇴 결심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40년간의 나의 인생과 회장직을 되새겨보며 고민했다. 그 결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FIFA와 전 세계 스포츠인 축구"라며 "FIFA와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어딘지 석연치가 않다.

     

    블레터 회장은 FIFA 내부의 반대파들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와 미국 검찰의 수사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일 열린 회장 선서에 출마를 강행했고, 끝내 압승을 거뒀다.

     

    그런 그가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전날 블레터 회장의 5선을 지지한 펠레의 입장 표명을 블레터 회장의 심경 변화의 원인으로 말하기도 한다. 펠레의 저주가 블레터 회장에도 미쳤다는 것.

     

    우스개 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좀 더 실질적인 근거를 들이대 보고자 한다.  

     

    영국 BBC 방송은뭔가 막후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음이 틀림없다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이 직접 그를 수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태석 축구전문기자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류 사진을 하나 올렸다. 그에 따르면 사진 속의서류는 마틴 지글라라는 외국 축구 기자가 발굴한 서류였다.



     

    김 기자에 따르면 이 서류의 내용은 개략적으로 FIFA가 디아스포라 레거시 프로그램(아프리카 흑인 유민 지원책)의 일환으로 1천만 달러를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에게 지원하고, 그 돈을 북중미 축구연맹 회장이자 FIFA 비리의 행동대장 잭 워너의 계좌로 넣어달라는 공문서다.

     

    이 문제의 서류 속에 표시된 돈이 워너를 중심으로 각종 뇌물로 쓰였을 공산이 크다고 미국 검찰이 보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FIFA와 블라터 회장은 일부의 일탈로 치부했으나 문제는 수신인에 제롬 발케 사무총장과 FIFA가 찍혀 있다는 것.

     

    이와 같은 명백한 증거가 결국 블레터 회장으로 하여금 백기를 들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블레터 회장은 5선 성공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개최와 관련, 1천만 달러의 뇌물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 익명의 FIFA 고위간부는 자신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앞서 소개한 문제의 서류에서 발케 사무총장과 FIFA가 명백히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는 블레터 회장 외에 그 누구도 더 의심이 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블레터 회장이 수사를 받는다고 해도 기소가 될지 여부도 알 수 없고, 설령 기소가 된다고 하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을 지 여부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순순히 사퇴 발표를 한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때문에 블레터 회장의 사퇴가 과연 자신의 말대로 FIFA와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인지, 아니면 FIFA상왕(上王)’이 되기 위한 작전상 후퇴인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블레터 회장의 사퇴를 작전상 후퇴로 보는 근거 역시 있다.

     

    차기 FIFA 회장을 뽑는 임시총회는 오는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 열릴 예정인데 블레터 회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며공정한 선거 관리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블레터 회장이 자신의 말대로 이 기간 공정한 선거 관리라는 역할을 수행할 지, 아니면 자신의 아바타 역할을 해 줄 적임자를 찾고, 그가 FIFA 회장에 당선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물밑 작업을 펼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표적인 () 블레터인사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 부회장이 블레터 회장 사퇴 선언 후 곧바로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였으나 일단 가능성 시사정도에서 멈춘 이유도 블레터의 속내를 알 수 없는 현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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