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전창진 감독, 결백 여부를 떠나 용서받지 못할 점들
    카테고리 없음 2015. 5. 27. 22:04
    반응형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여 있는 남자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창진 감독이 27일 조속한 경찰 소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 중부경찰서에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전 감독은 요청서에서 "보도 때문에 심적 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고 구단에도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있다.”이른 시일 내에 혐의 내용을 해명하고 결백을 밝히고 싶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다음 달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 출국해야 한다는 사정도 언급하면서 조속히 조사 일정을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경찰이 자신을 입건한 데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구단과의 연락도 끊은 채 대책 마련에 부심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보기에 따라서는 공세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태도는 앞서 변호인을 통해 밝혔든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실제로 이날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전 감독의 변호인인 법무법인강남의 이정원 변호사는 경찰 측을 방문해 사건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눈 이후 경찰 측이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미 구속된 2명은 금요일(29)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 감독은 구속된 2명과 함께 같은 피의자 신분인데 아직 소환 조사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3명이 같은 피의자 신분인데 전 감독만 분리해서 조사를 진행하는 게 이상하다 “(전 감독에 대한)조사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하다. 정황 증거만 갖고 있고, 구체적인 카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구속된 2명을 통해 전 감독이 배후에 있다는 것을 밝혀보려는 것 같다. 하지만 그 2명이 감독님 이름을 팔고 다닌 것에 불과하다,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측은 여전히 전 감독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쨌든 상황은 이제 경찰과 전 감독 측의 팽팽한 진실공방의 양상으로 변했다. 이쯤 되면 최초 언론 보도처럼 전 감독의 혐의가 거의 사실인 것처럼 볼 수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혐의 입증의 책임이 경찰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경찰이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으로도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결과적으로 전 감독이 무혐의 처리되면서 기소가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만약 전 감독의 결백 여부와 관계 없이 농구 팬들이나 프로농구 중흥을 위해 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의 프로스포츠를 하나의 산업으로 키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결코 전 감독이 용서 받지 못할 부분은 남는다.

     

    그것은 바로 주변 사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과 프로농구단 감독이라는 자신의 직업과 일에 관련된 부조리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공개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한 점이다.

     

    전 감독이 한국 프로농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을 생각할 때 특히 그렇다.




     

    지난 몇 년간 스포츠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끼는 점은 스포츠 현장처럼 -동생 사이도 많고 친구도 많은 분야가 없다는 것이다. 공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기자와 선수, 감독 사이에서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말이 오가는 것이 흔한 현실이다.

     

    전 감독 역시 이번에 호형호제하는 사이의 지인에게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하다. 불법 스포츠 도박이니 승부조작이니 하는 문제와 관련이 없더라도 이름을 팔렸으니 뒤통수를 맞은 셈이요, 실제로 혐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믿었던 지인 때문에 악의 구렁텅이로 빠졌으니 이 역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경우에 따라 의미가 다르기는 하나 뒤통수를 맞을 때까지 관련 사실을 몰랐다면 결국 모두 전 감독의 책임이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전 감독이 이 문제를 가지고 즉각적이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다 문제를 키웠다는 점이다.

     

    불법 스포츠 도박이나 승부조작 문제는 프로농구 감독에게 그 어떤 문제보다 심각한 문제이고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 감독은 자신을 둘러싸고 경찰이 관련자들 일부를 구속할 때까지 머뭇거렸다.

     

    호형호제한다는 지인이 사채업자에게 전 감독의 이름을 팔아 3억 원이라는 거액을 빌리는 과정에서 전 감독이 그 돈의 사연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내용을 전 감독도 어느 정도는 알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백배 양보해서 전 감독이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해도 지인이 자신의 이름을 팔아 그와 같은 거액을 빌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곧바로 조치를 취했어야 했지만 전 감독은 불필요한 시간을 끌었다. 더욱이 그 스스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전토토'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더더욱 불필요한 구설이 나올 수 있는 돈 문제는 깨끗하게 만들었어야 했다. 

     

    그와 같은 태도는 결국 전 감독에 대한 의심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이 역시 온전히 전 감독의 책임이다.

     

    전 감독 스스로는 동의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그가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 자신이 한국 농구 역사에 기억될 만한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를 지닌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추종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 감독은 공인이다.

     

    그런 입장에 있는 그가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냉정하지 못한 판단과 우유부단한 태도로 시간을 끌다 자기 자신은 물론 프로농구판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 넣었다는 사실은 그의 결백 여부를 떠나 결코 용서 받기 어렵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