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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창진의 부인(否認)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15. 5. 2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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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남자 프로농구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입지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지도자인 전창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다 승부조작 의혹에까지 휩싸여 있다.

     

    26일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직접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억대의 돈을 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전 감독이 베팅한 경기는 자신이 지난 2월부터 3월 사이 지휘했던 부산 KT 경기로 승부조작에까지 나선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한 사채업자 등을 최근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2014∼2015시즌이 진행되던 올해 2, 3월 불법 스포츠토토에 참여해 부산 KT가 큰 점수 차로 패배하는 쪽에 돈을 건 혐의를 받고 있다.

     

    금액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최소 3억 원이며, 2배 가까운 고배당을 챙긴 혐의다.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받는 경기는 6강 플레이오프 팀이 결정된 2, 3월 사이 수 차례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전 감독이 베팅과 승부조작 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 감독의 지시를 받고 지인들에게 수익금 배분을 약속한 뒤 자금을 마련한 혐의로 일당 4명 중 2명을 이미 구속했다.

     

    또한 전 감독 등에게 도박 자금 3억 원을 빌려줬다는 사채업자의 진술을 받아내고 당시 거래 내용을 담은 차용증도 확보했다.

     

    이 사채업자는 경찰에 전 감독이 베팅할 경기를 직접 알려줬고, 해당 경기에서 후보 선수들을 경기 중 승부처인 막판 시점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전 감독이 승부조작 시도를 한 것으로 의혹을 산 지난 2-3월 경기를 치른 이후인 지난 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이영미 칼럼을 통해 말한 내용이 새삼 회자가 되면서 그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일 것이라는 심증은 확신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전 감독은 "내 별명 중에전토토가 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 "기사 댓글에 그런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는 것도. 그런 글을 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 왜 나를전토토라고 하는지 진짜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팬들 사이에서 '감독이 먼저 경기를 포기한다는 비난'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감독은 어느 순간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점수를 뒤집기 어려울 것 같은 상황에선 주전 선수들을 빼고 그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이나 식스맨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때가 있다." "그것은 주전 외의 선수들에게 경기 감각을 키워주고주전들한테는 휴식을 주는 운영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부에선 그런 장면도 경기 포기라고 보는데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인터뷰 내용이 회자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전 감독이 최소한의 도리마저 져버렸다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도가 나간 이후 프로농구를 관장하는 한국농구연맹(KBL)은 성명을 통해 승부조작 수사와 관련하여 프로농구가 다시 한 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농구팬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히는 한편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바 최종 수사 결과를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지켜볼 예정이며 만일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KBL의 성명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전 감독은 구단과 연락 두절상태였다. 전 감독의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전 감독을 둘러싼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편으로는 전 감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전 감독의 변호인 측에서 의혹 내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 나왔다.

     

    전창진 감독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강남'26일 오후 인삼공사 구단에 보낸 문서를 통해 "전창진 감독은 승부를 조작한 사실도, 불법 스포츠토토에 거액을 베팅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전 감독은 이미 불법 스포츠 토토를 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와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강 모 씨가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빌려준 사실이 있을 뿐, 강 모 씨가 불법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

     

    전 감독은 강 모 씨가 소개해준 사채업자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3억원을 빌려 바로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있을 뿐 강 모 씨의 불법 도박 사실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강 모 씨가 도박 자금을 빌리면서 "전창진 감독이 베팅할 경기를 알려주며 후보 선수들을 막판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전 감독이 알지 못하는 와중에 전 감독의 이름을 팔고 다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언론에서는 220일 서울 SK와의 경기에 전 감독이 승부를 조작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전 감독은 구단과 논의 후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후부터 주전 선수들을 보호하고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전 감독이 지난 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이영미 칼럼'과 인터뷰 당시 언급했던 내용과 같은 내용이다.

     

    변호인 측은 또 "강 모 씨 등은 220일 경기에 고액을 베팅해 일부 배당을 받았으나 이후 같은 수법으로 수차례 베팅하면서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히려 전 감독은 사채업자의 압박에 할 수 없이 이를 모두 갚아야 했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강남은 "전 감독은 이 사건과 관련해 대가를 받거나 어떠한 이득도 챙긴 사실이 없다" "전 감독은 수사기관에 나가 당당히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로써 전창진 감독을 둘러싼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번 전창진 감독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2013년 강동희 전 원주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파문보다 규모 면에서 상당히 큰 규모다. 승부조작이나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KBL에서 그 동안 기울여온 노력을 하루 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사안이다.

     

    하지만 당사자가 일단 나름의 논리를 갖춰 혐의를 부인한 이상 이제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그 실체가 밝혀지게 됐다.



     

    일단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생각해 보자면 일단 전 감독 측의 주장이 사실이기를 바라고 기원한다. 농구의 중흥을 위해 모든 많은 사람들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지금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경우 자칫 프로농구는 존폐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 가지 불안한 점은 과거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마다 당사자들은 부인했지만 결국은 대부분 관련 혐의가 사실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이번만큼은 전창진의 부인(否認)이 사실로 밝혀져 슬픈 예감이 틀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선수시절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구단 주무에서 시작해 어느덧 KBL을 대표하는 명장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지도자가 농구를 사랑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살아 있는 전설로 남지 못하고 승부 조작과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한 순간에 명예를 잃고 몰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부인(否認)이 거짓말로 밝혀진다면 한국 농구는 앞날의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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