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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복싱계, '완성형 챔프' 골로프킨을 주목하는 이유카테고리 없음 2015. 5. 16. 11:00반응형
카자흐스탄 출신의 ‘하프코리언’ 프로복싱 스타 게나디 골로프킨(33세, 카자흐스탄)이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현재 WBA와 IBO 미들급 세계챔피언이자 WBC 미들급 잠정 챔피언인 골로프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윌리 먼로 주니어(28세, 미국)와 타이틀전을 갖는다. 벌써 14번째 방어전이다.
골로프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복서로 평가 받는 선수로서 복싱 팬들로부터 가장 각광 받는 챔피언 가운데 한 명이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골로프킨은 아마추어 시절 전적이 무려 320전(310승 10패)에 달하고 카자흐스탄 국가대표 선수로서 지난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2006년 5월 프로로 전향, 현재까지 32전 전승(29KO)을 기록 중이다.
특히 KO율이 미들급 역사상 최고인 90.63%에 이른다. 2010년 8월 WBA 미들급 타이틀을 따낸 뒤 13차례 방어전을 모두 KO승으로 장식했고, 2008년 11월부터 19경기 연속 KO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바위처럼 단단해 보이는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몸놀림을 가지고 있고, 아마추어에서 다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강도와 정확성을 겸비한 펀치와 세련된 수비 능력을 두루 겸비, 그야말로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극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챔피언이 바로 골로프킨이다.
그 결과 골로프킨은 현재 '링 매거진'의 '파운드 포 파운드'(pound-for-pound) 순위에서 7위에 올라 있고, 지난 2013년에는 이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복서'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골로프킨의 14차 타이틀 방어전 상대인 먼로 주니어는 왼손잡이 아웃복서로 WBA 세계랭킹 2위, WBC 9위에 올라 있는 선수로 프로 통산 전적은 20전 19승(6KO) 1패를 기록 중이다.
일단 먼로 주니어가 선제공격 보다는 상대의 공격을 수비한 뒤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아웃복서이다 보니 20차례를 싸우는 가운데 단 1패 만을 기록했다고는 하나 19차례 승리를 거두는 동안 KO승이 6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스타일이나 펀치력에 있어서 만큼은 골로프킨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골로프킨의 입장에서 보면 먼로 주니어의 카운터 펀치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골로프킨이 상대의 펀치를 견뎌내는 맷집도 수준급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먼로의 주먹이 골로프킨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로 주니어는 타이틀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골로프킨과의 경기를 황소와 투우사의 대결에 비유했다. 그렇다고 본다면 지금의 상황은 객관적인 전력상 투우사에 비해 황소가 공격성이나 강력함 면에서 투우사를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골로프킨이 경기 중 순간적으로 방심해서 무방비 상태에서 정타를 허용하는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골로프킨의 승리가 점쳐지는 경기다. 14연속 KO승 타이틀 방어도 노려볼 만하다.
골로프킨의 이번 타이틀전은 단순히 골로프킨 개인의 타이틀전이라는 의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불과 2주전 ‘세기의 졸전’으로 끝나 버린 플로이드 메이 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경기 때문이다.
골로프킨이 오른손을 쓰는 인파이터라는 점에서 파퀴아오와 닮아 있고 먼로 주니어가 왼손을 쓰는 아웃복서라는 점에서 메이웨더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스타일상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기를 치르는 두 선수의 기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파퀴아오와 메이웨더가 백중세였다면 이번 골로프킨과 먼로 주니어와의 경기는 골로프킨이 어느 정도 우위에 있다고 보여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쨌든 인파이터 챔피언과 아웃복서 도전자가 치르는 통합 타이틀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골로프킨의 방어전은 2주전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와 묘한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복싱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이번 경기에서 골로프킨이 최상의 경기력으로 먼로 주니어를 상대로 통쾌한 KO승을 거둘 경우 단숨에 새로운 세계 프로복싱의 영웅이자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골로프킨에게 이번 경기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복서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 받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경기 직후 원격으로 볼썽 사나운 설전을 벌이고 이런저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복싱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극강의 면모를 자랑하는 무패의 챔프가 등장한다면 복싱 팬들은 다시 한 번 복싱의 자존심을 세워줄 선수로 골로프킨을 주목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골로프킨이 자신의 강력한 존재감을 세계 복싱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골로프킨은 메이웨더의 무패 경력과 파퀴아오의 화려한 파이터로서의 스타일을 모두 지닌 ‘현존하는 최고의 완성형 챔피언’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황현철 한국권투위원회 홍보이사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골로프킨은 카자흐스탄에서 국민영웅 대접을 받는다. 카자흐스탄의 매니 파퀴아오같은 선수라고 보면 된다"며 "국적이 미국이었다면 대전료 1천만 달러는 받았을 선수다. 기량에 비해 대전료(현재 90만달러 수준)가 적지만 최근 들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의 세계에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듯 대중들에게 있어서도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영원한 스타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복싱 팬들은 언제나 젊고 강력한 챔피언을 원한다. 그리고 그런 젊고 강력한 챔피언이 정상에서 군림할 때 복싱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현재로서는 그 ‘젊고 강력한 챔피언’이 골로프킨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 메이웨더’, ‘포스트 파퀴아오’를 찾는 세계 복싱 팬들이, 그리고 복싱의 인기가 UFC와 같은 격투 스포츠에 밀리는 현재와 같은 형국을 못마땅해 하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세계 복싱계가 골로프킨이 먼로 주니어를 상대로 치르는 타이틀전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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