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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독주' 우리은행이 안고 있는 '보이지 않는 위험'카테고리 없음 2015. 1. 25. 15:55반응형
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다시 연승행진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24일 오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외환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3-70, 13점 차의 낙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이날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22득점 13리바운드)과 사샤 굿렛(18득점 6리바운드)이 40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주전 가드 이승아(3점슛 3개 포함 15득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원활한 경기 조율은 물론 득점과 수비에서 모두 팀 플레이를 주도한 끝에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반면 하나외환은 주포 김정은(13득점), 백지은(12득점), 심스(12득점) 등이 분전했지만 평소 20득점 가량을 책임져 줬던 토마스가 12득점에 묶이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청주 KB스타즈에 당했던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연승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구리 KDB생명과의 후반기 첫 경기 승리에 이어 하나외환을 상대로 다시 승리를 거둔 우리은행은 시즌 20승 3패로 2위 인천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4.5경기 차로 벌렸다.
표면적으로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의 연승 행진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체력을 회복하고 흐트러진 팀 플레이를 가다듬어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효과로서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남은 정규리그 12경기를 모두 소화했을 때 순위표 가장 위에 우리은행의 이름이 올려져 있는 결과 역시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순조로워 보이는 우리은행의 행보에는 사실 잘 보이지 않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 ‘보이지 않는 위험’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3점슛 성공률이고, 또 하나는 수비전술이다.
이와 같은 위험요소는 정규리그의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수준까지는 되지 않겠지만 포스트시즌 경기결과, 즉 우리은행의 3년 연속 리그 통합 우승을 결정 짓는 챔피언결정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즌 초반 우리은행의 야투율은 그야말로 경탄을 자아낼 수준이었다. 물론 득점력이 좋은 휴스턴이 가세하고 굿렛이 골밑에서 확률 높은 슛을 성공시킨 덕분이기도 하지만 임영희,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등 국내 선수들의 야투율도 이에 못지 않았다.
특히 30% 이상이면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 받는 3점슛 성공률이 매 경기 40% 안팎에서 형성됐다. 3점슛이 잘 들어가다 보니 상대 팀에게 추격 받는 상황에서도 우리은행 선수들은 결코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3점슛 1-2방으로 상대의 추격의지를 단박에 꺾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에 다가서면서 우리은행의 3점슛 성공률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 정도까지 떨어졌다.
KB스타즈에게 당한 2연패 가운데 지난 12일 청주에서 당한 충격의 16점차 패배에는 25%에 불과했던 빈약한 3점슛 성공률이 중요한 패인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치러진 두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2연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3점슛에 관한 한 이승아(50%)를 제외한 박혜진(25%), 임영희(25%) 등 나머지 주전 선수들의 성공률은 여전히 불안했다.
특히 지난 시즌 35%에 달했던 박혜진의 3점슛 성공률은 올 시즌 28%까지 떨어져 있고, 이런 차이가 경기당 평균 득점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시즌에 비해 3점 가까이 떨어져 있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은행의 전매특허와 같은 존 프레스 수비도 이미 다른 팀들에 의해 해부되고 정교하게 분석되면서 예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위험요소다.
KB스타즈에 2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지만 지난 23일 하나외환전에서도 우리은행의 강압수비는 다른 수비 전술과 비교할 때 두드러지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만약 이날 토마스의 컨디션이 정상이었다면 경기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2시즌 연속 리그 챔피언에 오른 우리은행의 저력은 이제 선수 개개인에게 뿌리 깊은 자신감을 심어줬고, 그런 자신감이 매 경기 여유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각자도 모르는 사이 이런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들이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두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는 했으나 순간순간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을 노출하는 이유는 이와 같은 보이지 않던 위험들이 잠깐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런 위혐요소들은 신한은행이나 KB스타즈와 같은 우리은행과 챔피언 자리를 다툴 후보들과의 맞대결에서 더욱 더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거침 없는 연승 행진 속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들이 우리은행의 3년 연속 우승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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