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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어 있던 하나외환을 깨운 '정선민 효과'카테고리 없음 2014. 12. 19. 00:38반응형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2014-2015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에서도 꼴찌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부천 하나외환이 ‘3강 후보’ 용인 삼성과 청주 KB스타즈를 잇따라 잡아내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나외환은 1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75-68로 승리했다.
엘리사 토마스는 29득점, 11리바운드(5어시스트)의 ‘더블더블’ 활약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고, 김정은은 18득점, 9리바운드, 강이슬은 14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0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삼성을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따낸 이후 두 경기 만에 따낸 귀중한 승리다.
이날 승리로 하나외환은 시즌 홈 첫 승이자 3승(11패)째를 챙기며 구리 KDB생명을 최하위로 밀어내고 단독 5위에 올랐다.
하나외환의 12월 성적은 2승 3패. 3패 가운데 2패는 14연승을 질주 중인 부동의 선두 춘천 우리은행에게 당한 패배고, 1패는 2위 인천 신한은행에 당한 패배로 리그 1, 2위 팀들과의 맞대결을 제외하고는 리그 3, 4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에게 모두 승리를 거둔 셈이다.
오는 21일 KDB생명전에서 승리할 경우 하나외환은 3라운에서 만큼은 5할 승률을 넘김과 동시에3위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외환의 최근 상승세는 부상 중이던 토마스와 김정은의 복귀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정선민 코치의 부임이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정 코치가 하나외환의 코치로 부임한 이후 하나외환의 경기 내용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 코치 부임 직후 하나외환은 우리은행에게 2연패를 당했지만 결코 꼴찌 같은 경기를 하지 않았다. 특히 토마스가 복귀한 지난 7일 우리은행전에서는 4쿼터 막판까지 우리은행을 괴롭혔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스스로 고전했음을 실토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사흘 후 하나외환은 용인 원정에서 삼성을 연장 혈투 끝에 잡아냈다. 가드 신지현의 눈부신 활약이 4쿼터 막판 빛을 발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데 이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직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신지현은 “정 코치님의 존재 만으로 나는 큰 복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얼핏 듣기에는 새로이 부임한 스승에 대한 의례적인 인사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신지현의 말이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라고 보이는 이유는 하나외환의 전체적인 팀 플레이와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가 이전에 비해 훨씬 자신감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1993년 SKC에 입단하며 성인무대에 데뷔한 정 코치는 프로에서 각각 7차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에 선정됐고, 1999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가대표로서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우승을 이끄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정 코치는 우리은행의 전주원 코치나 KDB생명의 유영주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정 코치가 하나외환 선수들 각자에게 평소 어떤 내용의 말을 하는 지, 지도 스타일은 어떤지 세세하게 알 수는 없어도 신지현의 말 그대로 정 코치의 존재 자체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이고, 든든한 ‘빽’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존재감이 패배감에 젖어있던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정선민 코치는 하나외환 코치 선임 발표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팀의 상황이 좋지 않아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 감정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운 점도 있다.”며 “맏언니로서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돕겠다”고 각오를 밝힌바 있다.
정 코치 부임 이후 최근 하나외환이 거두고 있는 성적과 매 경기 보여주고 있는 경기 내용이 정 코치가 부임 당시 스스로 말한 내용을 그 동안 잘 실천했고,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결국 최근 하나외환이 전체적인 경기력이 상승세를 타고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경 그 중심에는 ‘정선민 효과’가 있다고 보여진다.
이제 하나외환은 토머스, 심스 두 유능한 외국인 선수에다 에이스 김정은, 슈터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강이슬, 그리고 어느 순간 부쩍 성장해 보이는 신지현, 국내 최고 센터 자리 탈환을 위해 절치부심 중인 정선화까지 WKBL 그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초반 2라운드까지 거둔 1승 9패라는 최악의 성적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정규 시즌이 끝났을 때 하나외환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정선민 효과’ 속에 초반 부진을 딛고 무서운 상승세로 일어서고 있는 하나외환이 앞으로 어떤 경기력으로 농구팬들을 즐겁게 해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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