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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애물단지 전락한 '평창'... 도대체 왜?카테고리 없음 2014. 7. 21. 18:50반응형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유치된 지도 벌써 3년이 됐고 앞으로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 엄중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으로 앞으로의 과제에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제가 지금 위원장 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지사 재임기에 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다 두 차례 고배를 들었지만 이후 평창올림픽유치 특임대사를 맡아 기어코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인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년 앞둔 시점에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앞서 문동후 전 부위원장이 사퇴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두 공석이 된 상황에 처했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인 셈이다.
김 위원장의 사퇴 결심 배경에 대해 언론에서는 최근 불거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의 부실 운영 논란과 감사원의 감사, 문동후 전 부위원장의 사퇴 등 일련의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불편한 심경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김 위원장은 물러났고, 이제 새 위원장을 찾는 것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새 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비롯한 그룹 재무구조개선 등 업무가 산적해 조직위원장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크나큰 지분이 있는 두 사람이 모두 평창에서 손을 뗀 셈이다.
물론 찾아보면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대회 개막을 4년을 남겨둔 평창 동계올림픽이 일찌감치 찬밥신세 내지 애물단지 신세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후임 조직위 수뇌부를 영입하는 일이 쉬워 보이지 만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국격의 향상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평창동계올림픽이 어찌하여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이 뭐 하나 주워 먹을 게 없는 ‘속 빈 강정’ 같은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와 강원도가 산업연구원이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는 동계올림픽 개최로 얻는 전국 총생산 유발 효과는 무려 20조 49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와 같은 액수에 대해 '마이데일리'는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비해 5배나 되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 비해서도 2배 수준에 이르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부가가치 유발액은 8조 7천546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23만명, 대회 기간 중 외국인 관광객은 20만명으로 추산했다.
또 이 보고서는 올림픽 개최를 통해 강원도 내에서만 11조 6천83억원에 달하는 생산 유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한편, 부가가치 유발액은 5조 3천861억원, 도내 고용 유발 효과는 무려 14만 1천171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보고서 내용을 믿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세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돈(확인된 공식 유치자금만 약 800억 원)을 썼고, 거기에다 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분양이 안돼 개발을 주도한 강원도개발공사는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를 고가에 분양해 평창동계올림픽을 흑자 올림픽으로 치러보겠다는 당초의 계산은 그야말로 ‘야무지기만 한 꿈’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이 돼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 그리고 강원도 산하 공기업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마어마한 수준의 빚잔치와 희생양 찾기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환경파괴 문제를 안고 있는 스키장 건설 문제와 올림픽 이후 경기시설의 활용 문제,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케이팅 등의 종목을 제외하면 국내 관중들을 끌어들일 만한 마땅한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아 자칫 대회가 ‘안방에서 치르는 남의 집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 평창동계올림픽의 앞날에 드리운 암운은 그야말로 낮고 짙다.
그 누가 조직위원장으로서 대회를 치러도 좋은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인 셈이다.
결국 일찌감치 애물단지로 전락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조직위 수장 자리를 맡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도 아니라 ‘그냥 독’을 드는 것이나 다름 없다.
어쩌면 김진선 위원장의 사퇴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일찌감치 손을 뗌으로써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이런저런 논란에서 미리 벗어나보고자 하는 일종의 ‘출구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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