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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득점 있는 무승부엔 승점 2점을 주자카테고리 없음 2014. 7. 6. 00:36반응형
2014 브라질월드컵으로 인해 중단됐던 K리그 클래식 리그 일정이 재개됐다.
리그 일정 재개 첫 날인 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3라운드 경기를 비롯해 포항 스틸러스-제주 유나이티드(서귀포월드컵경기장), 전북현대-부산 아이파크(부산아시아드경기장), 수원삼성-경남FC(수원월드컵경기장)의 경기가 펼쳐졌다.
한국 축구가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직후 재개된 K리그라는 점에서 분위기 면에서 결코 좋을 리 없는 상황이었지만 23명의 월드컵 대표팀 가운데 K리그 소속 선수가 달랑 6명에 불과했던 관계로 딱히 좋지 않을 것도 없다는 말도 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전북이 부산을 2-0으로 제압했고, 서울과 전남이 2골씩을 주고 받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나머지 포항과 제주, 수원과 경남은 득점 없이 비겼다.
그 결과 이날 열린 4경기 가운데 승자가 정해진 경기는 단 한 경기였다. 홈팀이 승리를 기대하며 경기장을 찾았던 축구팬들 대부분은 다소의 실망감을 안은 채 홈팀이 지지 않고 승점 챙겼다는 결과에 만족하며 경기장 문을 나서야 했던 셈이다.
어쨌든 이날 열란 4경기에서는 총 6골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1.5골이다. 그런데 골이 나온 경기는 4경기 가운데 2경기로 절반의 경기에서만 관중들이 골 장면을 즐길 수 있었다.
현재 8강전이 치러지고 있는 브라질월드컵이 2.5골 정도의 경기당 평균득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한 골 정도가 덜 나온 셈이다.
한국 축구가 이번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 한국 축구의 변화를 역설한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한 부분이 K리그의 부활이다.
동남아 지역 웬만한 국가의 관중동원능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관중동원 능력과 여자프로복싱과 비교해도 빈도 면에서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중계방송 횟수, 일본 J리그를 비롯해 중국, 중동 등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아시아 국가 리그로 유망주와 스타급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 나가는 현실과 기업 구단들의 투자 축소 등 K리그의 침체를 이야기 할 때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요소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있다.
하지만 K리그 침체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재미 없는 K리그’라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 없는 K리그를 이야기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이 ‘골 없는 K리그’, ‘무승부가 많은 K리그’가 꼽힌다.
축구팬들 상당수가 축구를 보기 위해 시즌 티켓을 구입하고 매 주말 경기장을 찾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축구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K리그 경기장을 찾는 관중 상당수는 ‘어쩌다 한 번’ 경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TV 중계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현실에서 어쩌다 K리그 경기를 TV를 통해 K리그를 시청하는 시청자 중 상당수는 ‘어쩌다 한 번’ K리그 경기를 시청하는 경우다.
구체적인 통계를 따져 보면 K리그가 다른 국가의 리그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골이 적게 나오고 무승부 경기가 많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리고 분명한 것은 K리그가 ‘어쩌다 한 번’ K리그 경기를 접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K리그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다 한 번 K리그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나 자주 K리그 경기를 지켜보는 소위 ‘K리그 팬’에게 모두 재미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경기, 가장 짜증이 나는 상황은 역시 ‘무득점 무승부’ 경기다.
표를 사서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입장이거나 금쪽 같은 자신의 시간을 K리그 시청에 투자한 시청자의 입장 모두에게 골이 나지 않는 무승부 경기를 90분간 지켜보고 앉아 있는 것만큼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
그렇다면 K리그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골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경기를 유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골은 재미있는 K리그의 가장 기본 전제조건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고 어찌 들으면 상투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이야기할 때 프로축구연맹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K리그와 같은 침체된 리그에서 K리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오프사이드 규정 적용을 완화 한다거나 실제 경기시간 늘리고, 심판의 합리적 경기 운영 유도를 통한 공격축구 유도와 같은 수준의 대책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결국 팀 성적이 승리한 경기의 수와 승점뿐만 아니라 골을 얼마나 넣었는지도 팀 성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손질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주요 리그의 순위 결정 방식은 승점-골득실-다득점 또는 승자승 정도의 순서로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하지만 매 경기 좀 더 많은 골이 나오고 확실하게 승부가 나는 경기가 나오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같은 무승부 경기라도 승점을 부여하는 단계에서 득점이 있는 무승부 경기와 득점이 없는 무승부 경기에 차등을 두는 방법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득점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비긴 경기와 팬들에게 골 장면을 단 한차례도 보여주지 못하고 비긴 경기를 펼친 팀에게 승점 1점이라는 같은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K리그에서는 공평하지 않다.
예를 들어 무득점 무승부 경기에 승점 1점을 줘야 한다면 양팀이 득점을 하고 비겼을 때 기본적인 승점 1점에 재미 있는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한 보상으로 승점 1점을 더해 승점 2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리그 일정 전체를 놓고 순위를 정할 때 어느 팀이 더 많이 이겼는지를 가림과 동시에 어느 팀이 좀 더 팬들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선사했는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쓴 2002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 축구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승리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한국 축구는 쭉 위기였다.
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순간은 짧았고, 비판과 야유를 받아야 했던 기간은 너무도 길었다.
이제 한국 축구의 항구적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랄 수 있는 K리그의 중흥을 위해 남이 하는 방식을 벗어난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이젠 정말 뭐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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