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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성훈의 3년전 UFC 경기소식이 ‘오늘의 뉴스’가 된 사연
    카테고리 없음 2014. 1. 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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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1 27일 오후.

     

    포털사이트 스포츠뉴스 타임라인에 참으로 엉뚱한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기사 제목은 [추성훈, 벨포트에 TKO…3연패로 UFC 퇴출위기 "은퇴할까?"]였다.

     

    기사 내용은 아래와 같다.  




     

    추성훈(36.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무기력한 경기 끝에 또다시 패배했다.

     

    추성훈은 7(이하 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더웰파고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133' 미들급 경기에서 '광속펀치' 비토 벨포트(34.브라질)에게 1라운드 152초만에 TKO패를 당했다.

     

    이로써 추성훈은 지난 해 7월 크리스 리벤, 10월 마이클 비스핑전에 이어 3연패 당했다. 최악의 경우 UFC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추성훈은 자신의 등장음악인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굳은 표정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추성훈은 1라운드도 버티지 못하고 벨포트의 전광석화와 같은 강펀치에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파운딩 펀치를 허용해 TKO 당했다.

     

    추성훈은 최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인터뷰 중 아내 야노시호가둘째를 낳자고 하자 내년 경기를 걱정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바 있어 추성훈의 은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사 내용만을 가지고 보면 추성훈이 지난 2014 17일 경기에서 패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 기사의 입력시간은 2014 127일 오후 3 29분이었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은 없이, ‘조선닷컴이 발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기사 분류는 스포츠가 아닌 연예였다.

     

    그런데 기사 본문에 나와 있는 추성훈과 비토 벨포트의 경기는 지금으로부터 2 6개월여 전인 지난 2011 8 7일에 벌어진 경기다.

     

    결국 3년전 경기 소식이 3년 후에 오늘의 뉴스인양 발행이 된 셈이다.  

     

    비유를 하자면 유통기한이 2 6개월 지난 식품의 제조일자를 조작해서 진열대에 올려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추측컨대 사건의 발단은 격투스포츠 전문 매체인 <엠파이트>27일자 기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이날 UFC 베테랑 심판 존 맥카시가 추성훈이 3년전 벨포트와의 경기에서 후두부를 가격 당했는지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지 몰라도, 마지막 두 방은 분명히 후두부 가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UFC가 따르는 북미 종합격투기 통합룰(UNIFIED RULES AND OTHER MMA REGULATIONS)에서 '척추 및 후두부 가격(Striking to the spine or the back of the head)'은 반칙으로 규정돼 있는데 맥카시 심판에 따르자면 추성훈은 당시 벨포트에게 반칙을 당한 셈이다.

     

    만약 당시 이 부분이 밝혀졌을 경우 경기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내용이었음에도 맥카시 심판은 소신있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것.

     

    때문에 <엠파이트>의 이 기사는 포털사이트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졌고, 추성훈의 이름은 잠시나마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조선일보가 3년전 추성훈 기사를 오늘의 뉴스인양 발행한 것은 검색어 낚시질을 시도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조선일보>의 이 같은 우스꽝스러운 실수 아닌 실수를 똑같이 따라 한 <스포츠한국> 같은 매체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스포츠한국><조선일보>보다 약 6분 정도 늦게 추성훈의 3년전 경기 소식을 오늘의 뉴스로 발행했다. 그런데 더욱이 우스꽝스러운 것은 <조선일보>가 그 제조일자 조작 기사를 최초 발행한 시간에서 약 3시간 후에 또 발행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언론의 '어뷰징'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뜬 키워드를 클릭한 누리꾼들의 방문을 이끌어내기 위해 똑같은 키워드의 기사를 수 십, 수 백건을 발행하는 언론들의 행태는 이제 만성화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3년전에 벌어진 경기를 이처럼 제조일자까지 무시해가며 베껴대는 행위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실시간 검색어 낚시질의 폐해가 단적으로 드러난 한국 언론의 블랙코미디 한 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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