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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오픈 챔프’ 바브린카, 페더러의 그늘을 걷어내다
    카테고리 없음 2014. 1.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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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있는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 2014년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어쩌다 대진운이 좋아 차지한 깜짝 우승이 아니다.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세계랭킹 2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모두 물리치고 얻은 제대로 된 우승이다.

     

    바브린카는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나달(스페인) 3-1(6-3 6-2 3-6 6-3)로 제압했다.




     

    바브린카는 나달을 상대로 그 동안 총 12차례 맞대결을 펼쳐 단 1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전패했지만 이날만큼은 최고 시속 217㎞에 이르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이후 허리통증에 시달린 나달을 계속 몰아붙여 승리를 따냈다.

     

    바브린카는 앞서 8강전에서 세계 2위 조코비치(세르비아) 3-2로 꺾었다. 조코비치 역시 그 동안 바브린카가 14차례 상대해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사실 조코비치를 대회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쳤을 때만 하더라도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서 얻어 걸린 성과로 여겨졌고, 4강전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한 계단 높은 토마스 베르디흐(체코)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을 때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12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나달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은 경기를 펼친 끝에 우승까지 차지하는 모습에서 비로소 탑랭커로서의 바브린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브린카는 자신의 세계랭킹(8)에 비해 그 이름이 일반적인 국내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무명선수에 가까울 정도로 생소하다. 왜일까?

     

    바브린카는 스위스 출신의 선수다. 스위스라고 하면 당장 떠오르는 테니스 스타는 역시 테니스 황제로저 페더러. 바브린카는 오랜기간 페더러의 그늘에 가려 스위스 테니스의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페더러와 함께 복식조를 이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조국 스위스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지만 단식 선수로서 그는 철저히 페더러 뒤에 가려져 있던 선수였다.

     

    지난 200217세의 나이에 프로로 전향한 바브린카는 12년에 걸친 프로 경력 동안 단식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오픈 4강에 진출했던 것이 전부다. 호주오픈에서는 2011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테니스와 관련된 보도 중에서도 메이저대화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머레이 등 몇몇 우승 후보에 집중되는 테니스 보도들을 감안할 때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결승에 오른 경험이 없는 바브린카 정도 선수의 이름이 현재 무명에 가까운 정도라는 사실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한국 테니스가 국제무대에서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울 정도로 세계수준과 격차가 나다 보니 데이비스컵과 같은 국가대항전에서 세계정상권인 스위스와 맞붙을 기회가 없었던 것도 국내 팬들에게 그의 이름이 생소하게 들리는 이유였을 수도 있다.

     

    바브린카의 이름이 국내 언론을 통해 소개된 것은 2008 3월 당시 세계랭킹 52위에 올라 있던이형택이 ATP 투어 로저스컵 16강전에서 세계랭킹 35위였던 바브린카와 맞대결을 펼쳐 패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였다.

     

    어쨌든 프로 데뷔 12년 만에 바브린카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챔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 스포츠팬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호주오픈 우승으로 바브린카의 세계랭킹은 5계단 수직상승, 3위에 랭크되면서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는 페더러를 스위스 2인자의 자리로 밀어내게 됐다.

     

    오랜 기간 자신의 이름 위에 깊게 드리워져 있던 황제페더러의 그늘을 걷어내게 된 셈이다.

     

    페더러는 바브린카의 호주오픈 우승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SNS그가 해냈다(He did it)”며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세계 톱10의 무명선수에서 세계 톱3의 유명선수가 된 바브린카가 어렵사리 쟁취한 톱랭커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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