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KDB생명이 우승 후보? 이대로는 ‘빅3’도 어렵다.
    카테고리 없음 2013. 12. 26. 18:54
    반응형

    여자 프로농구 구리 KDB생명이 청주 KB스타즈와의 홈경기에서 완패, 5할 승률 사수에 실패했다.

     

    KDB생명은 25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우리은행 2013-14시즌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경기에서 KB스타즈의 외국인 선수 모니크 커리 한 선수에게만 무려 29점을 내주며 76-59, 17점차 대패를 당했다.

     

    전날까지 66패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던 KDB생명은 이날 KB스타즈에 승리했다면 KB스타즈를 0.5경기차로 추월하면서 플레이오프 커트라인 3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17점차의 대패를 당함으로써 시즌 67패 승률 462리를 기록, KB스타즈(86패 승률 571) 1.5경기차로 뒤지며 4위에 머물렀다




     

    이날 KDB생명의 완패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가 있는 다소 충격적인 패배라고 할 수 있다.

     

    주전 가드 김진영의 아킬레스건 파열로 인한 시즌 아웃’, 특급 외국인 선수 티나 탐슨의 종아리 부상에 따른 6주 결장, 그리고 주전 센터 신정자의 어깨 통증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 등 부상 악재가 겹친 탓도 있지만 부상 악재보다 더 심각한 팀 전력상의 결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전 KDB생명의 안세환 감독은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승리를 자신했다.

     

    장신 외국인 센터 켈리 케인을 앞세운 전술을 KB스타즈가 막을 만한 상황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자신감의 근거였다.

     

    만약 골밑에 버티고 있는 케인에게 공을 투입, 쉽게 득점하는 플랜A’ 전술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채진, 이경은, 이연화 등을 활용한 외곽슛을 노린다거나 이경은을 활용한 투맨게임과 같은 플랜B’ 또는 플랜C’도 마련해 놨다는 것이 안 감독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 양상은 안 감독의 예상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케인에게 연결되는 패스는 번번이 턴오버로 연결됐고, 지난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불을 뿜었던 한채진과 이경은, 이연화의 3점포도 제때 터지지 않고 산발적으로만 추가되면서 KB스타즈의 무서운 득점 퍼레이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사실 이날 경기 전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은 케인에게 20점 정도까지는 허용해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선두 춘천우리은행을 잡았지만 하루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던 이유로 변연하, 커리 등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인 만큼 케인에 대한 수비에 지나치게 골몰한 나머지 공격이 부진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 원활한 공격을 통해 수비의 활력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나선 KB스타즈의 선수들은 하루 밖에 쉬지 못한 선수들의 몸놀림이라고는 믿기자 않을 만큼 빠르고 악착 같은 수비로 KDB생명의 턴오버를 유도해냈고, 고비 때마다 변연하, 홍아란 등이 상대 공을 스틸, 손쉬운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3쿼터 중반 이후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이날 KDB생명이 노출한 두 가지 치명적인 결함은 벤치의 전술 부재를 포함한 생각하는 농구의 부재와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 책임감 등이 실종된 정신력의 부재로 요약할 수 있다.

     

    1쿼터 초반 케인을 활용한 포스트 득점 전술이 먹혀 들지 않자 KDB생명은 국내 선수들 만으로 코트를 운영, 나름대로 효과를 거뒀지만 3쿼터에 접어들자 다시 케인을 활용하는 전술로 돌아갔고, 이 전술이 몇 차례 성공하기는 했으나 이날 케인이 기록한 득점은 고작해야 10점에 불과했다.

     

    점수차는 점점 벌어져 가는데 KDB생명이 내세우는 공격전술은 들고 나오는 족족 KB스타즈의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KDB생명의 특성상 코트 안에서 선수들끼리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대한 플레이는 나오지 않았다.

     

    KDB생명 벤치에서 수 차례 작전시간을 불러가며 작전지시를 했지만 우왕좌왕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다잡지 못했고, 내 놓는 전술적 대안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 KDB생명 벤치가 전술적으로나 전술 외적으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 직후 안세환 감독은 여러 차례 선수들이 지나치게 흥분해서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지만 벤치에서 흥분한 선수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뤄졌는지, 상대의 공세에 맞춰 어떤 카운터 펀치를 준비했는지에 대한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KDB생명 벤치의 무력함도 문제였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지나치게 떨어져 있는 점도 문제였다. 특히 신정자 강영숙, 이연화, 한채진 등 베테랑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승부의 고비에서 팀의 운명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구심점이 보이지 않았다는 부분은 심각하게 볼 대목이다.

     

    이 같은 문제점이 종합되다 보니 이날 KDB생명은 이날 리바운드에서 38-26, 12개를 앞섰지만 턴오버를 KB스타즈(9)보다 10개 더 많은 19개나 범하며 자멸했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현장에 모인 감독들과 각팀 주장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함께 KDB생명을 지목했다. 외국인 선수을 뺀 국내 선수들의 면면으로만 보면 그 자체로 국가대표팀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는 구성인데다 외국인 선수마저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끈 티나 탐슨을 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KDB생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분명 시즌 개막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KDB생명보다는 KB스타즈 쪽에 눈길을 더 주고 있는 양상이다.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하나외환과 삼성생명이 외국인 선수를 보강할 경우 KDB생명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DB생명은 부상중인 티나 탐슨의 약 1개월의 공백을 메울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하지만 어떤 선수가 들어 오든 기존 국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러는 사이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기에는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령 티나 탐슨이 돌아오고 신정자, 이경은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온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벤치의 전술부재와 선수들의 멘탈 매니지먼트 실패가 이어진다면 KDB생명의 플레이오프 진출 전망은 어둡다고 보여진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만간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일정한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이 기간 동안 KDB생명이 얼마만큼 후반기 대반격을 위한 충실한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