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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시작' 프랜차이즈 스타 김은혜의 특별한 은퇴식
    카테고리 없음 2013. 11.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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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국민은행의 경기에 앞서 거행된 박정은(현 삼성생명 코치)의 은퇴식은 한국여자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은퇴식이라는 평가와 함께 숱한 화제를 뿌렸다.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는 또 한 명의 여자프로농구 스타의 은퇴식이 열린다. 춘천 우리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은혜의 은퇴식이다.

     

    지난 2012-2013 시즌 우리은행이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통합우승한데 이어 아시아 4개국 초청대회까지 제패하면서 시즌을 마감한 이후 김은혜는 구단과 가진 면담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고질적으로 좋지 않은 무릎과 발목 등의 부상으로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

     

    숭의여고를 졸업한 김은혜는 2000년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에 지명, 프로선수로 입문했다.

     

    182cm의 큰 신장에 정확한 3점슛을 앞세워 우리은행의 주전 슈터로 자리매김한 김은혜는 2003겨울리그, 2003여름리그, 2005겨울리그, 2006겨울리그 우승 등 우리은행 전성기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지난 시즌까지 12년을 이적 없이 우리은행에서만 뛰었다.

     

    그의 프로통산 기록은 총 2,693득점 1,138리바운드, 318어시스트, 3점슛 총 490(전체 7).

     

    특히 김은혜는 빼어난 실력만큼이나 배우나 모델 못지 않은 수려한 외모로 많은 팬층을 확보한 선수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이 앞선 4년 연속 꼴찌의 치욕을 뒤로하고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김은혜 역시 부상 등으로 인한 3년여 간의 표류를 끝내고 부활의 조짐을 나타내자 많은 팬들은 김은혜가 2013-2014 시즌에도 선수로서 코트에 설 것이란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은혜는 팀이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선수로서의 인생을 마감하고 인생 2막을 개척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김은혜는 은퇴를 앞두고 잊지 못할 선물을 이미 받았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과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경기 종료 35초 정도를 남기고 우리은행이 13점차로 앞서면서 통합우승이 사실상 확정되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 벤치에 있던 김은혜와 김은경 등 팀의언니들을 코트로 내보냈다.

     

    지난 4시즌 동안 리그 꼴찌라는 수모를 겪으며 몸도 마음도 큰 고생을 해야 했던 팀의 베테랑 선수에게 우승의 순간 코트에서 최후의 승리가 주는 기쁨을 만끽하라는 배려이자 선물이었다.

     

    12년간 우리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팀에 헌신해 온 김은혜라면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는 선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김은혜는 홈팬들 앞에서 명예로운 은퇴식을 치르는 의미 있는 시간을 앞두고 있다.이 역시 현역 선수로서 유니폼을 벗는 김은혜에게는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김은혜는 은퇴식을 하루 앞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에게 인사의 말을 남겼다.

     

    초등학교때 농구를 처음으로 접하고 중.고등학교를 거쳐 프로선수로서 12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20년 만에 선수생활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13 1117일 춘천에서 은퇴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은퇴식이라는 단어가 저에겐 많이 생소하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코트를 떠난 저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동안 저를 응원해주시고 힘을 더해주신 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코트 안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얼마 전에 은퇴식을 했던 ()정은언니처럼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저는 그냥 한 팀에서 꾸준히 열심히 운동을 한 그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구단에도 너무 감사드리고, 선수로서 은퇴하는 자리가 슬프게 눈물 흘리며 뒤돌아보는 자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기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다. 김은혜의 말처럼 그는 박정은과 같은 대단한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김은혜는 한국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있어 프랜차이즈 스타가 어떤 모습으로 코트에 있어야 하는 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코트를 떠나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는 점에서 명예로운 현역 은퇴식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김은혜는 은퇴 선언 이후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실시하는 차세대 여성스포츠 리더 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영어 공부를 하는 등 선수 시절 못지 않은 바쁜 시간들을 보내왔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은혜가 열어갈 인생 제2막이 농구선수로서 활약했던 제1막 못지 않은 훌륭한 무대로 꾸며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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