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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카타르월드컵 겨울개최론, 그 가능성과 함정
    카테고리 없음 2013. 9. 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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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지가 카타르로 결정된 것은 2010 12월 초.

     

    카타르는 중동 평화라는 명분 외에도 카타르는 월드컵 경기를 열 7개 도시(도하, 알라얀, 알다옌, 움 살랄, 알와크라, 알코르, 알샤말), 12개 경기장(9개 신축, 3개 기존 경기장 활용) 25-30㎞ 내에 집중돼 있고, 경기장 외 각종 숙박 및 교통 시설, 연습장 등 모든 시설을 통틀어도 반경 60㎞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기능적인 장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카타르월드컵유치위원회는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 냉방시스템을 설치, ‘덥지 않은 월드컵을 치러내겠다는 사상 초유의 계획을 발표해 개최지 투표권을 가지고 있던 FIFA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지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아 카타르월드컵을 통상적인 월드컵 개최시기인 6-7월이 아닌 겨울철인 1월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6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프란츠 베켄바워 FIFA 집행위원은 2010 12월 독일 언론 <빌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월드컵은 일반적으로 6,7월에 열린다. 하지만 카타르의 경우는 1,2월 개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선수나 관중들이 무더위로 고생하는 여름과 달리 1,2월의 카타르는 평균 25도 안팎이다. 1,2월에 개최하면 스타디움의 냉방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켄바워 위원은 카타르 월드컵 1월 개최의 선결과제인 유럽 리그 일정 조정 문제에 관해서도 "2022년에 한해서 스케줄을 변경하면 된다. 특별히 안될 이유도 없다"고 카타르 월드컵의 1월 개최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베켄바워 위원의 주장에 대해 유럽축구의 수장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동조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걸프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가 6월에 열리는 것보다 1월에 열리는 것이 선수들이 플레이 하기에 더 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난 거기에 동의한다. 왜 안되나? 가능하다"고 언급, 카타르 월드컵의 1월 개최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카타르의 여름철 낮 최고기온은 50도를 오르내리고 아침 최저기온도 20도 후반에서 30도에 이르지만 겨울철인 1월의 날씨는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안팎이고 한낮의 날씨도 30도를 넘지 않는다.

     

    이 정도의 기온은 2006 독일 월드컵 개최 당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며 한낮의 날씨가 40도를 오르내렸던 1994년 미국 월드컵에 비한다면 오히려 좋은 조건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베켄바워 위원이나 플라티니 회장은 타당성이 충분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

     

    FIFA도 최초 베켄바워 위원의 주장에 대해 제롬 발케 사무총장이카타르의 무더위에 대한 걱정은 이해하지만, 대회는 6월에 열릴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이후 FIFA 클럽월드컵이 열리는 UAE 아부다비를 방문해서는 안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혀 카타르월드컵의 겨울 개최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FIFA는 다시 입장을 바꿔 카타르 월드컵을 기존 대회들처럼 6-7월에 치르겠다는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카타르월드컵의 겨울개최론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FIFA가 이처럼 카타르월드컵의 개최시기를 놓고 갈팡질팡한 끝에 6-7월 개최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해석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한국과 호주, 일본 등 2022년 월드컵 유치경쟁을 벌였던 국가들이 6-7월 개최를 전제로 투표에 참여한 만큼 만약 FIFA2022년 월드컵을 겨울에 개최하기로 결정할 경우 카타르와 경쟁했던 다른 국가들의 반발과 재투표 요구에 직면할 위험성이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겨울에 한창 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유럽 구단들의 반발 가능성이 그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개최된다면 2021-2022 시즌 유럽 축구리그 일정을 월드컵 일정에 맞춰 모조리 뜯어 고쳐야 되고 그 여파가 그 다음 시즌까지 미칠 수 있다.

     

    FIFA의 입장 정리에도 불구하고 세계 축구계는 물론 FIFA 내부에서도 카타르월드컵의 여름개최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FIFA 의무분과위원회가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대로 여름에 개최될 경우 선수들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블래터 회장도 손을 들 수 밖에 없게 됐다.

     

    결국 지난 10(한국시간) 블래터 회장은 영국의 <인사이드월드풋볼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미국 호주 일본이 아닌 카타르를 개최지로 선정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여름에 카타르에서 대회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카타르에서의 월드컵 여름 개최는 불가능하다"고 언급,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개최 문제가 공론화되기에 이르렀다.

     

    블래터 회장은 특히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외압이 있었음을 실토,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FIFA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3-4일 예정된 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할 27개 의제를 공개했는데 그 가운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 시기가 의제로 포함되어 있다. 


    개최국인 카타르는 여전히 "경기장에 친환경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는 만큼 여름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아무리 냉각시스템이 훌륭하다 한들 경기장 밖 카타르 전체를 시원하게 만들 재주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개최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일단 유럽 클럽들의 분위기는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개최에 긍정적이다.

     

    개막까지 아직 10년 가까이 남아 리그 일정 조정에 부담이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고, 유럽과의 시차가 그리 크지 않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나 유럽권역 내 TV중계에도 긍정적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사상 최초로 극동아시아에서 치렀던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유럽의 축구강호들이 줄줄이 자존심을 구겼던 트라우마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이나 일본, 호주에서 월드컵을 치르느니 차라리 중동의 카타르가 낫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경쟁했던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의 반발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들 국가들이 월드컵 유치경쟁의 전제가 변경됐다는 이유와 블래터 회장이 언급한 정치적 외압 가능성을 근거로 카타르의 개최지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투표를 요구할 경우 FIFA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으로 국가별로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이 카타르월드컵의 겨울개최 논의 속에 숨은 함정이라면 함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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