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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루전 무승부' 홍명보호, 내용은 '선전' 결과는 '졸전'
    카테고리 없음 2013. 8. 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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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페루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또 다시 무득점 경기를 펼치며 비겼다.

     

    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에 걸쳐 수 많은 득점 기회를 얻었으나 마지막 순간 골결정력 부족과 페루 골키퍼 페르난데스의 눈부신 선방에 막혀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하며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우선 이날 경기는 수비적인 측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경기였다.

     

    주장 하석주와 신예 이명주가 중앙 미드필드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를 조율했고, 중앙 수비 콤비로 나선 홍정호, 황석호의 호흡도 괜찮았다. 좌우 측면의 김민우와 이용 역시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페루에게 이렇다 할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정성룡 대신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골키퍼 김승규는 대략 2-3 차례에 걸친 위협적인 슈팅을 잘 막아내며 스스로 포스트 정성룡내지 정성룡의 경쟁자로서의 자격이 있는 선수임을 확인 시켰다. 다만 이날 경기가 전반적으로 우리 대표팀이 주도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김승규의 모든 능력을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어쨌든 이날 피사로, 게레로, 파르판 등 유럽 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페루의 공격수들이 모두 출전했지만 우리 수비진이 전방부터 후방에 걸쳐 효과적인 압박과 공간지배로 페루의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무실점 경기를 펼친 점은 앞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든 효과적인 수비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공격이었다.

     

    페루의 골문 앞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나름대로 매끄러웠고, 골 기회를 만들어 내는 루트도 한결 다양해졌지만 결국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경기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동섭, 그리고 그 뒤에서 활발하게 움직인 이근호, 윤일록, 조찬호 등 국내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공격수들이 전반전에 끊임없이 페루의 골문을 압박했고, 후반전에도 임상협, 조동건, 백성동 등 교체로 들어간 공격수들도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전반적으로 전반전에 활약한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나았다.




     

    상주상무 소속으로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 경기당 1(12경기 11)에 가까운 득점을 기록중인 이근호는 이날 우리 공격진 가운데 가장 풍부한 활동력과 좋은 위치 선정으로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맞았으나 확실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윤일록은 전반전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정확도가 부족했고, 조찬호 역시 페루 수비진의 배후를 파고드는 움직임은 좋았으나 몇 차례 우유부단한 플레이로 득점기회를 날려버렸다. 특히 후반전에 상대 골키퍼와 일대 일로 맞서는 상황에서 자신감 없는 슈팅으로 득점에 실패한 장면은 이날 한국의 승리를 날려버린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동섭이나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임상협, 조동건, 백성동 등은 사실상 기대했던 수준과는 거리가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한국 공격의 문제점 가운데 가장 큰 점은 역시 골이 없었던 부분이었겠지만 그에 못지 않은 두 가지 문제점을 들자면 역습 상황에서 속공의 패턴이 보이지 않았던 점과 슈팅을 연결하기 직전 볼컨트롤이나 마지막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등 마무리 단계에서의 세밀함 부족을 들 수 있겠다.

     

    이 부분은 홍명보호 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동안 대표팀 선수들, 더 나아가 한국의 축구선수들 모두가 지적 받아 온 부분이다.

     

    속공 루트와 그에 따른 선수들의 움직임은 약속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에게 그와 같은 약속이 존재하는 지 궁금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홍명보호에서 만큼은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볼 컨트롤 문제나 슈팅 직전 마지막 패스의 세밀한 등은 결국 선수 각자가 얼마나 부단히 연습을 통해 그 수준을 개선시키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볼 컨트롤로 슈팅이 가능한 위치에 볼을 가져다 놓은 상태에서 상대 수비나 골키퍼가 미처 방어태세를 갖추기 전에 슈팅을 날릴 수 있어야 득점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전반적은 볼컨트롤은 길고 투박하다. 그런 투박한 볼컨트롤로 상대 수비에게 도전을 허용해 쫓기듯 연결하는 패스가 정확할 리 없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나선 페루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팀(한국) 22위팀(페루)의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은 이날 페루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골이다.

     

    이날 경기 직후에도 혹자는 골만 없었을 뿐이라고 이야기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축구에서 골이 없었다는 것은 승리의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말과 같다.

     

    한 골이라도 넣은 경기였다면 승리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것 뿐이라는 말로 위로 삼을 수 있겠지만 골 자체가 없었다면 졸전이란 평가를 받아도 어쩔 수 없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축구가 가지고 있는 본질 가운데 하나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 중 결정적인 골 기회가 날아갈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 한다거나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는 등 답답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상황이 1-2 경기 더 이어진다면 대표팀 공격수들 전체적으로 심리적 압박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디 않다는 점을 홍 감독은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해법으로 홍 감독이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목이 마르면 우물을 파면 된다. 하지만 아무 곳이나 삽질을 했다간 물은 구경도 못한 채 갈증만 심해질 뿐이다.

     

    이 시점에서 홍 감독의 판단과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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