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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락스타' 김민구, 그 혜성같은 등장의 허와 실
    카테고리 없음 2013. 8. 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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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지난 주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을 내린 제21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 지난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이후 16년 만에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목표 달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만 가지 수를 지녔다는 유재학 감독의 지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맏형김주성을 비롯해 지난 시즌 프로농구 MVP 김선형, 윤호영, 이승준, 조성민, 양동근, 김태술 등 국내 프로농구 무대를 주름잡는 선후배 선수들이 팀 스피릿으로 똘똘 뭉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데다 이종현, 김종규, 김민구 등 대학생 트리오의 패기 넘치고 재기발랄한 플레이도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191cm의 경희대 재학생 가드 김민구는 우리 대표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침으로써 한국 남자농구의 구세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김민구는 지난 10일 필리핀과의 준결승전에서 비록 팀이 패하기는 했으나 혼자 무려 27점을 쏟아 넣었다. 그는 이어 11일 대만과 3∼4위전에서도 21점을 몰아 넣으며 한국의 세계선수권 진출 티켓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민구가 필리핀전과 대만전에서 터뜨린 3점포만 각각 5개씩이었다. 또한 정확한 외곽 슛뿐만 아니라 장신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로 여러 차례 멋진 더블클러치 레이업 슛으로 득점에 성공, ‘만능 가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민구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114점 한국 대표팀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이다. 

      

    그 결과 김민구는 아시아 선수권대회 베스트 5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이 역시 한국 대표팀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성과다.

     

    이로써 김민구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강력한 1순위 지명 후보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경희대 4학년 동기인 장신(207) 센터 김종규가 프로구단들의 영입 1순위 후보였지만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김민구의 미친 존재감이 드러나면서 드래프트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김민구가 이충희, 김현준에 이어 한국 농구의 대표적인 슈터 계보를 이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면서 김민구가 프로 무대에 데뷔할 경우 김선형, 양동근, 김태술 등 선배 가드들과 치열한 라이벌 경쟁을 벌이면서 농구 흥행 열기를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로농구 무대의 현실을 되돌아 보면 김민구의 혜성과 같은 등장 자체가 프로농구의 흥행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기대는 섣부른 기대일 수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김민구가 대학 가드 랭킹 1위로 슈팅 가드와 포인트 가드를 겸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란 점은 충분히 스타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 김민구는 미완의 대기일 뿐 김민구의 프로 데뷔로 인해 프로농구판 자체가 변화되거나 우승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식의 기대 섞인 분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결국 프로농구 10개 구단 전체가 각각 확실한 개성과 스타성을 지닌 스타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이들 스타 플레이어들이 예측 불허의 승부를 연출하지 못하는 이상 프로농구의 흥행 동력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김민구를 비롯해 이번 아시아선수권 3위의 주역들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국내 팬들을 만난다.

     

    이 대회를 통해 김민구는 경희대학교 재학생 선수로서 프로팀 선배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아시아선수권에서의 강행군의 여파로 어느 정도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코트에 서 있는 것 자체로, 그리고 다른 아시아선수권 주역 선수들도 그들의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는 것 자체로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타의 존재감이고, 국제대회 호성적의 어드밴티지일 것이다.

     

    그러나 프로리그의 흥행은 좀 다른 문제다. 아시아선수권에서 활약했던 10명 남짓한 선수들은 물론 다른 국내 선수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만이 볼 수 있는 멋진 경기를 펼쳐야 하고, KBL의 행정력이 뒷받침 되면서 중계방송이나 각종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활발하지 않으면 농구의 인기는 지난 시즌과 대동소이 내지 소폭 상승 정도에 그치고 말 것이다.

     

    따라서 KBL을 위시한 국내 농구계는 김민구라는 벼락스타를 비롯한 유재학호의 주역들을 프로농구 흥행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새로운 스타들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국내 농구계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국내 리그의 활성화와 국제대회 성적이 곧 리그의 흥행에 직결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반성도 했을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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