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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BL 유망주 배혜윤의 코트복귀, 달콤하나 씁쓸한 뒷맛
    카테고리 없음 2013. 8. 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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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말 소속팀인 춘천 우리은행 구단에 돌연 은퇴의사를 표명,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며 코트를 떠났던 배혜윤이 임의탈퇴 약 2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우리은행 선수가 아니라 용인 삼성생명의 선수로 코트에 복귀한다.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우리은행의 포워드 배혜윤과 삼성생명의 센터 이선화(25, 181cm)가 트레이드로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고 발표했다.

     

    기자는 배혜윤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된 지 한 달여 지난 시점인 6 28일 우리은행 관계자와 농구계 관계자를 상대로 한 취재 결과를 토대로 배혜윤의 코트 복귀 가능성에 대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배혜윤은 운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굳힌 상태였지만 코트로 돌아오더라도 우리은행에서 뛰지 않고 아마추어팀인 실업팀에서 뛰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예고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규정(81)에는임의탈퇴로 공시된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을 희망할 경우 반드시 원 소속구단의 이적동의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혜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를 희망할 경우 반드시 우리은행의 협조가 필요했다.

     

    하지만 WKBL 소속의 프로선수인 배혜윤이 아마추어팀인 대학팀이나 실업팀에 선수로 등록할 경우 반드시 원 소속 구단의 이적동의서가 필요한 것은 아닌 상황이기도 했다.

     

    WKBL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WKBL과 대학연맹, 실업연맹이 지난 5월 구두상으로 선수이적에 관해 이적동의서를 강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에 대해 합의한 상태이기는 하나 아직 관련 문서에도장을 찍은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혜윤이 특정 실업팀에 선수로 등록할 경우 이적할 팀에서 우리은행 측의 이적동의서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선수등록이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아 보였다. WKBL과 실업연맹이 임의탈퇴선수의 이적 문제와 관련, 협력을 약속한 상황에서 배혜윤이란 선수 한 명의 거취 때문에 갈등을 빚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시 기자는 배혜윤이 코트로 돌아오기 위한 현실적인 루트로 일단 우리은행의 선수로 등록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KBL 선수등록규정 제11(등록 기일의 특례)에 따르면 배혜윤은 우리은행과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WKBL에 선수등록신청서를 제출 할 수 있고, 그 이후 진행되는 트레이드는 구단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배혜윤은 삼성생명 이선화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코트에 복귀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일단 배혜윤의 임의탈퇴를 풀고 배혜윤과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생명에 선수에 대한 권리만을 양도하고 이선화에 대한 권리를 양수 받는 형식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 구단 측은 그 동안 배혜윤의 코트복귀 의사를 파악한 이후 다른 구단들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았으나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마감된 이후 삼성생명과의 트레이드 카드가 맞아떨어지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2008년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신세계(현 하나외환)에 입단한 배혜윤은 데뷔 첫 시즌 평균 5.04득점, 3.7개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발군의 실력으로 신인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런던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에서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의 막내로 합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시즌 경기당 21 56초를 뛰며 6.3 3.6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우리은행의 정규리그-챔프전 통합우승과 아시아시리즈 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편, 2007년 신입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신세계에 지명된 이선화는 2008년 국민은행을 거쳐 삼성생명으로 이적해 2008-2009시즌부터 5시즌을 출전했다. 2011-12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했으며 2013 존스컵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선화는 2012-2013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출전하여 평균 9.5득점 5.4리바운드를 기록했으며,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평균 4.8득점 3리바운드를 올렸다.

     

    우리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배혜윤과 같은 전도 유망한 선수를 삼성생명에 보내는 것은 손해라고 볼 수 있지만 득점력이 뛰어난 즉시 전력이선화를 받아들임으로써 새 시즌 팀 득점 강화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름대로 두 구단이 만족할 만한 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혜윤의 코트복귀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배혜윤의 코트복귀 과정은 자칫 WKBL의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는 나쁜 선례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기량을 가졌지만 아직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지 못한 선수가 자신의 연봉이나 기타 처우에 불만을 품고  사전에 특정 구단과 교감을 통해 고의로 구단에 은퇴를 통보, 일정기간 임의탈퇴 선수로 있다가 코트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트레이드를 요구할 경우 선수는 살리고 봐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에 떠밀려 트레이드가 성사되고 코트 복귀에 성공한 선수는 이적한 구단에서 원하는 대우를 받으며 뛰게 되는 시나리오가 이번 배혜윤 케이스를 시작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

     

    물론 배혜윤이 이런 시나리오에 의해 움직였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이번 사례가 향후 다른 선수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은행 구단 측이 배혜윤의 코트 복귀 의사를 전해 듣고 고민했던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마음대로 팀을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것이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이 같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역시 일단 선수는 살리고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의 영향도 있었고, 마침 삼성생명과의 카드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트레이드의 득실이나 여타 문제점을 차치하고 일단 한국 여자농구의 중요한 재산이랄 수 있는 유망주 배혜윤이 코트로 복귀하게 된 부분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잠시 코트를 떠난 이유가 어떤 이유였던지 간에 이제 배혜윤은 스스로 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생활에 임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자신의 임의탈퇴를 풀어 트레이드를 성사시켜 준 우리은행 구단이나 자신을 받아준 삼성생명 구단, 그리고 석연치 않은 은퇴 이후 갑작스런 복귀 등 혼란스러운 행보에도 코트 복귀를 환영해 준 팬들 모두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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