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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경 사태 해법, ‘인정할 건 인정하고 타협할 건 타협하라’
    카테고리 없음 2013. 7. 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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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이 코트의 미아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김연경은 지난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한 임의탈퇴 이의신청을 기각 당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4일 대한배구협회(KVA)에 요구한 임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도 거부당했다.

     

    앞서 국제배구연맹(FIVB)이 김연경의 원 소속 구단(Club of Origin)을 흥국생명이라고 확인한 사실에 터잡은 결정 내지 조치들이다.

     

    김연경 측은 김연경의 신분과 관련, 현재 김연경과 흥국생명 사이에 계약관계가 종료된 상태로 국내 로컬룰에 의거하더라도 FA자격 취득 여부와는 상관 없이 외국 리그의 구단에 진출하는 데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VA로부터 ITC를 발급받을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김연경이 스스로 흥국생명 소속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흥국생명 측이 선수 김연경에 대해 보유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코트에 설 수 없다.




     

    하지만 김연경이 이런 부분들을 인정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자신이 공언한대로 대표팀 은퇴는 물론 현역 선수로서도 은퇴를 고민할 수도 있다.

     

    만약 김연경이 이대로 코트를 떠난다면 한국 배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거둔 4강이라는 성과로 인해 한껏 높아진 한국 여자배구의 위상이 국제무대에서 순식간에 추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고, 그와 아울러 국내 프로배구 흥행에도 만만치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물론 김연경이라는 선수 한 명에게 배구계 전체가 끌려 다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지만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선수를 그대로 코트에서 내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이제 김연경 사태는 확실한 해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김연경 사태 해결에 있어서 무엇 보다 가장 큰 전제로 삼아야 할 중요한 조건은 김연경이 코트에서 뛰어야 할 시기에 코트 밖에서 다른 일을 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법정다툼이나 볼썽 사나운 분쟁 없이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이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런 바람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바람임을 인정해야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우선 김연경은 흥국생명 보다는 외국의 명문 구단에서 뛰면서 선수로서 발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 측은 무엇보다 이 점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한편 흥국생명 구단 측은 김연경이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도, 외국에서 활약하는 것도 다 괜찮지만 그 과정에 흥국생명이 김연경에 대한 권리를 가진 구단으로서 그 지위를 인정받고, 그에 따른 금전적 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김연경 측은 이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김연경 사태의 해법은 김연경의 FA 자격취득 여부와는 상관 없이 김연경이 원하는 외국의 구단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KOVO, KVA, 그리고 흥국생명이 협조하되 그 과정에서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원 소속 구단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누군들 이런 정도의 해법을 몰라서 내놓지 못했을까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과정을 보면 양측은 이 같은 모범답안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만 깊게 파 놓고 말았다.

     

    한국 여자배구를 위해 지금 김연경이 국내 무대보다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을 펼쳐야 할 선수란 점을 팬들은 물론 흥국생명 측도 이해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흥국생명 측도 김연경 측에 흥국생명 소속을 토대로 해외진출을 추진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흥국생명 측은 일단 김연경의 임의탈퇴 조치부터 풀어야 한다. 김연경의 계약에 관련된 권리를 흥국생명 구단이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나 아직 김연경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상 김연경을 임의탈퇴 조치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운신이 폭이 극도로 제한된 선수에게 족쇄를 채우는 조치로 선수를 두 번 죽이는 짓을 함으로써 그 동안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위해 해왔던 일들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을 필요가 있을까?

     

    이제 김연경 측도 국내 프로배구 규정의 불합리성에도 불구하고 그 규정의 실효성과 흥국생명의 존재를 인정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애당초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일본 진출을 허락하지 않고 팀에 묶어 뒀다면 현재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김연경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해 흥국생명 구단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김연경이 인정하고 타협에 나서야 한다. 이것은 결코 굴욕이 아니다.

     

    그리고 이제 김연경의 에이전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김연경에 대한 조언자 역할에만 충실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볼 때 김연경의 대리인으로서 김연경의 에이전트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김연경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등 사태가 파국 직전까지 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연경 사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을 정도로 엉켜버린 실타래 같지만 사실은 풀기 쉬운 부분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면 모두 풀어낼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다.

     

    양측이 통 큰 마음으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타협할 건 타협해 나간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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