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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비, '세리 키즈' 전성시대 '화룡점정'의 주인공 되다
    카테고리 없음 2013. 7. 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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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비(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의 기록으로 2위 김인경을 4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5년 만의 US오픈 타이틀 탈환이자 지난 4월 8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 지난달 10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이다.




     

    3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은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 웨스턴 오픈, US여자오픈) 이후 63년 만의 대기록이다. 연속 우승이 아닌 한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3승도 1986년 이후 나오지 않았었다.

     

    만약 박인비가 이후 8월에 있을 브리티시여자오픈과 9월 에비앙챔피언십 남은 메이저 2개 대회에서 1승만 추가하면 염원했던 그랜드슬램(한 시즌 메이저 4개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그랜드슬램은 ‘세리키즈’인 박인비의 우상인 박세리(KDB금융그룹)는 물론 메이저대회 10승을 달성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소렌스탐은 1995년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8년 만인 2003년 브리티시 오픈에서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시즌 관계없이 메이저 4승)을 달성한 바 있다.

     

    박인비는 또한 이번 우승으로 시즌 6승째를 기록,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가 보유중이던 한 시즌 최다승(5승) 기록을 갈아치움과 동시에 LPGA 통산 9승으로 박세리(25승), 신지애(11승)에 이어 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 3위에 랭크됐다.

     

    이 같은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박인비는 올 시즌 11주째 여자 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질주중이며, 올해의 선수상, 상금순위 등 LPGA 주요 부분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즌이 마무리됐을 때 박인비는 지난 2007년 LPGA 데뷔 이후 7시즌 만에,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LPGA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동시에 명실상부한 LPGA 투어의 지배자로 우뚝 설 것이 유력시된다.

     

    박인비가 지난 시즌 아깝게 LPGA ‘올해의 선수상’을 놓친 대신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를 수상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올 시즌 이와 같은 박인비의 맹활약은 어느 정도 기대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박인비의 활약상을 지켜보고 있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박인비의 활약과 성취는 분명 특별하다.

     

    우선 박세리를 우상이자 롤모델로 삼고 달려온 박인비가 마침내 박세리를 넘어 새로운 세대를 얼어 젖혔다는 의미가 있는 활약이고 성취라는 점에서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포함한 박인비의 활약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88년생인 박인비는 지난 1998년 박세리가 물웅덩이 언저리에 걸쳐 있는 공을 쳐내기 위해 맨발로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 샷을 날리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우승하는 모습을 가슴에 새기며 클럽을 잡은 이른바 ‘세리 키즈’ 가운데 한 명이었다.

     

    ‘세리 키즈’는 박세리를 롤모델로 삼고 세계적 골퍼의 꿈을 키워온 1988년 전후 출생의 한국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박인비를 비롯해 신지애, 최나연, 유선영, 김인경, 오지영, 지은희, 김하늘 등 최근 LPGA 무대에서 ‘코리아 파워;를 이끌어온 수 많은 주역들이 대부분 ‘세리 키즈’ 세대의 선수들이다.




     

    이들 가운데서도 최나연, 신지애 등은 ‘세리 키즈’ 세대의 선두주자로 이미 LPGA 진출 당시부터 LPGA 무대를 호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실제로 상당한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박인비는 이들에 비하면 기량적인 면이나 스타성 면에서 다소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박인비의 업적은 ‘세리 키즈’ 세대 그 어떤 선수도 범접하기 힘든 의미와 무게를 지니고 있으며 일정 부분 박세리를 뛰어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자면 박세리가 한창 활약하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많은 전문가들은 박세리가 한 번쯤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소렌스탐이라는 큰 벽에 가로막혔고, 이후 수 많은 ‘세리 키즈’ 세대 선수들이 각종 LPGA 투어 대회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지만 지존의 자리만큼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라는 새로운 강자의 몫이었다. 최근에는 청야니(대만)가 한국 선수들의 지존 등극 가도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었다.

     

    오초아가 158주 연속, 청야니가 109주 연속, 소렌스탐이 60주 연속 세계 여자프로골프 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에서도 이 같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인비는 이번 US오픈 우승으로 12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그 이후로도 당분간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그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이렇다 할 적수가 없는 셈이다. 



    ‘이름값’이라는 측면에서 박인비는 분명 신지애, 최나연 등 그 동안 ‘세리 키즈’ 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던 선수들에 비해 다소 뒤져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세리 키즈’ 세대 가운데 가장 먼저 LPGA 지존의 위치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화려한 성과 뒤에 변변한 메인 스폰서도 없이 어려운 투어생활을 이어온 박인비의 인고의 세월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투어 일정 소화가 가능해졌지만 그 전까지 박인비는 세계 최고의 실력과 성적애도 불구하고 메인 스폰서가 없는 선수였다.

     

    물론 외국계 회사들로부터 메인 스폰서 계약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국 선수로서 한국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하고 싶었던 박인비의 의중이 다소 오랜 기다림을 낳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런 부분도 LPGA 진출 당시부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후원 속에 투어생활을 했던 박세리나 이름만 대만 알 만한 기업들의 지원 속에 LPGA 무대를 누빈 수 많은 ‘세리 키즈’ 세대 선수들과는 분명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고, 그 결과 자신이 원했던 든든한 국내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LPGA 최정상급의 쇼트게임 능력에 강한 멘탈 매니지먼트 능력을 지닌 박인비에게 든든한 메인 스폰서와의 후원계약은 쾌속질주 중이던 박인비의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박인비는 마침내 LPGA 역사에 남을 기록을 써냈다.

     

    김인경에 4타차로 앞선 채 맞이한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홀 챔피언 퍼트를 박인비가 성공시키자 최나연, 유소연이 그린위로 뛰어들며 박인비에게 샴페인 세례를 하며 우승과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고, 박인비는 마지막까지 같은 챔피언조에서 경쟁을 펼친 김인경과 포옹하며 인사를 건넸다.

     

    ‘세리 키즈’ 세대의 힘과 한국 골프의 저력을 그 한 장면으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박인비의 한계가 어디까지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앞으로 이런저런 시련을 겪으며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 박인비가 거둔 눈부신 성과는 ‘세리 키즈’ 세대의 전성시대에 화룡점정을 찍은 의미를 지닌성과로서 앞으로 ‘인비 키즈’ 세대의 탄생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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