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신아람, 헐리우드 영화 같았던 ‘하이데만 트라우마’ 극복기
    카테고리 없음 2013. 5. 21. 12:55
    반응형

    헐리우드 영화를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공식이 하나 있다.

     

    주인공이 영화 초반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은 후 영화 전개 과정에서 스스로 역경을 극복해 나가다가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어 영화 초반 겪었던 상황과 흡사한 상황을 만나게 되고, 자칫 또 다시 좌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멋지게 위기를 극복해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공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공식은 비단 헐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공식은 스포츠에도 등장할까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들 한다. 하지만 ‘드라마라고는 하나 각본이 없는 드라마인 이유로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공식이 스포츠 세계에서 자주 등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녀 검객신아람은 최근 그야말로 헐리우드 영화와도 같은 극적이고 기막힌 설욕전을 경험했다.

     

    신아람은 작년 731(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분패했다.

     

    신아람은 5-5 동점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전에서 연장전 우선권(득점이 없을 경우 자연적으로 승자가 되는 권한)을 얻어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전광판 시계가 마지막 1초를 남기고 멈춰선 상황에서 하이데만의 공격을 허용했고, 심판은 하이데만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경기종료 1초를 남기고 신아람과 하이데만이 동시타를 두 번이나 기록했는데도 마지막 1초는 지나가지 않았고, 세 번째로 재개된 경기에서 신아람이 하이데만의 공격을 허용한 데 대해 한국 측 코칭스태프가 거세게 항의했다. 동시타가 두 차례나 나왔는데도 1초가 지나가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항의였다.




     

    이에 심판진이 비디오를 판독하면서 논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신아람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고 이후 현장 진행요원들에 의해 경기장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흘렀다. 그리고 신아람과 하이데만은 거짓말처럼 10개월전의 상황과 똑같은 상황 속에 마주 서게 됐다.

     

    지난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펜싱 월드컵 A급 대회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전이 그 무대.

     

    이번에도 두 선수는 5-5 동점 상황에서 연장전에 돌입했고, 이번에도 어드밴티지는 신아람에게 있었다. 이어진 하이데만의 계속된 공격과 신아람은 수비. 그리고 남은 시간은 불과 2. 여기까지는 10개월 전 상황과 똑같다.

     

    하지만 결말은 10개월전과 정반대였다. 달려드는 하이데만의 공격을 막아낸 신아람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 한 포인트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고, 남은 시간은 1. 다시 하이데만이 공격하려고 발을 뗐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6-5 신아람의 승리였다. 금메달도 신아람의 것이었다.

     


    신아람은 21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시 상황을 술회했다.

     

    하이데만을 결승에서 만났을 때, 신아람은 다시 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길한 생각도 들고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이내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아람은 경기 종료 10초를 남겨둔 상황부터 마지막 득점에 성공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다시 동점이 된 상황에서 10초가 남았었는데 10초를 이제 제가 버티면 제가 이기는 경기였거든요. 이제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이기는 경기였죠. 그러다 보니까 제가 또 버티게 되는 상황이 왔었는데 거의 2초나 그 정도 남겨두고 상대방이 멈춰 있는, 그 과정에서 런던에서 있었던 그 상황이 딱 스쳐 지나갔었거든요. 그때 완전 똑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런던올림픽 때 있었던 기억을 많이 하고 또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장면이 꿈에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너무 익숙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상황에서는 내가 침착하게, 오히려 그래서 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초 정도 남겨두고 제가 다시 득점을 했어요. 마지막 공격을, 제가. 그래서 그 선수는 2초에 두 개를 찔러야 되는 상황이라서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더라고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최악의 상황도 많이 맞닥뜨리다 보니까 그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많이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 같아요.”

     



    그랬다. 신아람은 최악의 오심으로 아픔을 겪었던 런던올림픽 이후 꿈 속에서도 하이데만과 경기를 치러야 했고, 그로 인해 고통 받았다


    하지만 꿈을 꾸는 그 순간에도 신아람은 하이데만을 상대로 설욕전을 펼칠 기회를 갈망하고 있었고, 결국 현실에서 하이데만을 상대로 멋지게 설욕전을 펼칠 수 있었다.

     

    지난 10개월여간 신아람을 괴롭혀온 하이데만 트라우마는 이처럼 영화와 같은 극적인 과정을 통해 극복됐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