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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희 스캔들' 첫 공판...유죄 여부보다 중요한 것
    카테고리 없음 2013. 4. 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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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강동희(47) 전 원주 동부 프로미 감독의 첫 공판이 22일 오전 10시 의정부지법 1호 법정에서 형사9단독 나청 판사 심리로 열린다.

     

    강 전 감독은 주전선수 대신 후보선수를 출전시키는 방법으로 4경기를 조작하고 4700만원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감독은 2011 226일 열린 경기에서 '1쿼터만 져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고, 1쿼터에 후보선수 4명을 출전시켜 승부를 조작한 데 이어 같은 해 311일 열린 경기에서 '동부가 4위를 확보했으니 잔여 3경기를 져달라'는 청탁을 받고 1500만원을 받아 챙긴 뒤 후보선수들을 출전시켜 대패했다.

     

    또한 313일 경기에서도 1500만원을 받고, 후보선수들을 출전시켜 대패했으며, 같은달 19 1000만원을 받고 후보선수들을 출전시켜 패배했다는 것이 검찰 측의 주장이다.

     

    의정부 지검 황인규 차장검사는 지난 달 29일 강 감독을 구속 기소하면서 의정부 지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강동희 전 감독이 첫번째 경기에 대한 수뢰를 인정했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전주와 브로커가 강 감독에게 다른 경기도 제안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강동희 감독과 브로커 모두 똑같이 인정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 전 감독은 돈을 받은 것에 대해 인정했다. 첫 경기는 700만 원이고 두 번째와 세번째는 1500만 원, 그리고 마지막 경기는 1000만 원이다. 그러나 사용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검찰은 언론에 강 전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올해만 15000만원 가량을 가불 받은 사실 등을 강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 내지 승부조작 가담의 정황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검찰의 주장과 사건 전체의 정황에 대해 의구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주장하는 강 전 감독의 혐의 내용에 여기 저기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 측의 발표에 따르자면 강 전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점으로 제시된 2011 2 26일부터 3 19일까지 네 경기에 대해 강 전 감독의 입장은 700만원을 받고 한 경기에서 1쿼터 경기내용을 조작했다는 한 가지 사례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 혐의를 시인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 감독이 승부조작을 시인했다는 문제의 경기를 되짚어보자.

     

    당시 강 전 감독은 서울SK를 상대로 비주전 선수 4명을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분명 검찰의 주장대로 의도적 조작을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비주전을 4명이나 출전시킨 동부가 SK 20-15로 앞섰다. 1쿼터 경기내용에 베팅을 하는 상황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했던 동부가 비주전 선수를 4명이나 출전시켰다면 당초 동부쪽의 우세에 돈을 건 사람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SK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은 크게 이득을 볼 상황이었지만 경기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 동부가 주전선수들을 내보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 전 감독이 비주전 선수들 4명을 기용했을 때 불법 베팅에 참가한 사람들이 어떤 결과를 기대했는지, 조작이 개입되어야 하는 배팅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당초 기대했던 내용과 달랐을 가능성이 내지 승부조작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짐작할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검찰 측은 강 전 감독 외에 다른 선수나 감독이 경기내용 내지 승부를 조작하는 데 연루된 정황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정황이 없으며 강 전 감독 혼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벌어진 경기 상황만을 놓고 보면 검찰의 조사내용 대로 강 감독 단독으로작업을 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건의 팀의 비주전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킨 행위와 1쿼터 스코어 사이에 원인관계가 불분명한 이런 정도의 내용을 놓고 검찰이 증거로 제시했을 때 강 감독이 순순히 조작 사실을 자백했다는 검찰의 발표에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감독 혼자 경기내용 내지 승부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지도 미지수지만 다른 선수나 감독들의양심고백이 없는 상황에서 언제 뒤집을 지도 모르는 강 전 감독의 자백과 검찰 측이아전인수격으로 내세우는 정황증거 만을 근거로 유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는 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강 전 감독의 자신의 혐의 가운데 가장 덩어리가 작은 부분에 대해 혐의를 인정한 부분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검찰이 강 전 감독의 혐의로 내세우는 4경기 총 4700만원의 수뢰액 가운데 강 감독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낸 부분은 강 전 감독이 단돈 700만원을 받고 한 경기의 일부를 조작했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억대의 연봉을 받는 강 전 감독이 무슨 이유로 한 달치 월급에도 크게 못 미치는 액수를 받고 그것도 경기 1쿼터에만 조작에 가담했을까? 동기가 분명치가 않다. 검찰도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강 전 감독이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거절을 했음에도 돈을 받아 쓴 이유나 그 돈의 용처에 대해서도 검찰은 강 전 감독의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 한 마디를 믿은 나머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수사내용이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상황임에도 검찰이 호기롭게 강 전 감독을 기소할 수 있었던 것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강 전 감독의 자백 밖에는 크게 믿을 게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만 검찰이 이처럼 자신감 있게 나오는 것을 보면 강 전 감독 측과 사전에 모종의 커뮤니케이션 내지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갖게 한다.

     

    , 강 전 감독이 가장단가가 싼경기조작에 마지못해 가담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혼자총대를 메는 것으로 더 이상의 수사 확대 없이 일을 종결 짓는 대신 검찰로부터 양형상의 배려를 받는 내용의 거래가 검찰 측과 강 전 감독 측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농구의 궤멸적 타격을 우려하는 농구계의 목소리도 반영됐을 것이란 추측도 충분히 가능하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검찰이 당초 엄청난 승부조작 스캔들을 잡아낸 것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던 데 비해 현재 상황은 그 내용이 무척이나 초라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 전 감독은 브로커들과의 돈 거래 사실 자체를 인정하고 있다. 그의 유죄 입증 여부를 떠나 그는 현직 프로농구단 감독으로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람과 승부조작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어떤 성격이든 돈 거래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설령 강 전 감독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그가 프로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죄를 지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검찰은 강 전 감독의 유죄 판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그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 땅에 승부조작이라는 사회악을 뿌리뽑기 위해서라도거래를 통한 편리한 결론 대신 확실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프로농구를 살리고 한국 스포츠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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