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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BL]'우리 vs 삼성' 누가 이겨도 기적으로 기억될 챔프전
    카테고리 없음 2013. 3.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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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 춘천 우리은행과 정규리그 3위팀 삼성생명이 5 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고 있다.

     

    지난 15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는 챔프전 시리즈 개막을 알리는 1차전이 열렸는데 경기에 앞서 양팀 감독과 선수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의 주장 임영희는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이렇게 챔프전까지 올라온 이번 시즌이 내겐 정말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꼭 챔프전 우승해서 정말 내 생애 최고의 해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생명의 이미선 역시 우리는 이미 큰 산을 넘어왔기 때문에 힘은 들겠지만 어려운 경기에 좀 더 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 내 생애 최고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팽팽한 경쟁의식 속에 치러진 1차전이었지만 승부는 62-42, 우리은행의 20점차 승리라는 비교적 싱거운 결론이 나고 말았다. 당초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결론이기도 했다. 

     

    이번 챔프전 시리즈에 돌입하기에 앞서 여자 프로농구를 중계하는 유영주, 차양숙, 양희연 등 세 명의 현역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은 모두 이번 챔프전이 삼성생명의 31패 승리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만큼 경기 감각이나 기세 면에서도 상승세인 반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프전에 직행한 우리은행은 그 동안 실전 없이 20일 가량을  쉬어온 상태이기 때문에 경기감각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고, 팀 전체적으로 큰 경기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그와 같은 전망의 근거였다.  

     

    그러나 1차전 경기결과 만을 놓고 보면 이들 해설위원들은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선수들에게 보기 좋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형국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아직 시리즈가 한 경기만을 소화한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1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이나 먼저 1패를 당한 삼성생명이든 모두에게 챔피언의 기회는 남아 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는 챔프전에 진출한 두 팀 모두 각자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인해 어느 팀이 챔피언이 되든 여자 프로농구 역사에 기적의 승리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 4시즌 동안 리그 꼴찌의 수모를 당했던 팀이었다. 그랬던 팀이 불과 한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프전에서도 먼저 1승을 거두고 챔피언 등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단지 프로농구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스포츠 분야를 살펴봐도 드문 일이다.

     

    현재 챔프전을 치르고 있는 우리은행 선수들 가운데 포스트시즌 경기를 경험해 본 선수는 왕년, 그러니까 우리은행이 여자 프로농구 정상에 올라있던 2000년대 초중반 경에 우리은행의 선수로 활약했던 김은혜와 김은경 정도.


    주장 임영희를 비롯해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배혜윤 등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들은 모두 포스트시즌 경기경험이 전무한 선수들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국내 여자 프로농구의 최고 명문 구단으로서 박정은, 이미선, 김계령 등 한국 여자농구를 책임져 온 대표적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도 포스트시즌 경기를 수도 없이 치러본 베테랑들이다.

     

    방송 해설위원들이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1위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삼성생명의 우세를 점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챔프전을 치르는 데 있어 큰 경기 경험이라는 요소가 내포하고 있는 복합적인 장점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큰 강점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을 연속으로 리그 꼴찌를 했고, 그와 같은 최악을 성적을 거뒀던 멤버들이 그대로 나선 이번 시즌에 단숨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에서 더 나아가 챔프전에서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즐비한 최고 명문팀을 상대로 3승을 먼저 거두고 통합우승까지 차지한다는 이 같은 스토리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삼성생명을 제압하고 통합 챔프에 오른다면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스토리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으로 WKBL 역사에 가장 드라마틱하고 전설적인 우승으로 기억될 만한 우승이 될 것이다.

     

    삼성생명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다고 해도 기적으로 기억될 승리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앞서도 언급했듯 삼성생명은 한국 여자농구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문 중의 명문이다. 그 만큼 삼성생명을 거쳐간 스타들도 많고 현재 삼성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들 가운데도 국가대표급 스타들이 즐비하다.

     

    이런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상하거나 기적적으로 보일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 챔프전 만큼은 삼성생명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기적적인 승리로 평가 받을 만하다.

     

    삼성생명은 포스트시즌 돌입 후 팀의 주축 선수 거의 전원이 부상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변코비변연하가 버팀 난적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데 이어 지난 시즌 우승으로 6년 연속 통합 챔프에 올랐던 올 시즌 정규리그 2위팀 신한은행을 플레이오프에서 21패로 물리쳤다.

     

    그렇게 삼성생명이 챔프전까지 진출하는 과정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천신만고라는 말로 표현표 가능할 듯 하다.




     

    김계령, 김한별 같은 팀의 주축 선수들은 조금만 뛰어도 무릎에 물이 차는 상태고, 박정은 역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무릎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은데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다 손가락이 탈골되고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사실상 부상병동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한 상황에 놓여 았는 것이 현재의 삼성생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을 상대로 우리은행에서 드러내놓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삼성생명의 팀 스피릿, 즉 팀 전체적인 정신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박정은이 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가 유력한 박정은에게 나머지 선수들이 챔피언 반지를 선사하고 싶은 열망이 경기에서 바닥난 체력에도 불구하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정은은 신한은행을 꺾고 챔프전 진출이 확정되자 인터뷰에서 행복해서 미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평소 강인한 이미지를 풍겨왔던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도 챔프전 진출 확정 직후 TV중계진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땀에 범벅이 된 얼굴로 눈시울을 붉혔다.  

     

    만약 삼성생명이 이 같은 악전고투 속에 챔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역시 한국 여자프로농구 역사를 길이 빛낼 기적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되면서 위대한 챔프로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은행이나 삼성생명 이들 두 팀은 챔프전 승패를 떠나 챔프전에서 맞붙는 것 자체로서 이미 승리자로 인정받을 만하지만 이들은 아직 배가 고픈 상태다. 그와 같은 허기는 챔피언 반지를 거머쥠으로써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이겨도 기적으로 기억될 챔피언십 시리즈'


    이것이 이번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챔프전에 붙여도 좋을 제목이 아닐까 한다. 

     

    누가 이기든 기적으로 기억될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챔프전은 17일 오후 6시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2차전이 치러지는 것으로 속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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