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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멍, 쇼트트랙보다 프로레슬링 어울리는 '고의실격 챔프'
    카테고리 없음 2013. 3. 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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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미국 WWE 프로레슬링 경기장면을 볼 수 있다.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다 보면 종종 레슬러 2명이 챔피언벨트를 놓고 벌이는 타이틀전에서 도전자의 거센 공격에 고전하던 챔피언이 반칙으로 도전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 뒤 실격패를 당하고도 챔피언벨트를 지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프로레슬링에서는 타이틀이 걸린 경기에서 도전자가 챔피언벨트를 따내기 위해서는 상대의 어깨를 링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3초의 카운트를 통해 폴을 따내거나 상대방의 기권을 받아내는 등 상대방을 온전히 제압해야 한다.

     

    때문에 챔피언들은 경우에 따라 도전자에게 반칙을 가해 고의 실격패를 당하는 방법으로 챔피언벨트를 지키는 꼼수를 쓰기도 하며, 이 같은 방식의 챔피언벨트 지키기는 프로레슬링에서 비난을 받을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각본 있는 드라마인 프로레슬링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일반적인 스포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얼마 전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져 경기를 지켜본 많은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경기 중 일부러 반칙을 범해 실격을 당함으로써 자신의 종합 순위를 지켜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선수가 나온 것.

     

    그 주인공은 그 이름도 유명한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왕멍.




     

    왕멍은 지난 10일 헝가리 데브레첸 푀닉스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마지막 날 여자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박승희(21)를 밀어 실격 당했다.

     

    세계선수권은 경기당 포인트 합산으로 종합우승을 가리는 대회로 왕멍은 3000m 경기 전까지 총점 68점으로 2위인 박승희(55)에 앞서 개인 종합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만약 55점으로 2위를 달리던 박승희가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1위에게 주어지는 34점을 더하게 돼 역전할 수 있었다. 왕멍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21점을 추가한다 해도 개인종합에서는 박승희의 역전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왕멍이 장거리에 약한 선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박승희가 슈퍼파이널에서 1위를 차지 역전 종합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왕멍은 이날 경기에서 누가 봐도 확실한 반칙으로 자신을 앞지르려던 박승희를 밀어 넘어뜨렸다.

     

    그 결과 박승희는 6위로 결승선을 통과, 총점 58점으로 2위에 그친 반면 왕멍은 슈퍼파이널에서 실격을 당하고도 종합 포인트에서 앞서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전명규 부회장은 "모든 쇼트트랙 팬이라면 왕멍의 고의실격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박승희만 따돌리면 종합우승이 확실시 되는 왕멍이었다""왕멍의 비 신사적인 행위를 보고도 심판이 카드 없이 경기를 종료시켰다. 부당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빙상연맹은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추후 국제빙상경기연맹에 왕멍과 중국연맹을 제소해 일정한 조치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사후 조치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왕멍의 비신사적이고 스포츠맨십을 망각한 행동은 경기방식의 헛점을 악용해 정당한 승부를 방해한 만큼 정정당당한 승부를 추구해야 하는 스포츠의 영역에서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혹시 모르겠다. WWE와 같은 프로레슬링 단체에서 각본 있는 드라마를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는 왕멍을 디바로 영입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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