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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희 감독 범죄자 취급…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에?
    카테고리 없음 2013. 3. 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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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원주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2년 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강 감독은 지난 7일 검찰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12시간여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끝에 귀가했지만 검찰은 강 감독의 혐의를 확인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 감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1일 오후에 열리는데 여기서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강 감독에 대해 언론들은 일제히 검찰이 강 감독의 혐의를 확인했다는 주장을 마치 기정사실화 하며 강 감독의 처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언론 보도를 접한 독자들은 이미 강 감독을 범죄자로 낙인 찍고 있다.

     

    그렇다면 강동희 감독이 현재 검찰과 언론,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이 같은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은 과정 정당한 것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언론들은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런 저런 멘트를 근거로 강 감독의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구속영장을 강조해 보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강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사실 만으로 그를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비추어 봤을 때 분명 잘못된 일이다.

     


    특히 강 감독 수사 전후의 검찰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감안하면 이제는 오히려 검찰 쪽도 의심을 받아야 할 쪽이라고 보인다.

     

    강 감독이 검찰에 출두한 지 수 시간 만에 언론들은 강 감독의 혐의를 검찰이 확인했고, 그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보도를 냈지만 강 감독은 이튿날인 8일 새벽 1 50분경 귀가조치 됐다. 그리고 8일 오후까지 검찰의 입장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통상 검찰이 피의자를 조사해 혐의가 확인되면 그날 곧바로 영장을 청구해 구속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지만 어찌된 일인지 검찰은 이날 강 감독을 귀가조치 시켰다. 


    그리고 거의 하루가 다 지나서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곧 검찰이 강 감독에게 이런저런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에 대해 강 감독이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를 부인했고, 더 나아가 앞서 구속된 브로커와의 대질심문에서도 결정적인 자백을 받아내거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는 등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결국 검찰이 강 감독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영장을 청구한 것은 강 감독에게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그 무엇을 얻어내지 못한 채 검찰 자체적으로 수집한 근거들을 정리해 영장을 청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11일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더라도 강 감독에 대한 구속이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강 감독의 현재 입장이 증거인멸이나 도주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검찰 측이 제시한 강 감독의 승부조작 개입 증거라는 것들도 강 감독을 구속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을 법원에게 납득시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강동희 감독의 위치는 구속여부도 불투명한 희미한 혐의를 가진 피의자일 뿐인 셈이다.

     

    여기서 드는 의심은 검찰이 사건의 스토리를 이미 짜놓은 상황에서 거기에 강 감독을 끼워 맞추려 표적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 검찰이 승부조작 브로커를 구속하고 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뭔가 더 큰 건수를 찾다가 강 감독과 오랜 지인 관계였던 브로커와 모종의 거래를 시도했고, 그 결과 강 감독이 사건에 휘말렸으며, 그와 같은 스토리대로 수사를 이끌어 가기 위해 검찰은 강 감독의 구속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다른 사례에 비추어 보면 검찰은 피의자를 구속하고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피의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심리적 압박 가한 뒤 자백을 이끌어내는 수사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이와 같은 의심은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농구연맹(KBL) 측은 강 감독의 혐의가 사실로 입증되면 강 감독을 영구제명 하는 등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를 예고했고, KBL 한선교 총재 역시 강 감독에 대한 절대 신뢰를 나타내면서도 혐의가 입증되면 역시 영구제명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L이 섣불리 강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을 기정사실화 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검찰의 의심대로 강 감독이 2년 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가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강 감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강 감독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나타냈던 검찰 스스로도 조사 직후 강 감독을 바로 구속하지 못했다. 강 감독이 의심받는 만큼 검찰도 의심받아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강 감독만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강 감독이 존중 받아야 할 인간으로서의 존엄 내지 기본권과 피의자 신분에서 적용 받아야 할 무죄추정의 원칙은 지금 어디로 실종이 됐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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