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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은 ‘1천 3점슛’은 조작된 대기록? 과연 그럴까
    카테고리 없음 2013. 2. 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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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삼성생명의 박정은이 한국 여자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1천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정은은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KDB금융그룹 2012~2013 시즌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0번째 3점슛을 성공시켰다.

     

    전날까지 3점슛 995개로 대기록에 5개를 남겨뒀던 박정은은 전반에 4개의 3점포를 성공시킨데 이어 4쿼터 시작 151초 만에 KDB생명 진영 골대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3점슛을 시도했고, 박정은이 던진 공은 그대로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시즌 68 3점슛이자 개인통산 1 3점슛이 성공되는 순간이었다.

     

    실업농구 시절인 1994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농구대잔치 마지막 세대'이자 1998년 한국 여자프로농구 리그 원년 멤버로서 프로선수 생활 23시즌을 오로지 삼성생명에서 뛴 끝에 이룬 대기록이다.


    이번 박정은의 기록은 당분간 여자 프로농구 무대에서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현재 여자 프로농구 개인 통산 최다 3점슛 기록은 1 3점슛을 기록한 박정은에 이어 지난 2011년 은퇴한 김영옥이 921개로 2위에 올라 있으며청주 KB스타즈의 변연하가 865개로 3위에 올라 있다.

     

    현역 선수로서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자랑한 변연하가 올 시즌 기록한 3점슛이 72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세 시즌 정도는 꼬박 활약해야 가능한 기록이다.

     

    국내 남자 프로농구에서도 1 3점슛 기록을 지닌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특히 박정은은 최근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경기에 출전하기 쉽지 않은 몸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코트에 나서 이 같은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1 3점슛 기록은 박정은의 빼어난 기량과 불굴의 의지가 합쳐져 이뤄진 의미 있고 값진 기록이다.




     

    하지만 박정은은 이날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심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직전 경기였던 부천 하나외환 전에서 3점슛 7개를 성공시키며 대기록 달성에 성큼 다가섰지만 이날 경기를 두고 삼성생명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박정은에게 3점슛 기회를 몰아줬다는 논란이 빚어졌던 것.

     

    박정은은 지난 22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에서 3점슛 7개를 몰아넣었다. 전날까지 1 3점슛까지 12개를 남겨뒀던 박정은은 이날 활약으로 1 3점슛에 5개차로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소속팀 삼성생명은 68-77로 졌다.

     

    경기 직후 한 언론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박정은의 기록 달성을 위해 슈팅 기회를 몰아주다가 경기에 졌다며 박정은에 대한 3점슛 몰아주기에 보는 이들이 눈살을 찌푸렸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했다.

     

    이날 박정은은 31개의 슈팅을 해도했는데 그 가운데 29개가 3점슛이었고, 그 가운데 7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 성공률은 24%.

     

    보기에 따라서는 난사로도 볼 수 있겠으나 이날 부상 후유증이 남아 있고,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던 박정은의 컨디션을 감안할 때 선수로서는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다해 투혼을 발휘한 끝에 기록한 득점들이었다.

     

    24%라는 3점슛 성공률도 현재 WKBL 3점슛 순위에서 10위 정도에 해당하는 준수한 수준이었다.

     

    물론 하나외환의 나키아 샌포드의 득점 공세에 맞서 앰버 해리스의 공격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줬다는 분석은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삼성생명은 이미 정규리그 3위가 결정된 상태였고, 이날 경기결과가 팀의 운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니 않는 상황이었다.

     

    팬들이나 언론 모두 이날 경기에 관해서는 박정은의 출전여부와 3점슛 기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이날 박정은이 29개의 3점슛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팀 동료들이 그에게 3점슛을 쏠 수 있는 기회를 몰아준 플레이가 비정상적이고 이례적인 플레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스포츠맨십을 망각했다거나 팬들을 져버린 행동이라고 하는 비판을 받을 만한 행동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야구에서 페넌트레이스 막판 팀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위 타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의 타율을 관리해주기 위해 일부러 경기에 출정시키지 않거나 평균자책점 경쟁을 벌이는 투수에게 기록 관리를 위해 등판을 자제시키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선수가 출전이 가능한 상황이고 여느 때 같으면 출전했을 상황에서 일부러 선수를 기용하지 않음으로써 선수는 가만히 앉아 자신의 기록과 타이틀을 지키는 일종의 불노소득을 얻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에서 이 같은 경우라도 프로야구 역사를 쓰는 대기록의 순간이라면 언론도 질끈 눈을 감아주곤 한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박정은의 경우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 한국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몰아주기라는 비판은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느낌이다.

     

    한 언론의 기자는 박정은의 대기록이 달성된 25일 경기에 대해 잘 들어가던 3점슛이 3쿼터부터 갑자기 흔들릴 때.. 기자들도 함께 아쉬워하던 색다른 순간이라고 술회했다.

     

    이 마음이 기자를 포함해 이날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대다수 농구팬들의 마음이고, 대다수 언론의 농구기자들의 마음이었다고 믿고 싶다.

     

    박정은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빚어진 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정말 힘들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동안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절 위해 함께 해준 동료들과 팬들을 그냥 외면하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힘들고 무섭지만, 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야 된다 생각해서 오늘 정말 힘들게 경기장에 나왔다."는 말로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시 코트에 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나외환이나 KDB생명이나 그 동안 살을 비비며 같이 뛰었던 선수들과 다시 뛸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 의미가 큰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경기 끝나고 선수들한테 진심으로 축하를 받으면서내가 선수생활을 그렇게 못 한 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정은은 기자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앞서 경기전 방송사와의 인터뷰부터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마지막으로 한국 여자농구를 위해,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큰 의미의 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함께 코트에서 뛴 상대팀 선수들로부터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받았다.

     

    결론적으로 박정은에 대한 3점슛 몰아주기 비판은 하나마나 한 비판이었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박정은의 대기록으로 인해 불쾌해 하는 사람들 보다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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