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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수 전남전 출전금지...그 유치찬란함에 관하여
    카테고리 없음 2013. 2. 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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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구단은 지난 22일 보도 자료를 내고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를 철회하고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남은 보도자료에서  "당초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 철회 계획이 없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롯한 많은 축구관계자들과 선처를 희망하는 팬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천수가 그동안 한국축구발전에 기여한 부분을 고려, 고심 끝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이천수가 더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에게 보답하고 모든 면에서 동료들의 모범이 되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천수의 거듭된 사과와 반성의 뜻을 확인하고 구단 최고위층이 이천수의 임의탈퇴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했지만 결국 전남 구단 스스로는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풀어줄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기왕 보내주는 것이라면 이천수의 사과와 반성을 구단 측에서도 확인했다는 말 한 마디쯤은 보도자료에 포함시켜줄 법도 했지만 애당초 전남 구단에 그런 사이즈의 아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하지만 동기가 어찌 되었든 전남이 일단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를 풀어줌으로써 이천수의 선수생명이 계속 이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이천수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얼마 후 이천수를 둘러싸고 다시 황당한 소식이 한 가지 들려왔다.

     

    전남 구단과 인천 구단이 이천수를 양팀간의 경기에는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합의를 했다는 소식이었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천수는 2013, 2014년 두 구단의 맞대결에 결장한다. 전남이 전남전 이천수의 출전 금지를 요청했고 인천은 이를 받아들였다. 전남은 이천수를 전남전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요청한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짐작은 어렵지 않다.

     

    이천수에 대한 전남 팬들의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천수가 전남과의 경기에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것 만으로 전남 팬들을 자극할 수 있고,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천수가 전남을 상대로 골이라도 성공시킨다면? 그런 상황에 대해 상상하기도 싫은 것이 전남 구단의 입장일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국내 프로리그에서도 몇 차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하지만 이는 분명 원칙에서 벗어난 합의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임대 계약인 경우 임대 선수가 친정팀과의 경기에 불성실하게 임하거나 승부를 조작할 수 있는 위험 때문에 친정팀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조항을 계약에 넣는 경우가 있지만 이적계약인 경우에는 이 같은 조건부 출전 금지 조항을 넣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적한 선수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성공시킨 이후 골 세리머니를 자제한다거나 하는 모습으로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켜준다면 별 무리 없이 그 상황이 지나갈 뿐만 아니라 친청팀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한다.

     

    최근 친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골 세리머니를 자제했던 장면이나 친정팀인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멋진 골을 성공시킨 뒤 골세리머니를 자제한 바이에른 뮌헨의 만주키치가 그 사례다.



     

    이천수는 이미 지난 시즌 말 광양구장을 찾아 전남 팬들이게 여러 차례 머리를 숙였고, 그 지역 아마추어 축구인들을 상대로 재능기부도 하면서 속죄의 뜻을 전했다.

     

    당시 이천수의 행동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팬들도 많지만 상당수의 전남팬들은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 해제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전남 구단이라면 인천과의 경기에 이천수를 뛰지 못하게 하기 보다는 전남 팬들에게 성숙한 팬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이천수의 출전으로 인해 혹시 벌어질 수도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빙하기 위한 구단 치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이천수에게는 친정팀 팬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는 당부를 하는 선에서 일을 처리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세련된 태도가 전남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는 팬들을 의식한 조치라기 보다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천수를 보기 싫은 구단 측의 입장이 더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의심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전남 구단의 세련되지 못한 태도는 전남 구단 스스로는 물론 전남 팬들 전체를 유치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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