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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후보는 누군가의 ‘아바타 후보’?
    카테고리 없음 2013. 2. 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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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21일 오전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돌연 취소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임기 4년의 소회를 밝히는 한편, 지난 12,1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참석 결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독도 세리머니로 런던올림픽 동메달 수여가 보류됐던 박종우(24·부산)가 메달을 되찾게 된 과정, 레슬링의 올림픽 퇴출, 태권도의 잔류 등 뒷이야기도 들려 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 1시간을 앞둔 상황에서 박 회장은 갑작스럽게 일정상 이유로 행사를 취소하면서 이날 취소한 간담회를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끝나는 22일 이후 다시 할 것임을 밝혔다.

     

    박 회장이 이날 갑작스럽게 간담회를 취소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어 보인다. 바로 22일 있을 체육회장 선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박 회장이 체육회장 선거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기자간담회를 행사 한 시간 전에 돌연 취소한 이유는 왜일까?

     

    그 이유는 얼마 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일부 선수위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영채 대한수영연맹 부회장은 지난 15일 대한체육회 제25차 이사회를 통해 신임 선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에리사 전 선수위원장의 체육회장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운 것.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규정 제7 2항은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는 회장이 지정한 순서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체육회는 15일 제25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수영연맹 부회장 겸 여성스포츠회 회장인 김영채 회장을 신임 선수위원장으로 즉각 선출했다.

     

    장윤창 전병관 등 선 수위원회 위원 10명은 17일 밤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영채 위원장은 선수위원회 활동이 전무함은 물론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라며 "김 위원장의 선출은 체육회장 선거의 객관성을 떨어뜨리고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체육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선수위원회 위원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규정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며 "공식 사과와 적절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회는 전임 선수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에리사 후보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사임한 것이기 때문에 선수위원들이 주장하는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규정 제7 2항은 적용할 사안은 아니라

     

    이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의 박종훈. 장윤창, 김광선, 유남규, 임오경, 이은경 등 선수위원 6명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한체육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선임된 김영채 선수위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선수위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박용성 체육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특정 후보의 주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대한수영연맹 회장의 보좌역인 부회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선수위원들은 이 같은 박 회장의 행위가 유권자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객관성을 잃은 처사이며,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새로 선임된 일주일 임기의 선거용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하고, 더 이상 선거에 관여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38대 대한체육회장은 오는 22일 개최되는 2013년도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결정되는데 '한국유도의 대부' 김정행(용인대총장) 후보와 선수위원장을 맡다가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에리사(새누리당 의원) 후보의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권은 체육회 산하 55개 정가맹단체장과 이건희(7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문대성(37) IOC선수위원, 그리고 선수위원장(선수대표) 등 총 58명의 대의원이 갖고 있다.

     

    문제는 김정행 후보가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불출마한 박용성 체육회장의 대리인격으로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시각은 체육계 전반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번 선수위원장 선임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로서 이번 체육회장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득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수위원장의 한 표에 선거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노골적으로 김정행 후보를 지지하는 측의 인사를 선수위원장 자리에 앉힘으로써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김영채 선수위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선수위원들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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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채 신임 선수위원장은 박용성 회장의 측근인 이기흥 수영연맹회장의 보좌를 맡고 있는 인물인데 이기흥 수영연맹회장은 김정행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당시 찬조 발언을 하며 공식적인 지지를 보낸 바 있다.

     

    김정행 후보를 자신의 아바타로 내세운 박용성 체육회장이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보험용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김영채 선수위원장 카드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종훈 선수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친김의 핵심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은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임오경 위원은 "스포츠는 페어플레이다. 이와 같이 공정성이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회장님이 오신들 우리가 그 공정성을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모르겠다. 회장 선거만큼은 페어플레이로 한 표를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선수위원장의 한 표로 선거의 승패가 갈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는 체육회이고 체육회장이라면 누가 봐도 어느 쪽에 치우친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선임한 것은 적절치 못한 조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 큰 우려는 만약 김정행 후보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체육회장에 당선된다면 그를 과연 온전한 체육회장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체육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김정행 후보를 누군가의 아바타 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이 됐지만 임기 내내 누군가를 상왕으로 모시고 있으면서 상왕의 뜻에 따라 축구협회를 이끌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누군가의 전철을 김정행 후보가 다시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그저 기우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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