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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코치 역할만 바꿔? KDB생명의 이상한 분위기 쇄신
    카테고리 없음 2013. 2.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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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 KDB생명과 안산 신한은행의 여자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기 직전 KDB생명 이옥자 감독은 라커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우리 팀에 작은 변화가 있다오늘부터 지휘권을 이문규 코치에게 넘긴다. 남은 시즌에 이문규 코치가 팀을 지휘한다. 경기에 관련된 질문은 이 코치에게 해달라고 말했다.

     

    잔여 시즌 팀의 지휘권을 이 코치가 갖게 된 결정에 대해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총감독으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아직 그런 명칭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라커룸에 함께 있던 이 코치의 얼굴에서 난감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 감독의 난데 없는 지휘권 이양 발표에 기자들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코트에서 몸을 풀던 KDB생명 선수들과 구단 수뇌부가 라커룸으로 모두 모였다


    전날 코칭스태프와 함께 이 같은 분위기 쇄신책에 대한 소식을 들었던 선수들은 구단 수뇌부의 설명을 듣고 라커룸을 빠져나오면서  얼떨떨해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라커룸 밖에서 만난 KDB생명 구단 관계자의 설명은 이랬다.

     

    이옥자 감독-이문규 코치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경기 중 작전지시 등 지휘권만 이 코치가 갖는 다는 것.

     

    어떤 종목 프로 스포츠의 구단이든 성적이 부진한 감독을 구단이 경질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이 보통 분위기 쇄신이다


    그런데 감독과 코치의 직함과 직책은 그대로 둔 채 감독이 가지고 있던 팀 지휘권만 코치에게 넘기는 이런 식의 분위기 쇄신 차원의 지휘권 교체는 일찍이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지난 1일 청주에서 있었던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패한 직후 KDB구단에서 이옥자 감독에게 팀 성적 부진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는 지를 물었고, 이 감독은 이 같은 대안을 구단에 제시, 구단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결정됐다는 것


    하지만 이에 앞서 이 감독은 누가 먼저 지휘권 교체를 제안했는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게 된 이문규 코치는 "일단 선수들에게 프로답게 하자고 주문했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해왔던 것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KDB생명의 최근 성적은 이 같은 이례적인 조치를 단행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을까?

     

    KDB생명은 신한은행과의 경기 전까지 3일 현재 9 19패로 리그 최하위로 4강 탈락 트래직 넘버는 '3'(3경기만 더 지면 4강 탈락)이고, 4 KB스타즈에는 4경기 차로 뒤져 있었지만 6라운드를 앞두고 신한은행과 단행한 3 3 대형 트레이드의 효과가 살아나며 6라운드 들어 용인 삼성생명과 춘천 우리은행을 모두 원정에서 잡아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지난 1 KB스타즈전 패배도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아깝게 패했다는 점에서 팀 분위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훈련 과정에서 이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그런 갈등이 정규 시즌을 불과 7경기를 남겨두고 팀의 지휘 체계에 변화를 줄 만큼 다급하고 절박한 수준의 갈등이었는지 역시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번 감독과 코치간 지휘권 이양이라는 모양새 이상한 상황에 대해 이문규 코치의 인터뷰 내용 속에서 실낱 같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코치에 따르면 지난 1일 청주에서 있었던 KB스타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초반 크게 앞서 나가던 경기를 경기 막판 연속된 턴오버와 집중력 부족으로 역전패한 뒤 이 감독과 이 코치는 아직 7경기가 남은 상황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척 침울했고, 선수들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규시즌 일정이 아직 남은 상황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려도 모자랄 판에 코칭 스태프가 나서서 선수단 분위기를 무겁게 했을 가능성보다는 KB스타즈전 패배 직후 구단에서 보인 어떤 반응에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됐고, 구단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대책을 감독에게 요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팀을 정규시즌 준우승으로 이끈 김영주 감독을 계약기간이 1년이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경질한 KDB생명 구단이 시즌 도중 이옥자 감독을 직접적으로 경질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이 감독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퇴를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이례적인 형태의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KDB생명 구단이 이옥자 감독의 명예나 자존심은 무시한 채 그와 같은 졸렬한 꼼수로 이 감독의 자진 사퇴를 유도했다고 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이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의 분위기 쇄신을 지켜보고 있자니 냄새가 나도 너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KDB생명의 이상한 분위기 쇄신책이 발표된 당일 KDB생명은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신정자, 한채진, 이경은 등 기존 멤버들과 강영숙, 이연화, 캐서린 등 영입파 선수들의 조화로운 활약 속에 신한은행에 10점차 승리를 거뒀다. 6라운드 성적만 놓고 보면 3 1. 승률 75푼이다.

     

    경기 직후 인터뷰룸에 들어선 사람은 이옥자 감독이 아닌 지휘권을 넘겨받은 이문규 코치였다. 이 코치는 이번 분위기 쇄신 조치에 대해 말을 아꼈다. 승리에 기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해야 정상일 한채진과 이연화 역시 기쁜 표정보다는 난감한 표정 그 자체였다.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역시 입을 열려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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