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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할 뻔했던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 안팎 '옥의 티'
    카테고리 없음 2013. 1. 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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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지난 20일 경산실내체육관을 관중으로 가득 메운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여자 프로농구의 주요 흥행지역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지만 여자 프로농구의 수장인 최경환 총재의 국회의원 지역구라는 인연이 있는 경산시에서 치러진 올스타전은 대회 전 제기됐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맹의 짜임새 있는 기획과 운영, 그리고 선수들의 성의 있고 진지한 노력이 더해짐으로써 앞으로 여자 프로농구의 중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 대회로 기억될 듯싶다.

     

    하지만 완벽할 것 같았던 이날 행사에도 옥의 티는 존재했다.

     

    굳이 잘 끝난 잔치에 대해 옥의 티를 운운하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여자 농구의 중흥과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에서 두서 없는 이야기나마 풀어내 보려 한다.

     

    우선 이날 올스타전이 만원관중 속에 치러지기는 했으나 그 중 상당수는 각 구단 모기업에서 모집해 온 팬들이고, 이날 입장한 일반 관중들도 유료 관중이 아닌 무료관중이라는 사실은 여자 프로농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참으로 많기도 하고 해내기도 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맹만의 노력만 가지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여자 프로농구 6개 구단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고,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당부하는 선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이번 올스타전의 주된 옥의 티로 지적하고 싶은 주인공은 바로 WKBL 최경환 총재다.

     

    사실 이번 올스타전이 경산에서 치러진다고 발표됐을 때 이를 반기는 사람은 최경환 총재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번 올스타전은 여자 프로농구의 저변확대와 홍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여자 프로농구의 주요 흥행지역가 아닌 경산에서 치러지게 된 탓에 각 구단의 팬들은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하루 또는 이틀을 소비해야 했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피로를 감수해야 했다.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들은 각 팀의 주전 선수들로 챌린지컵이 치러지는 기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했지만 올스타전이 경산에서 치러지게 됨에 따라 금쪽같은 휴식기 가운데 상당부분을 뜻하지 않은 객지생활에 소비해야 했다.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낯선 경산에서 올스타로서 여자 프로농구를 알리기 위해 밝은 얼굴로 경산시민들과 소통했고, 올스타전 당일에도 경기뿐만 아니라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에서도 망가짐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스타전 경기 자체도 상당히 재미있었고, 경기 중간중간에 치러진 각종의 이벤트도 재미와 의미를 함께 지닌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런 성격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높으신 분들의 생색내기 구태가 이날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 무대에서도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선수들을 코트에 세워둔 채 한참을 이어간 최경환 총재의 이날 연설은 이날 올스타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은 각 구단 모기업 대표들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감사 인사로 대부분의 시간이 채워져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기자가 팬들과 선수들에게 민망스러운 기분이 들 정도였다.

     

    더욱 더 가관이었던 것은 이후 이어진 시구(점프볼 토스)와 시투(자유투). 올스타전은 팬들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 자리였지만 이날 올스타전의 시구와 시투는 최 총재를 비롯해 경산시장, 경산시의회의장 등 경산지역의 소위 높으신 분들의 독무대가 됐다. 선수와 팬들에게 주어졌어야 할 좋은 기회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행태였다

     

    이에 앞서 전날 올스타 선수들이 경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자리에 불쑥 최경환 총재가 나타난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여자 프로농구 주요 흥행지가 아닌 지역에서 올스타전을 치르는 것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 최 총재가 얼굴을 내비치는 것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최 총재가 여자 프로농구 선수들을 앞세워 지역구 관리를 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총재가 WKBL 총재로 취임한 이후 해체됐던 신세계 농구단이 하나외환에 인수되어 자칫 실업자 신세가 될 뻔했던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새 직장을 얻고 판이 깨질 위기에 처했던 여자 프로농구도 재활의 기회를 얻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번 올스타전이 지상파 방송인 KBS 1TV를 통해 생중계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최 총재의 공헌이 있었음을 짐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최 총재의 이 같은 의욕적인 행보가 현재 침체된 한국 여자 농구가 앞으로 재도약 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농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기대와 고마움은 최 총재 스스로 나서서 생색을 냄으로써 인정받는 것 보다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더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일 것이다.  

     

    최 총재는 WKBL의 수장이지만 여자 프로농구의 주인공은 최 총재가 아닌 여자 프로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사실은 최 총재뿐만 아니라 WKBL 구성원들 모두가 명심할 문제다. 섣부른 과잉충성으로 수장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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