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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챌린지컵, 여자농구의 '퓨처스리그'로 키우려면...
    카테고리 없음 2013. 1. 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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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경북 경산시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여자 프로농구팀들과 아마추어팀이 모두 출전하는 챌린지컵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내 프로 6개 구단과 3개 실업팀, 7개 대학팀 등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16개 구단이 출전해 조별리그와 4강 토너먼트를 통해 오는 19일 우승팀을 가리는 이번 대회는 여자농구 활성화를 이끌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취지로 올해 창설됐다.

     

    챌린지컵 우승팀에게는 우승 상금 3천만원이 주어지고, 준우승팀에는 1500만원이 주어지며, 최우수선수(MVP)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프로팀들의 경우 아마추어팀들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앞서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팀 별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가운데 베스트 5(지난해 1231일까지 기준으로 출전 시간이 많은 선수 상위 5)’를 기용할 수 없도록 하는 대신 베스트 5’ 가운데 한 명만 와일드카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대회를 주최한 WKBL이나 농구협회 등은 얼마 전 남자농구에서 프로-아마 최강전이 벌어져 프로 선배들이 대학팀과 상무(프로선수들이 주축) 등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진땀을 빼는 재미있는 장면을 팬들에게 선사했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여자 농구도 그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질 수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팀들의 유망주나 숨겨진 고수들이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이는 당초 대회 취지와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하지만 여자농구는 분명 남자농구의 현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그런 차이점들을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챌린지컵의 운영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회 초반 프로팀과 아마추어팀들 간의 격차가 너무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팀들이 대부분 팀 별로 2진급 선수들이나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한 새내기 선수들을 위주로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는 가운데서도 프로팀들은 아마추어팀들을 상대로 경기당 30-40점차의 점수차로 승리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입장에서야 승패 여부를 떠나 프로선수들과의 실전이라는 모처럼 만의 기회를 통해 기량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활약 여부에 따라 프로팀의 스카우트 레이더에 걸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겠고, 프로팀에 소속된 선수들 가운데 신예선수들이나 슬럼프에 빠져 있는 일부 선수들은 자신감 회복 등 앞으로 프로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긍정적으로 볼 측면이 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입장과 앞으로 대회 흥행을 생각해서라면 이 같은 현상은 분명 대회의 재미와 긴장감을 반감시킨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다고 본다면 앞으로 챌린지컵은 여자 프로농구의 수준향상과 가용 선수층 확대라는 명분을 가지고 프로야구의 퓨처스리그와 같이 2군리그로서 연중 운영하거나 단기 대회라도 프로팀들 만으로 풀리그 방식의 대회로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경기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해 스폰서의 홍보효과를 반감시키는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경기수 보다는 주최측이나 구단들이 좀 더 적극적인 대회 마케팅으로 좀 더 많은 관중들이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 스폰서의 홍보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현재와 같이 여자 프로농구가 연고지에서 조차 홈팬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구의 저변확대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여자 프로농구의 주요 흥행지역과는 거리가 먼 경산시(WKBL 총재인 최경환 국회의원의 지역구)와 같은 지역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은 반드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올해 처음 치른 챌린지컵의 효과와 문제점을 잘 살펴 내년에는 좀 더 발전된 형태의 챌린지컵을 치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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