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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기현의 '관중석 슈팅' 그 본질의 심각성에 관하여
    카테고리 없음 2012. 11. 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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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프로축구 K리그 40라운드 홈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관중석을 향해 강력한 슛을 날리는 돌발행동을 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 설기현이 1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설기현은 글에서 어제 경기중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어 팀의 고참선수로 후배선수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흥분된 상태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팀의 고참으로서 모범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 데 대한 반성의 뜻도 전했다.  

     

    설기현은 또 어제의 제 실수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이점,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문제의 헤프닝이 벌어진 당시 설기현이 찬 공은 관중이 앉지 않은 곳에 맞고 튕겨져 나왔고,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설기현이 공을 찬 곳은 상당수의 관중이 앉아 있던 지역으로 설기현의 돌발행동에 공이 날아간 부근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던 관중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설기현은 곧바로 관중들에게 사과한다는 제스쳐를 취했지만 주심을 설기현에게 옐로우카드를 꺼내어 보였다.

     

    이 같은 헤프닝이 있을 직후 일부 언론과 상당수 누리꾼들은 설기현을 맹성토하는 한편, 당시 설기현에게 옐로우카드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한 주심의 조치도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주심에 대해서는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헤프닝이 벌어진 당시 설기현이 관중들에게 사과의 제스쳐를 취했고, 주심이 설기현에게 경고를 줬으며, 이후 설기현이 다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는 일단락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번 설기현의 돌발행동에 대해 이쯤에서 일단락 짓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 당시 행동의 본질이 어떤것인지를 찬찬히 살펴본다면 결코 설기현 개인의 사과와 자숙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 질것이다.  

     

     

     

    당시 설기현이 관중석을 향해 대포알 슛을 날린 행위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선수로서 본분을 망각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소속 구단과 K리그, 그리고 더 나아가 축구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적행위였다. 

     

    설기현이 당시 관중석으로 공을 찰 때의 킥의 강도는 언뜻 보더라도 상당한 강도를 지닌 킥이었다. 건강한 남성이라도 그런 공을 무방비상태에서 맞았다면 한동안 상당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설기현이 찬 공은 아무에게도 신체적인 피해를 가하지 않았으나 설기현이 관중석을 향해 공을 차는 순간 자신이 찬 공에 누군가 얻어 맞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면 이 같은 행동은 관중에 대한 폭력행위이자 위해행위로 볼 수 있다.

     

    만약 설기현이 찬 공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앉아 있던 자리로 날아갔다면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 조차 끔찍하다.

     

    설기현 자신은 펄쩍 뛰며 부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시 설기현의 행동은 명백한 그라운드 폭력행위였다.

     

    따라서 인천 구단의 자체 징계는 물론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의 후속 징계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설기현의 순간적인 실수를 지나치게 침소봉대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기현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이자 다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베테랑으로 누구 보다 프로축구선수로서의 자세와 원칙을 잘 알고 있고, 현재 인천에서도 팀의 주축 스트라이커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로서 매 경기 매 순간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인 점을 감안해 본다면 더더욱 이번 헤프닝은 설기현 개인의 사과와 자숙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설기현에 대한 후속 징계의 수준이 가볍게 내려지든 무겁게 내려지든 간에 이 같은 위험천만한 돌발행동이 K리그 그라운드에서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라도 설기현에 대한 후속 징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2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을 광주FC와의 경기부터 설기현을 출전시키지 않는 인천 구단 자체 징계가 첫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후 프로연맹의 상벌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최근 16경기 연속 무패라는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팀의 최고참 선수에 대해 징계를 논의해야 하는 구단 측의 난감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K리그 구단 운영의 모범을 보여온 인천 구단인 만큼 이번에도 현명하고 합당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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