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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하석주 감독, 이천수 못 만난다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12. 9.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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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이천수 항명파동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하석주 감독이 이천수의 팀 복귀와 관련, 현재로서는 이천수를 만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감독은 지난 23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천수와 직접 만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먼저 찾아온다 해도 만나기는 어렵다.”전남은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지금 팀이 고비인데 예민한 문제인 이천수와 만난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강등권 탈출."이라고 밝혀 현재로서는 이천수를 만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날 수 없는 이유로 강등위기에 몰려있는 팀 사정을 들며 못 만난다고 했지만 사실상 안 만나겠다는 것으로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 감독은 이천수의 행동을 용서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용서하고 안하고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사실 2009년 당시에는 선수들이 다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님과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는 게 충격이었다. 이렇게 지도자 생활을 해야 하나 회의감까지 들었다.”고 당시 이천수와의 불미스러운 상황에 대해 술회했다. 그는 그러나 이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 잊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다 잊었다면서 사건 당시 가졌던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는 말이다두서도 없고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이다

     

    하 감독은 이어 이천수가 전남으로 복귀하는 데 찬성하냐는 물음에 "내가 용서한다고 돌아올 수 있는 게 아니다. 구단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구단이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풀어주고 받아들인다면 나도 그대로 따를 것이다. 구단에서는 이천수에 대한 어떤 의견도 나에게 묻지 않았다."

     

    공을 구단에게 떠넘긴 셈이다. 말 자체는 지당하신 말씀이다. 하지만 축구 선배로서,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 중의 한 명으로서 후배 이천수의 축구인생을 생각해 아량을 베풀 생각이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하 감독은 또 이천수의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고 한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나.’라는 질문에 "축구선배로서 본인이 어디를 가든지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K-리그에서 뛰고 싶다면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천수도 현재 많이 뉘우치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속마음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이천수가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반복해서 실수를 저질러서 부정적인 여론도 많은 것 같다. 구단에 진정성을 보여줘야 복귀가 가능할 거다."라고 말했다.

     

    전남 구단의 진정성 타령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다. 참으로 안쓰러운 일이다.

     

    3년전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천수는 사우리아라비아로 이적이 확정된 이후 당시 전남 박항서 감독의 출전지시를 어기고 숙소에서 항명파동을 일으킨 뒤 숙소를 무단 이탈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전남 코치였던 하석주, 김봉길 코치와 다툼을 벌였다.

     

    처음엔 말다툼이었지만 김봉길 코치가 이천수에게 컵을 던졌고, 이후 이천수와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천수에게 달려드는 김봉길 코치를 피하려고 움직인 것이 몸싸움으로 연결됐다는 것이 이천수의 주장이다. 사태가 폭력 상황으로 번진 것은 김 코치가 이천수에게 컵을 던진 것이 시작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감독의 출전지시를 어기고 코치진과 다툼을 벌인것도 모자라 팀을 무단 이탈한 이천수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렇다면 이천수는 정말 자신에게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런 일을 벌인 것일까?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천수는 당시 거액의 금전적인 사기를 당한 상황이라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남 구단도 이천수 항명파동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당시 이천수가 언론에 밝힌 전남 구단의 행태는 참으로 얄팍했고 이천수가 인간적을 모욕감 느끼기에 충분했다.

     

    연봉 백지 위임에 합의할 때도 양 측이 언론에는 절대 알리지 않기로 했지만 바로 다음날이천수 연봉0이라는 기사가 각 언론사들로부터 보도됐고, 선수단에 격려금이 나왔을 때도 이천수만 빼놨다. ‘감자 세리머니로 징계중이었다고는 하나 당시 2군에서 한 경기도 못 뛰던 선수도 70만원씩 배분 받았던 격려금은 이천수는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결국 박항서 감독이 자신의 몫을 떼어 줬다.

     

    이천수의 연봉 0에 대해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자 전남은 서둘러 이천수와 월봉 2500만원이라는 최종 합의를 했는데 이때도 합의가 늦어져서 이천수는 첫 월급을 전남 유니폼을 입은 지 수 개월이 지난 20096월초에야 받았다.




     

    그로부터 이제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이천수는 자신의 과거 실수와 잘못을 반성하고 K리그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마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럴 수만 있다면 하석주 감독이든 구단이든, 팬들이든 누구에게나 머리를 숙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 감독이 강등 위기를 이유로 이천수와의 만남에 난색을 나타내면서 구단과 먼저 풀라고 말하는 것은 선배로서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로서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스스로 구단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마음만 있다면 후배와 앙금을 푸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석주 감독은 현역 시절 ‘왼발의 달인으로 통하며 한국 축구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선제골을 기록한 선수다. 그 자체로 한국 축구의 발전 과정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좀 더 당당하고 묵직한 선배의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그럴 자격도 충분하다.  


    구단의 눈치나 살피면서 아직 가시지 않은 감정의 앙금을 애써 감춘 채 엉뚱한 핑계로 후배와의 만남을 미루는 것은 선배답지 않은 모습이고, 자신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는 궁색한 태도다.

     

    이천수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구단에 이천수가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전남을 통해 다시 K리그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이천수에게 지도자이기 전에 축구 선배인 하석주 감독이 보여줘야 하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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