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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우 속 미소와 샌드위치...신지애의 불가사의한 '멘탈'
    카테고리 없음 2012. 9.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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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파이널 퀸' 신지애(24·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여자오픈'(총 상금 275만 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는 17(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로열리버풀 골프클럽(72·666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4라운드 36홀 플레이 중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고 마지막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 LPGA 비회원이던 지난 2008년 아마추어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4년 만에 대회 정상에 복귀하며 우승상금 418825 달러를 획득했다.

     

    지난 10일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9차 연장까지 가는 사투를 벌인 끝에 지난 2010 11월 미즈노클래식 이후 1 10개월 만에 LPGA 통산 9승째를 기록한 신지애는 2주 연속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림과 동시에 LPGA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신지애는 특히 자신의 통산 2회의 메이저 우승 경력을 모두 브리티시 오픈에서 기록, 브리티시 오픈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특히 신지애는 당초 이번 대회 우승자 조차도 오버파 기록을 낼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 대회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한 언더파 플레이를 펼쳤다. 그것도 1언더파나 2언더파가 아닌 9언더파라는 월등한 기록이었다. 2위 박인비를 9타차로 제치고 9타차 우승을 한 것은 2001년 이 대회가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이후 최다 타수차 우승 기록이 됐다.

     

    마지막 라운드가 펼쳐진 이날 코스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엄청난 강풍을 동반한 빗속에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나 갤러리들 모두 경기를 계속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신지애의 샷과 멘탈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신지애 특유의 미소를 동반한 여유만만한 멘탈 매니지먼트를 바탕으로 매 홀 안정된 샷 감각과 퍼팅감을 유지하며 타수를 잃지 않는 신지애의 플레이는 최악의 악천후 속에 한 홀을 지날 때마다 번번이 타수를 까먹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신지애가 이날 심리적으로 얼마나 안정된 상황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신지애가 13번홀 티샷을 준비하기 위해 티잉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 경기진행요원들은 강풍과 비바람때문에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리며 라운딩을 잠시 중단시켰다.

     

    그 순간 신지애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티잉 그라운드 위에서 티샷을 준비중이던 신지애는 캐디가 받쳐주는 우산 밑에서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는 샌드위치 한 조각을 먹으며 여유롭게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걱정스럽게 코스를 응시하는 모습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인 모습으로 마치 한가로이 연습 라운딩을 나온 학생 선수 같은 모습 그 자체였다.

     

    이날 신지애는 라운딩 내내 이런 모습을 유지했다.

     

    물론 2위 그룹과 5-6타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악천후와 높은 난이도의 코스를 감안할 때 한 홀에서 2-3타쯤은 얼마든지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지애는 단 한 차례도 초조해하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다. 놀라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이처럼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신지애의 샷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설령 한 차례 샷이 잘못된 위치에 떨어졌어도 그 다음 샷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는 사이 호시탐탐 신지애를 추격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던 LPGA 38승의 캐리 웹이나 일본의 신성 미야자토 미카는 제풀에 지쳐 오히려 타수를 까먹었다.




     

    경기가 막판으로 흐를수록 무섭던 비바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신지애는 서쪽하늘로 붉은 석양이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마지막 챔피언 퍼팅을 했고, 신지애가 퍼팅한 공이 홀컵 안으로 떨어진 순간 신지애는 불끈 쥔 두 주먹을 하늘로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컵을 받는 시상직장에서 신지애는 현장 진행 아나운서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나 힌들고 길고 긴 하루였다고 말하면서도 이 코스는 나를 위해 만든 코스 같았다고 자신감 넘치는 멘트를 남겼다.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스스로의 플레이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신지애의 즐김의 멘탈 매니지먼트20대 중반의 어린 선수가 지니기에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신지애는 청야니와 지존의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청야니는 11오버파의 부진으로 26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만큼 신지애에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바람 속에서 샌드위치를 즐기며 자신의 경기를 즐길 줄 아는 신지애의 멘탈 매니지먼트라면 청야니가 신지애에게 완패를 안길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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