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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 감독답지 않은 김기태 감독 감싸기 '유감'
    카테고리 없음 2012. 9. 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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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승부포기파문을 일으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김기태 감독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성근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의 행위에 대해 "김기태 감독의 행위를 '나쁘다', '좋다' 할 필요가 없다. 팀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 이만수(SK)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서로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감독을 하다 보면, 때로는 상식을 벗어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다음에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사는 게 프로이지 않나. 김기태 감독이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 악센트를 주려고 한 것 같다.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움직인 것인데, 그 순간 감독의 심정을 누가 아는가. 왜 김기태 감독을 죄인으로 만드나. 자기 스스로를 내던진 건데, 오히려 용기에 박수를 보내야지 않나"라고 반문, 김기태 감독을 적극적으로 감쌌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 결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성근 감독은 "대타를 쓰고 안 쓰는 문제에 왜 KBO가 개입해야 하나. 그렇다면 6점 차이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선수들을 빼는 감독도 500만원씩 벌금을 내야 하나. 김기태 감독은 부정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 KBO가 부당하게 권력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다른 현안들에 신경 쓰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야구계의 원로로서, 그리고 야신(野神)으로 야구인들의 폭넓은 지지와 존경을 받아온 지도자로서 김성근 감독은 그 동안 야구계에 중요한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귀담아 들을만한 큰 울림의 한 마디로 여론을 주도해왔다.

     

    그런 점을 떠올려 볼 때 그가 김기태 감독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그 논리에 따라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김기태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김성근 감독의 김기태 감독에 대한 옹호 발언은 여러 면에서 설득력을 갖기도,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김성근 말대로 김기태 감독이 경기를 고의로 포기하는 모습에서 LG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의 분노를 좀 더 확실하게 전달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존재이유가 야구팬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본다면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LG를 응원하는 팬들을 무시하고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감독이 득점을 포기하고 더 나아가 경기 자체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다.

     

    팬들은 자신의 팀을 응원할 때 승리를 기대하지만 만약 지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보여줬다면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응원을 접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김기태 감독의 신인투수 대타 지시는 득점이나 승리를 위한 지시도 아니었을뿐더러 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였던 것이 명백하다.

     

    백배 양보해서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김기태 감독의 문제의 작전지시가 비난을 각오한 살신성인내지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한다면 현재 그를 죄인으로 취급 하는 이런 분위기도 당연히 김기태 감독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결코 김성근 감독이 드러내놓고 옹호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음으로 KBO의 징계를 문제삼고 나선 것도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선수 기용의 문제가 감독의 고유권한 이란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원칙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로팀의 감독이 행하는 선수기용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득점 내지 승리, 또는 가능성 있는 신인에 대한 기회부여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을 때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오로지 상대팀을 야유하기 위한 상식 밖의 선수 기용(예컨대 타석에 갓 1군 엔트리에 진입한 신인투수를 세우는 것 같은…)은 어떤 경우에서고 지지를 받기 어렵다.

     

    팬들을 위한 야구가 아니기 때문이며 스포츠정신에도 위배되는 야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KBO의 입장에서 프로야구의 사업방향에 역행하는 행동을 고의로 저지른 지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권한 행사 아닐까?

     

    다만 KBO가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시간도 없이 서둘러 징계를 결정한 것은 다소 유감이지만 KBO가 결코 해서는 안될 월권을 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김기태 감독이 가장 잘못한 부분은 마지막 타석에 선 신인투수 신동훈를 마치 소모품과 같이 취급했다는 점이다. 타석에 선 신동훈의 손에는 타자가 착용하는 글러브도 없었다.

     

    프로야구 마운드를 호령해보겠노라고 청운의 꿈을 품고 프로야구에 도전한 신인투스의 야구인생에 지우기 어려운 씁쓸한 데뷔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씻을 수 없는 굴욕의 데뷔전의 기억을 안겼다는 점이다.

     

    만약 신동훈의 가족이나 그를 아끼는 사람들 그 누군가가 맨손으로 배트를 쥐고 꿔나 놓은 보릿자루처럼 타석에 들어서 정우람이 투구를 물끄러미 지켜만 보다가 허무하게 삼진을 먹고 물러서는 신동훈의 모습을 봤다면 기분이 어땠을 지 김기태 감독은 생각해 봤을지 의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애제자 김기태 감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더라도 이번 사안은 나서서 애제자를 옹호할 일이 아니었다.

     

    김기태 감독이 격분해 마지 않던 SK 이만수 감독의 투수기용, 그와 같은 투수 기용은 과거 김성근 감독이 SK의 사령탑으로 있던 시절 일상과도 같은 일 아니었던가.

     

    입장과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과 행동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어울리는 일이지 야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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