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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주상무 보이콧 사태, '순리' 따르면 해법은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12. 9.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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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K리그 스플릿 라운드가 본격적인 스타트를 앞두고 악재중의 악재를 만났다.

     

    스플릿 그룹 B에 속한 상주상무가 스플릿 라운드 성적에 관계없이 내년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된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결정에 반발, 잔여시즌 경기를 포기하고 아마추어 팀으로 전향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상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프로클럽 자격 요건(구단의 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상주의 내년 시즌 2부 리그 강등 결정을 내렸다.

     

    이에 상주 측은 이재철 상주 단장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AFC에서 내세우는 프로클럽 자격 요건을 정확히 알기 위해 연맹에 질의 내용을 AFC에 보내 확실한 요건을 알아달라고 했지만 연맹은 아무런 답도 주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프로연맹 측은 "상주시가 2010년에 상무축구단을 유치하면서 2년 후에 연고구단을 만들면 잔류하고 (그렇지 못하고)승강제가 시행되고 상무와 연고지 계약을 연장할 경우에는 2부리그로 편입된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규정대로상주의 강등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에 국방부 측은 13일 오후 "올해 남은 K리그 14경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는 팀을 아마추어로 전환해 대회에 나갈 예정이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프로축구연맹에 문서로 전달했다.




     

    14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2년전 상주와 프로연맹간의 연고지 협약에 따르면 프로연맹은 협약체결 2년 뒤 상주의 구단 운영에 대한 2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프로구단 창단 후 2013년부터 K리그 참가였고, 두 번째는 상무축구단과의 연고협약을 연장한 뒤 프로 2부리그에 편입이었다.

     

    결국 협약 당시부터 상주는 프로구단으로의 재탄생이 아닌 이상 2부리그행이 결정 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상주는 어찌된 일인지 올 시즌 이후에도 프로 1부 리그에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된 일일까?

     

    문제는 유치의향서 내용에 1차적으로 연고 협약이 마무리되는 2년 뒤 문제에 대해 '프로연맹 방침에 따른 수용 및 협의'라는 조항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조항에서 '협의'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상주 측은 협약 체결 2년 뒤 팀이 자동으로 2부리그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2부리그 자동 강등을 포함한 구단 운영 전반에 관한 추가적인 협의로 해석, 이 협의를 통해 연고지 우선협상권을 확보하면서 AFC가 제시한 유예기간을 더 확보하거나 독립법인화와 클럽 라이센싱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프로연맹은 협의라는 단어의 내용을 2부리그 강등이 아닌 연고계약의 연장에 대한 협의로 한정, 기본적으로 상주의 2부리그 자동 강등은 논의의 대상조차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한편으로는 상주상무가 2년간 상주에서 축구붐을 일으키면 자연스럽게 시민구단이 창된되지 않겠느냐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기저에 깔려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유치의향서 내용에 포함된 단어 하나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 격의 해석을 하면서 쟁점에 대한 제대로 된 토론과 논의 없이 확고한 결론을 미리 내리지 못한 것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결정적 원인이 된 셈이다.

     

    상주 측에서는 스필릿 시스템 하에서 강등이 우려되는 지방 시민구단들이 프로연맹과 야합하여 스플릿 라운드 직전 이번 상주에 대한 자동강등 결정을 도출해 낸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미 상주와 프로연맹의 유치의향서 협약 내용부터가 사태의 불씨를 안고 있었으니 별반 할 말이 없게 됐다.

     

     

    당장 상주와 스플릿 그룹 B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팀들이 모두 상황이 애매해졌고, 앞으로 상무에 입대, 기량의 저하 없이 프로선수로서의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 선수들의 운명이 벼랑 끝에 매달렸다.

     

    상주와 경기를 치러야 하는 팀들의 입장에서 상주가 경기를 거부하면 프로연맹 규정에 따라 2-0 몰수 승리를 거두고 7개팀 가운데 1개 팀만 강등되는 비교적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지만 찜찜하기 이를 데 없는 결과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상무가 아마추어 팀으로 전환되면 K리그 선수들 가운데 군입대 예정선수들의 병역의무 이행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상무와 경찰청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선수로서 활동을 이어간다. 하지만 상무와 경찰청의 경우 지원 자격이 달라 상무 입대만이 가능한 프로선수들의 경우 병역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흥실 전북현대 감독은 “(상무입대 예정)선수들이 잠을 못 잔다는 표현까지 썼다. 심각한 문제다.

     

    그렇다면 꼬일 대로 꼬인 이번 사태의 해결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결국 답은 순리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고 구단과 프로연맹은 서로의 잘못과 소통부재를 인정하고 유치의향서에 명시된 2년이 지나기 전에 사태해결에 대한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일단 프로연맹은 융통성 없이 규정대로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AFC와의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앞서 언급된 AFC로부터의 유예기간을 얻거나 상주가 온전한 프로클럽으로서 K리그에 남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제시해주고 상주는 이를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하고 이행할 사항이 있다면 이행해야 한다.

     

    상주 구단은 구단의 운명에 관계없이 일단 잔여경기 보이콧 선언을 철회하고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보내야 한다.

     

    마지막까지 K리그 구단으로서 K리그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승부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상주를 받아들여준 팬들에 대한 도리이고, 그것이 마지막 순간 상주에 대한 판단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2012년이 끝나려면 아직도 3개월하고도 보름 이상이 남아 있다. 해결의 의지가 있고, 그 의지가 진정한 것이라면 분명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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