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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연재와 연세대, 그리고 한심한 학벌 지상주의
    카테고리 없음 2012. 9. 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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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가 당초 진학하리라 예상되던 한국 리듬체조의 산실세종대를 제쳐두고 연세대로 입학을 결정한 것이 은퇴 이후 세계체조연맹(FIG) 위원 도전 등 스포츠 외교관 등으로의 진출을 대비한 사전 대비의 성격이라는 <일간스포츠>의 분석 보도가 나왔다.

     

    김연아의 사학 명문 고려대 입학이 은퇴 이후 스포츠 외교 분야로의 진출 등 더 큰 도전을 위한 결정이었던 것과 같이 손연재가 고려대의 사학 라이벌인 연세대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간스포츠>가 인용한 손연재와 관계자들의 멘트는 대략 이렇다.

     

    - 손연재 "리듬체조 발전을 위해 한국에도 국제체조연맹(FIG) 위원이 필요하다"

     

    - 체조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 "박태환과 김연아의 경우처럼 선수 생활이 끝난 뒤의 비전 역시 대학 선택의 기준이 됐을 것이다"

     

    - IB스포츠 김영진 이사 "지금 손연재가 러시아에서 함께 훈련하는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등 톱 클래스의 선수들이 향후 국제체조연맹(FIG) 등에서 핵심 멤버가 될 것이다. 손연재 역시 세계적인 선수이므로 국제 기구에서의 활약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 이연숙 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위원장은 "손연재가 연세대에 갈 경우, 리듬체조를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다"

     

    - IB스포츠 김영진 이사 "어린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 대학 진학 가능성은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일간스포츠>는 이와 함께 손연재의 연대 진학은 리듬체조 선수들의 대학 선택의 문을 넓히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리듬체조 선수를 뽑는 국내 대학은 많지 않다. 세종대와 한양대, 한국체대 등 단 3개 대학만이 리듬체조 팀을 보유하고, 정기적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이들 대학에서 한 해 뽑는 리듬체조 선수는 모두 합해 6~10명 정도다. 팀이 없는 다른 대학에도 진학 할 수는 있지만 정기적으로 뽑는 것이 아니어서 기회가 다소 제한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보도내용을 종합하자면 손연재가 은퇴 이후 FIG 위원 등 스포츠 외교관이 길로 진출하는 데 있어 세종대보다는 연세대에 가는 것이 유리하며 손연재의 연세대 입학으로 연세대가 리듬체조 특기생들을 뽑은 선례를 만든다면 손연재의 후배들도 이른바 스카이(SKY) 그룹에 속하는 대학의 간판을 딸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된다는 말인 셈이다.

     

    그야말로 천박하고 한심한 학벌지상주의를 언론이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고려대에 입학한 김연아의 경우를 살펴보자.

     

    김연아가 고려대에 입학해 학적부에 잉크도 다 마르지 않은 시점에 출전한 2009 L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고려대는 곧바로 주요 일간지에 김연아를 고려대가 낳았다는 참으로 뻔뻔한 전면광고를 실어 빈축을 샀다.

     

    그런데도 고려대 이기수 총장은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우승에 대해 고대 정신을 팍팍 주입시킨 결과며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 비웃음을 샀다.




     

    이렇게 김연아가 지닌 최고의 이미지를 순발력 있게 써먹은 고려대가 김연아에 대해 교생실습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철저한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렇다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의사를 밝힌 김연아가 실제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다면 과연 고려대 출신이란 점이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만약 김연아가 바라는대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이 된다면 그것은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터로서 이룬 눈부신 업적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기여한 부분이 참작된 결과이지 김연아가 고려대 졸업생인 점이 김연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아마도 고려대 동문들 정도가 아닐까 싶다.

     

    손연재가 FIG 위원에 도전하게 된다면 그것은 손연재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개인종합 결선에 진출했고, 결선에서도 역대 최고 순위인 5위에 올라 아시아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쓴 업적과 그 상징적 의미가 작용한 결과이지 손연재가 연세대 출신이란 점이 도움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여진다.

     

    오히려 손연재가 세종대에 입학, 한국 리듬체조의 산실인 세종대 출신으로서 FIG 위원에 도전해 성공했을 때 세종대가 그 동안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기여한 학교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세종대가 앞으로도 더욱 더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힘을 기울일 수 있는 동기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따라서 손연재의 연세대 입학이 은퇴 이후 스포츠 외교관의 꿈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은 참으로 한심스런 분석이 아닐 수 없고, 설령 손연재가 연세대를 선택하는 데 있어 그와 같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참으로 실망스러운 판단을 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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