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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영입설' 풀럼, 이번에도 관심은 염불보다 잿밥?카테고리 없음 2012. 8. 25. 16:09반응형
박주영이 이적할 팀이 풀럼과 셀타비고로 압축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의 여름 이적 시즌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내달 1일 마감되는 것을 감안하면 박주영의 새 소속팀은 앞으로 일주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주영의 행선지가 풀럼으로 결정된다면 완전 이적이 될 가능성이 높고, 셀타비고로 결정된다면 임대 후 이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럽 현지 언론들의 보도.
이번 박주영의 이적 추진에 관한 소식들을 전하고 접하면서 참으로 놀라워 보이는 부분은 풀럼의 ‘한국사랑’이다.
대한민국의 축구선수의 유럽 이적설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팀들 가운데 풀럼은 단골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축구선수 가운데 크레이븐코티지를 홈구장으로 사용해 본 선수는 설기현이 유일하다. 설기현이 로이 호지슨 감독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버려진 2009년 이후에도 풀럼의 한국 선수 영입설은 끊이지 않았다.
25일(한국시간) 스완지시티 입단이 확정된 기성용도 풀럼 입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지막 1%의 가능성을 보고 기성용의 ‘간’을 봤다는 말이다.
박주영의 경우도 스페인 현지 언론을 통해 박주영의 셀타비고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자마자 곧바로 풀럼이 박주영을 영입하려 한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그것도 아스널이 박주영에 대해 책정한 이적료에 상당히 근접한 액수의 이적료를 책정해 둔 것으로까지 보도됐다.
풀럼의 영입 가능성을 보도한 언론에게 알려준 취재원은 익명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정통한 국내 관계자’였다. 과거 한국 선수들의 풀럼행 가능성이 보도될 때 마다 그 취재원은 언제나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정통한 국내 관계자’였다.
그리고 풀럼의 한국 선수 영입설이 구체화될 때쯤 어김없이 들리는 소식은 풀럼이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스폰서를 유치하려 한다는 소식이었다.
이쯤 되면 풀럼이 국내 축구 관계자 가운데 누군가에게 브로커 노릇을 시켜 놓고 한국 선수 영입설을 흘린 뒤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런 의심을 갖게 되는 데는 풀럼이 과거 설기현을 통해 풀럼이 쏠쏠한 재미를 본 기억이 있는 팀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근거로 작용한다.
풀럼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LG전자를 유니폼스폰서로 유치하면서 계약서에 계약기간 중 한국 선수를 보유한다는 조항을 삽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진위에 대해 여전히 설이 엇갈리고 있지만 설기현이 풀럼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를 떠올려 보면 그와 같은 계약조항의 존재 여부에 대한 답은 ‘있다’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기업이나 축구팬들의 입장에서 풀럼은 ‘먹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설기현이 풀럼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풀럼 선수들의 연봉은 설기현이 주고 있다”고 비아냥댔던 것이 사실이다.
풀럼이 2008년 여름 2군을 전전하던 설기현을 스쿼드에 포함시켜 한국 투어를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냉소를 보냈다. 당시 풀럼은 부상과 울산을 상대로 두 차례 경기를 가졌는데 부산에는 지고 울산에는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당시 경기가 펼쳐진 경기장의 관중석은 썰렁했고, 국내 언론들의 관심도 썰렁한 수준이었다. 풀럼의 호지슨 감독은 그 나름대로 설기현에게 집중된 언론의 관심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상관이었겠는가. 풀럼의 입장에서는 짭짤한 투어 초청비를 챙겼고, 3년간 한국의 기업이 주는 유니폼 스폰서 비용으로 행복했는데 말이다.
한국 투어를 온 풀럼도 불쾌했고, 그걸 지켜보는 팬들이나 언론 모두 불편했다. 그 가운데 가장 불편했던 쪽은 아마도 풀럼의 유니폼에 회사 로고를 선명하게 새겨 넣은 LG전자였을 것이다.
첼시의 푸른 유니폼에 회사 로고를 새겨 넣은 것 만으로 엄청난 유럽 내 제품 인지도와 기업 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렸던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 당시 LG전자의 모습은 초라함 그 자체였다.
특히 당시 첼시에 한국 선수가 단 한 명도 뛰고 있지 않았지만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인지도나 구단 이미지가 최고 수준이었고, 삼성전자의 국내 매출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반면 LG전자는 한국 선수가 풀럼에 소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마케팅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바보 취급을 당하고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박주영을 매개로 아스널이 벌인 행태도 풀럼과 별반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풀럼은 실제로 설기현을 매개로 국내 기업의 돈을 긁어냈지만 아스널은 미수에 그쳤다는 점이다.
풀럼이 아스널이 박주영에 대해 책정해 놓은 이적료(400만 파운드)에 근접한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박주영을 가운데 놓고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국내 언론 보도는 박주영이 풀럼에 입단하게 된다면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 뎀프시를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것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아스널의 입장에서 보면 풀럼에 박주영을 팔아 치우고 박주영에게서 완전히 손을 털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풀럼 이적에 대해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풀럼이 얼마만큼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풀럼 사령탑이 이영표와 석현준을 제자로 둔 경험이 있는 마틴 욜 감독이지만 그가 박주영의 진가를 다른 팀 감독들보다 더 잘 알아서 박주영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현재까지 보여지고 있는 양상은 풀럼은 여전히 한국과 한국 선수 영입에 대해 전력보강이라는 ‘염불’보다는 한국 선수 영입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라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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