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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성용을 통해 드러난 '홍명보 리더십'의 실체
    카테고리 없음 2012. 8.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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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주역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완지시티로 이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기라드기성용(셀틱)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해 런던올림픽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자신의 거취 문제 등에 관해 진솔하게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기성용을 통해 접하게 된 내용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홍명보 감독에 관한 부분이었다.

     

    현역 선수시절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행을 결정 짓는 마지막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주인공이자 영원한 리베로라는 별칭으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이번에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을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맡아 이집트 U-20 월드컵 8강 진출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는 등 지도자로서도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홍 감독의 리더십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간간이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홍 감독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 힐링캠프-기성용편처럼 팀 내부의 핵심 선수가 직접 홍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홍명보 리더십의 실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성용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홍명보 리더십의 실체는 한 마디로 한국식 형님 리더십과 히딩크 리더십의 적절한 조화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기성용은 지난 3년간 홍명보호의 핵심선수로서 활약했고, 런던올림픽에서도 올림픽 대표팀 주장이었던 구자철과는 달리 홍명보호 합류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았다. 청소년 대표팀 보다는 주로 성인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탓이다.

     

    그런 이유로 홍명보호 합류 초기 기성용은 팀 적응에 잠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개성이 강하고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성향을 지닌 기성용으로서는 모든 멤버가 이동을 할 때나 훈련을 할 때, 식사를 할 때 모두 함께 모여 이동을 하고, 심지어는 유니폼을 착용하는 방법도 선수들 모두 상의를 하의 속으로 집어 넣어 입기로 정하는 등 선수단이 함께 하는 모든 일들을 일체감 있게 해내야 하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것.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선수들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대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있는 동안만큼은 한 팀으로서 일체감을 갖고 행동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 보여줄 것을 원했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의 행동통일을 요구했다고 한다.

     

    기성용도 올림픽을 치르면서 그리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뒤 홍 감독의 그와 같은 지도방식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이 같은 지도 스타일 내지 리더십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02년 히딩크호의 주장이었던 홍명보 감독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 달성 이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히딩크 감독의 지도방식에 대해 말하면서 히딩크 감독이 복장과 행동의 통일을 고집스럽게 요구했음을 밝힌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당시 히딩크호에 합류했던 여러 선수들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준 내용이다.

     

    실제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선수단 이동시 복장통일을 하지 못한 선수에게 벌금을 매긴다거나 식사시간에 연령대 구분 없이 섞어서 선수들을 테이블에 앉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함께 식사를 하도록 한다든가 하는 일체감 있는 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선수들간에 좀 더 끈끈한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고, 좀 더 강한 팀 스피릿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사실상 이와 같은 히딩크 감독의 지도방식은 유럽의 명문 클럽팀들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으로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나름대로 자신의 표준이자 유럽의 표준을 한국 대표팀에 주입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스승 히딩크 감독의 지도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홍 감독이지만 한국적인 정서에 기초한 리더십을 접목하기도 했다.

     

    기성용에 따르면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을 앞두고 비디오분석을 하던 중 홍 감독은 일본 선수와 멕시코 선수가 헤딩볼 경합을 하는 장면에서 비디오를 멈추게 한 뒤 저런 상황이 되면 바숴버려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선수들의 투지를 불러일으키면서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도 은근히 부각시킴으로써 한일전이 가져다 주는 평균 그 이상의 투쟁심을 이끌어냈던 것.

     

    이 같은 태도는 스스로도 현역 선수 시절 일본을 상대로 경기를 할 때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했는지를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도록 했고, 결과적으로 경기에서도 그런 부분이 표출이 됐다는 것이 기성용의 증언이었다.

     

    이처럼 투지를 강조한 형님 리더십이면에는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을 줄 아는 따뜻한 형님 리더십도 홍 감독은 발휘했다.

     

    일본전 승리후 선수들과 함께 거한 술자리를 가진 부분도 그렇지만 술자리에서 새까만 후배이자 제자인 선수들과 야자타임을 가진 부분에서도 그가 팀의 감독이기 이전에 선수들의 대선배로서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줄 아는 포용력을 지녔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아직 홍 감독의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홍 감독이 당초 꿈꿔온 현역 은퇴 이후의 삶이 지도자가 아닌 축구행정가였던 만큼 축구행정가로서의 길을 갈 수도 있고, 항간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대로 현장에서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현장 지도자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게 된다면 한국식 형님 리더십과 히딩크 리더십이 조화된 홍명보 리더십은 분명 큰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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