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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합지졸 QPR 주장' 박지성, 마침내 실감한 냉정한 현실
    카테고리 없음 2012. 8. 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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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이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주장으로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QPR 19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런던 로프터스로드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서 0-5로 대패를 당했다.

     

    개막전 킥오프 30분전 QPR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으로 공식 발표된 박지성은 이날 이미 배정받은 등 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 차림으로 왼쪽 팔에 완장을 차고 QPR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날 팀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한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정평이 나있던 공간 활용 능력과 물 흐르듯 간결하고 자연스러운 볼처리, 그리고 상대의 예봉을 꺾는 볼차단으로 역시 박지성이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팀의 대패를 막지는 못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팀 패배의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마크 휴즈 감독이겠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팀 패배의 책임을 가장 크게 통감해야 할 인물은 다름 아닌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의 플레이가 어땠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제 그는 QPR이라는 팀의 공식 주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팀이 끈끈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믿음과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달라."라고 팬들에게 당부한 뒤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박지성은 훌륭했고, 주니어 호일렛도 좋아 보였다. 전반전은 우리가 지배했다."라고 밝혀 여전히 새 주장 박지성과 새로운 QPR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마크 휴즈 감독도 박지성에게 주장을 맡긴 것과 관련, "박지성은 오늘 팀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언론은 냉정했다. 주장인 박지성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직후 박지성에 대해 "큰 특색을 보이지 못했다"평균 이하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박지성의 팬들 입장에서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닌 평가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이나 팀웍이 완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팀의 홈 개막전에서 박지성은 주장으로서 팀에게 최소한 승점을 안길 수 있는 나름대로 특별한능력을 보여줬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박지성의 플레이는 맨유에서의 조용한 플레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대표팀의 주장을 경험하면서 쌓인 것으로 보이는 주장다운행동이 경기 중 간간이 비쳐지면서 팀을 통솔하는 데 있어 아시아 출신 선수라는 한계에 대한 우려는 일단 불식시켜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팀의 주장을 맡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지만 지난시즌 강등의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팀의 주장으로서 이번 시즌 팀을 온전히 프리미어리그에 잔류시키는 문제가 그다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시즌 개막전에서 분명하게 확인했다.

     

    QPR이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보강을 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모래알 같은 팀이다. 박지성이 과거 경험했던 그 어떤 팀과도 다른 팀이 QPR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통틀어 볼때도 그 어떤 팀보다 현재의 QPR오합지졸이다. 개막전 5-0 대패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결국 박지성은 그 동안 자신의 머릿속에서나 그리고 있었을 냉정한 현실을 시즌 개막전부터 뼈저리게 실감한 셈이다.

     

    그런 이유로 박지성이 QPR에서 해야 할 역할은 막중하다. 그런 이유로 그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다.

     

    QPR 구단이 박지성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이유가 전적으로 그의 기량과 경험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팀의 주장이 된 이상 아직은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해 있는 팀을 변화시켜 나가고, 팀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어 매 경기 승점을 획득하고 승리를 거두는데 필요한 강인한 팀 스피릿을 형성하는데 있어 박지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박지성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경험이 있다. 당시 박지성은 조용한 카리스마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팀을 이끌었고, 대다수 선수들은 박지성이라는 존재 자체에 존중과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워낙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한 경기, 두 경기 패하다 보면 박지성의 입지와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선수가 있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주장 박지성의 리더십에 반기를 드는 선수도 나올 수 있는 것이 QPR과 같은 팀에서 주장이 감수해야 할 위험요소다.

     

    따라서 QPR 주장으로서 박지성의 모습은 한국 대표팀에서의 모습과 좀 다를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거칠게 보이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발산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맨유에서 박지성이 비중 있는 조연이었다면 QPR에서 박지성은 그야말로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주인공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미 박지성은 내적으로는 주인공이 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선수고 그럴 능력도 갖춘 선수지만 아직 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데 있어서는 서툰 것이 사실이다.

     

    이젠 좀 더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동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좀 더 강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것이 QPR의 주장으로 박지성이 리더십을 갖는 데 있어 첫 걸음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팀을 변화시키고 하나의 유기체로 만드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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