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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R '상상초월' 한국 사랑에 숨겨진 EPL 롱런 전략카테고리 없음 2012. 7. 22. 15:53반응형
최근 박지성을 영입, 아시아 투어에서 톡톡한 ‘박지성 효과’를 누리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셀틱의 기성용에게도 우리 돈으로 1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를 제시하며 그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QPR이 이적료 600만 파운드(우리 돈 약 107억 원)를 셀틱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러>에 따르면 앞서 400~500만 파운드(약 71~89억 원)선에서 협상을 벌인 QPR은 셀틱이 기성용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체자 영입을 위해 600만 파운드 이상을 요구하자 이에 화답, 이적료 제시액을 올리기로 방침을 굳혔다는 것.
<미러>는 QPR이 이처럼 기성용의 영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기성용이 지닌 경기력과 상품성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박지성에 한국 축구의 미래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성용까지 QPR이 보유하게 된다면 QPR의 전력 상승은 물론 QPR의 아시아 마케팅에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이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 아시아' 소유주인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동아시아 시장 마케팅 구상에 그대로 부합하는 것이다.
QPR이 기성용을 영입하려 하고 있고, 셀틱 구단은 물론 기성용 측과도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사실은 이번 <미러>의 보도 이전에도 다른 언론을 통해 보도된바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성용의 QPR 입단을 기정 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리버풀이나 다른 명문 구단들의 영입 러브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출전 기회나 팀내 입지 면에서 현재 기성용에게 더 유리한 팀을 꼽자면 QPR이 최상이다.
특히 박지성이 QPR의 주장으로 까지 거론되고 있고, 실제로 이번 아시아 투어에도 주장 완장을 차고 데뷔전을 치른 만큼 기성용이 QPR에 합류하게 된다면 팀 적응이나 출전 기회 등 여러 면에서 박지성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아시아 마케팅을 중시하는 구단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도 여러 유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대목에서 궁금한 점은 QPR이 왜 이리 한국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냐 하는 것이다.
물론 팀 전체적인 전력 보강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박지성과 기성용의 영입이 전부가 될 수는없다. QPR은 ‘제2의 맨체스터시티’로 불릴 만큼 지난 시즌부터 거물급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1군 스쿼드 면면으로만 보면 당장 새 시즌에 중위권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 와중에서 한국 선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는 것은 결국 팀 전력보강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한국 선수 영입에 할애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QPR이 한국 선수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것은 단순히 이들을 이용한 한국 내지 아시아 마케팅 때문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결국 QPR이 EPL 무대에서 강등당하지 않고 롱런하기 위한 구상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QPR은 아직 EPL 무대에서 애송이에 불과한 팀이다. 단기간에 팀을 EPL 무대나 영국, 더 나아가 유럽 무대에서 인기 있는 팀으로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하지만 박지성, 기성용과 같은 기량과 상품성을 겸비한 한국 선수들을 영입한다면 전력적으로도 큰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시아 스포츠 마케팅 무대에서 QPR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등과 같은 명문구단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인지도와 상품성을 갖추게 된다.
EPL 무대에서 아직은 애송이에 불과한 QPR이 EPL 무대에서 강등 걱정 없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구단의 재정을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마케팅이 필수라는 점, 그리고 구단에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돈이 ‘에어 아시아’라는 아시아계 저가 항공사에서 나온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아시아 축구 마케팅 무대에서 QPR이 맨유나, 리버풀, 아스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특혜에 가까운 일이다.
바로 지난 시즌 EPL 잔류팀 가운데 꼴찌를 한 팀에게 이와 같은 인지도와 상품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존재가 박지성과 기성용 ‘코리안 성-용 듀오’인 셈이다.
실제로 QPR 구단은 박지성을 영입하자마자 떠난 아시아 투어 무대에서 자신들의 판단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 투어를 통해 QPR은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EPL 구단 가운데 한 자리를 꿰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을 영입한 것이 동화 같은 일이라거나 박지성이 QPR에서 거물이 될 것이라거나, 박지성의 기량이 월드클래스라거나 하는 등등의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손발이 오그라들 수도 있는 수준의 찬사들을 구단, 감독, 동료 선수 누구나 할 것 없이 박지성에게 쏟아내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이유가 이런 데 있다고도 보여진다.
박지성이 스스로도 고사했던 배번 7번을 동료 선수로부터 양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나 QPR 선수로서 첫 선을 보인 데뷔전에서 곧바로 주장 완장을 찰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결국 QPR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한국 사랑’은 QPR이 EPL에서 롱런하기 위한 발판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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