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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8실점' 홍명보호의 정성룡, 솔직히 걱정된다카테고리 없음 2012. 7. 9. 15:14반응형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는 골키퍼 정성룡(수원삼성)의 모습이 불안하다.
정성룡은 지난 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무려 다섯 골을 내준 데 이어 8일 경남FC와의 K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도 3골을 잃어 최근 두 경기에서 무려 8실점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올림픽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3명의 와일드카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박주영(아스널)과 함께 정성룡을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가운데 한 명으로 낙점해 뒀던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지만 포항전과 경남전에서 보여준 정성룡의 기량은 분명 홍 감독으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물론 수원이 이들 두 경기에서 허용한 8실점을 모두 정성룡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수비조직력에 문제가 있던 장면도 있었고, 골키퍼로서는 사실상 불가항력인 상황에서 실점을 한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골키퍼라는 포지션이 수비진 최후의 보루로서 수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위치고, 실점하지 않기 위해 수비진의 뒤에서 위치 조정 등 수비 조직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감안한다면 정성룡이 대량실점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이미 정성룡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를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뿐만 아니라 이후 아시안컵 등 굵직굵직한 A매치들과 국가별 클럽 대항전을 통해 어느새 국제 무대에서 베테랑의 풍모가 느껴지는 선수로 성장했다.
따라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중요도와 규모 면에서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큰 대회 출전할 때마다 수비불안과 경험부족을 약점으로 지적 받는 한국 대표팀에게 정성룡과 같은 빼어난 기량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골키퍼를 수문장으로 둔다는 것은 수비 안정은 물론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생각할 때 엄청난 전력 플러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정성룡이 현재 올림픽 대표팀과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부족하고 올림픽까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전후한 시점에서 소속팀에서의 경기력마저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경남에게 3-0으로 패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성룡의 플레이는 한 마디로 실망스러웠다. 정성룡이 올림픽대표팀과의 합동 훈련 도중 잠시 소속팀에 합류해 치른 경기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가 허용한 세 골 가운데 1-2골 정도는 이전의 정성룡이었다면 어찌 해 볼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성룡은 사실상 세 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액션도 취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당하고 말았다. 순간적인 판단이나 그에 따른 수비 동작도 한 박자씩 늦는 느낌이었고, 수비진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보이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 노출된 정성룡 개인의 경기력 저하는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올림픽 본선까지 컨디션을 끌어 올린다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올림픽 대표팀 수비진과의 호흡문제다.
이미 올림픽 대표팀 주전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 수비진에 구멍이 난 상태에서 홍정호의 자리를 대신해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할 정성룡이 수비 라인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기간이 짧고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 다른 팀들에게는 홍명보호의 약점 가운데 하나로 지목될 수 있는 부분이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 올림픽 최종엔트리 18명을 발표하면서 정성룡을 와일드카드로 발표하는 대신 이범영(부산아이파크)과 함께 팀 내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해 오던 김승규(울산현대)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또한 그 동안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서 홍명보호의 런던행에 큰 기여를 했던 이범영 역시 정성룡의 합류로 인해 벤치로 물러나 앉아야 한다. 이런 상황 역시 홍명보 감독이 충분히 당사자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겠지만 어린 선수인 이상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가슴으로는 견디기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주영의 경우는 정성룡과 같은 와일드카드지만 이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현재 홍명보호의 주축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고 기쁨과 슬픔을 나눴던 경험이 있어 신분만 와일드카드일 뿐 사실상 이미 홍명보호의 일원이었다고 해도 무방한 선수다.
하지만 정성룡의 경우는 분명 박주영과는 경우가 다르다.
이미 홍명보호의 와일드카드 명단은 발표됐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본선 무대에서 주전 골키퍼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정성룡을 주전으로 기용할지 여부는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정성룡의 경기력이 떨어져 있고,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의 호흡도 문제가 될 위험이 있다면 런던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정성룡의 역할을 ‘주전’으로 고정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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