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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대체 왜?] 호날두의 슈팅은 스페인 골문을 외면했나
    카테고리 없음 2012. 6. 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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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 2012 준결승 무대에서 펼쳐진 이베리아 반도의 엘 클라시코는 포르투갈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무적함대스페인의 승리로 결론이 지어졌다.

     

    스페인은 28(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유로2012 4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을 합쳐 총 120분간에 걸친 혈투를 벌였으나 끝내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 골키퍼 카시아스의 선방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페인이 궁극적으로 승리를 가져감으로써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공정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날 경기내용 만을 놓고 볼 때 포르투갈에게 너무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스페인은 이날 가짜 9파브레가스를 벤치에 앉혀 놓은 채 전방 스트라이커인 네그레도를 선발 기용하는 이전과는 다른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점유율이라는 측면에서 포르투갈에게 다소 여지를 남겨줬다.

     

    반면 포르투갈은 경기 초반 수비에 치중하는 대신 과감하게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면서 스페인과 대등한 점유율로 경기를 펼치는 상황이 전반전 내내 이어졌고, 공격적인 측면에서 스페인에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선제골에 대한 기대감은 스페인 쪽보다는 오히려 포르투갈 족에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포르투갈은 선제골을 얻는데 실패했다.

     

    반면 네그레도 카드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스페인 벤치는 경기가 후반부로 흐르자 스페인 벤치에서 파브레가스를 투입시켜 점유율을 다시 가져갔고, 이어 스피드와 득점력을 겸비한 젊은 공격수 나바스와 페드로를 잇따라 투입시키며 연장전에 들어서는 완전히 스페인의 원사이드 게임이 진행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페인도 120분간의 혈투 속에서는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은 어렵사리 포르투갈을 제압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을 꺾을 수 있는 극소수의 팀 가운데 한 팀으로 꼽히던 포르투갈은 경기내용면에서는 그와 같은 기대를 충족시켰지만 경기결과에서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는 아무래도 포르투갈의 주장이자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랄 수 있는 호날두일 것이다.

     



    특히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보기도 전에 승부가 결정 나 버린 상황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그 아쉬움을 곱씹을 것이다. 하지만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차지 못한 아쉬움보다 몇 배 더 아쉬워할 부분은 아마도 이날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부분일 것이다.

     

    이날 경기가 벌어지기 전 스페인의 델 보스케 감독은 호날두 봉쇄를 필승카드로 공개했고, 다른 스페인 선수들 역시 호날두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델 보스케 감독과 마찬가지로 호날두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호날두는 스페인 쪽의 공언대로 심하게 고립되거나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할 정도로 방해 받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날 포르투갈이 경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전반전에 호날두는 중거리 슈팅 기회와 스페인 문전에서의 프리킥를 합쳐 대략 5-6차례 좋은 슈팅기회를 맞았지만 호날두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특히 스페인 골문까지 20-30m를 남겨두고 얻어냈던 세 차례의 프리킥 슈팅이 모두 무위에 그친 것은 평소 호날두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도대체 왜 이날 호날두의 슈팅은 단 한 개도 스페인의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던 것일까?

     

    호날두는 이날 전후반 각각 한 차례씩 결정적인 필드골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전반전에 시도한 슈팅은 아깝게 골포스트를 빗니갔고, 후반전에 스페인의 세트피스가 실패로 돌아간 직후 얻어낸 절호의 역습 기회에서는 골키퍼와 사실상 맞서는 기회를 맞았지만 역시 그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어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필드골 기회에서 호날두의 슈팅이 골문을 외면한 것은 어차피 연속된 플레이 도중에 벌어진 일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였다면 두 차례 기회 가운데 한 차례 기회는 분명 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더욱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프리킥 기회를 날려버린 부분이다. 이날 호날두가 여러 차례 비슷한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날려버린 데는 호날두 답지 않은 자신감 없는 킥에 그 비밀이 숨어있다.

     

    통상 호날두는 프리킥을 얻어내면 공을 정성스레 킥을 할 위치에 가져다 놓고 자신만의 계산된 발걸음으로 정확하게 도움닫기 위치까지 간 후 다리를 벌려 킥 준비를 하고 이내 공을 달려들어 전광석화 같은 무회전 킥을 날리곤 했다.

     

    하지만 이날 호날두가 시도한 프리킥 가운데 무회전 킥으로 볼 수 있는 프리킥은 없었다. 주로 인사이드킥으로 공을 약간 감아 수비벽을 넘기려는 의도를 보여줬는데 공이 덜 발에 감기다 보니 골문 앞에서 공이 아래로 변화하지 못하면서 번번이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이 역시 지나치게 신중하게 킥을 하려다 보니 평소 펼치던 과감한 무회전킥 대신 공의 방향을 계산할 수 있는 스핀킥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얻은 것이 없게 됐다.

     

    팀의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경기의 비중이 지닌 중압감,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로서 그 동안 중요대회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날려버려야겠다는 부담감이 결과적으로 호날두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스페인전 패배는 호날두에게 상실감 만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현재 포르투갈이 지닌 전력이 앞으로 세계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호날두 스스로도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능력을 검증 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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