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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태훈, 진솔한 고백과 사과없이 부활은 없다
    카테고리 없음 2012. 6. 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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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이 두산 베어스의 1군 마운드로 돌아왔다.

     

    임태훈은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경기에서 두산이 4-2로 리드하고 있던 8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임무를 마쳤다.

     

    이 같은 글로만 봐서는 매우 평범한,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향한 순조로운 적응 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이날 임태훈의 투구내용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한화의 선두 타자로 나선 김태균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임태훈은 다음 타자로 만난 최진행에게 큼지막한 2루타 코스의 타구를 얻어 맞았다. 이 타구가 그대로 빠졌다면 그대로 한 점을 빼앗기는 상황이었지만 정수빈의 그림과 같은 다이빙캐치가 임태훈을 구해냈고, 이후 두 명의 타자들을 모두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낸 임태훈은 쉽지만은 않았던 1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김태균에게 허용한 안타와 최진행의 2루타성 타구, 그리고 최진행 이후 타석에 들어선 강동우와 오선진에게 맞은 타구도 아웃이 되긴 했으나 배트 중심에 맞은 큼지막한 타구였다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이날 임태훈은 한화의 네 명의 타자에게 모두 정타를 얻어맞은 셈이자. 다만 운 좋게 실점만을 허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날 임태훈이 던진 직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 정도였으나 공끝은 좋아 보였다. 하지만 제구가 불안해 보였고, 그러다 보니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위험한 타구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태훈의 등판 이후 그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두산의 덕아웃은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임태훈이 부상을 털고 1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아님을 이날 투구에서 읽을 수 있었다.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지만 한 편으로 불안한 얼굴이 역력했던 임태훈. 여전히 그는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그 무엇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싸우는 대상이 부상 후유증 외에 무언가가 하나 더 있어 보였다는 말이다.

     

    임태훈이 올 시즌 초반 두산의 선발투수로 3승을 거둘 때 까지만 해도 작년 그를 괴롭혔던 사건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이유를 알 수 없는 난조가 이어지고 부상까지 겹치며 2군으로 추락하자 하나 둘씩 야구 팬들의 입에서는 누군가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임태훈을 바라보는 두산 팬들의 심정은 여전히 복잡하다. 필자가 다니는 직장의 여성 후배도 두산의 열렬한 팬이지만 임태훈의 이야기만 나오면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했다.

     

    한 스포츠 프로그램 여성 MC(고인의 이름을 굳이 거론하지는 않겠다)와의 스캔들과 자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그 중심에 있던 한 주인공으로서 임태훈은 여전히 자신을 믿고 사랑해 준 팬들에게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여기까지 왔다.

     


    임태훈의 소속팀인 두산 역시 임태훈을 철저히 팬들과 격리시켜왔다. 사건이 터진 이후에는 신병훈련소로 임태훈을 도피시켰고, 임태훈이 훈련소에서 퇴소하자 이전에는 전지훈련장으로 빼돌렸다. 시즌이 개막했지만 임태훈의 제대로 된 인터뷰, 특히 사건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나 사과가 담긴 인터뷰를 볼 수는 없었다.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임태훈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상대팀 팬들로부터, 혹은 일부 두산의 팬들 사이에서도 야유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그와 고인이 된 여성 MC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악성 댓글도 임태훈 자신은 물론 고인의 유가족들까지 괴롭힐 것이다.

     

    임태훈과 고인이 된 그 아나운서의 유가족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엄청난 사건을 목도한 팬들과 임태훈 사이에는 어떤 진솔한 의사소통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은 결코 임태훈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 얼기설기 꼬인 매듭은 그 매듭을 지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무언가 매듭으로 단단히 묶어 마무리 할 일이 있다면 일을 벌인 당사자가 그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다. 임태훈 본인이든 두산 구단이든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상태로 임태훈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들이 그가 밟고 선 마운드에 꽂히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는 이상 임태훈의 진정한 부활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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