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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황상민, 구경꾼들에 놀아나는 싸움 언제까지?
    카테고리 없음 2012. 6. 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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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불구경’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 가운데 하나가 ‘싸움구경’이라고 말하곤 한다.


    싸움의 당사자는 그 싸움에 나름대로 절박한 이유가 있겠지만 구경꾼의 입장에서는 싸움은 그저 싸움일 뿐이고 싸움의 당사자들이 체면을 벗어 던진 채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과 독설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서로를 물어뜯고 머리채를 잡고 주먹질을 해대는 광경이 흡사 초보 격투기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김연아 측과 연세대 황싱민 교수가 벌이고 있는 싸움이 구경꾼들의 적극적인 부추김 속에 좀처럼 ‘휴전’ 내지 ‘화해’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 쪽은 황 교수고, 본격적인 싸움을 부추긴 것은 언론과 팬들이요, 이 같은 부추김에 곧바로 반응해 고소라는 ‘선빵’을 날린 것은 김연아 측이고, 선빵을 얻어맞고 분개한 나머지 이성을 잃고 자기 생각에서 나온 말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마구잡이식 멘트를 날리며 싸움을 키우고 있는 것은 황 교수다.

     

    황 교수는 최근 자신을 고소한 김연아 측에서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해 줄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이미 전했고, 그런 의미에서 문제의 방송도 앞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쇼’라고 규정한데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았고, 학교 선생님이 될 마음도 없는 김연아가 교생실습에 나서고 언론 취재진 앞에서 공개수업을 진행하는 등의 행보가 ‘쇼’라는 입장이다.

     

    결국 그가 했다는 ‘사과’는 자신이 주장하는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기능을 무시한 채 학교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잘못된 대학의 행태에 대한 비판에 김연아를 들먹여 본의 아니게 마음을 상하게 한데 대한 사과이지 김연아의 교생실습이 대학의 잘못된 마케팅 행태의 한 예라는 자신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인 셈이다.

     

    그는 특히 지난 11일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김연아 측의 입장에 대해 "사과를 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것도 쇼다. 이것은 내게 창피를 주고 인격살인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김연아 측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한편, "쇼를 쇼라고 이야기하는 게 왜 명예훼손이냐"고 반문, 더욱 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김연아 측의 고소로 촉발된 양측의 공방에 이제 본격적으로 감정이 개입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문화평론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1일 자신의 트위터(@unheim)을 통해 이번 논란에대한 우려를 전하는 것으로 우회적으로 양측의 자제를 당부했다.



    진 교수는 "황 교수의 발언은 (김)연아에게 기분이 나쁘겠지만, 공인으로서 연아가 수인할 범위 안에 있다고 본다. 지적에 나름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며 "거기에 고소라는 방법으로 대응한 것은 연아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어 "하지만 그 이후의 황 교수의 발언은 자신이 원래 가졌던 합리적 문제의식 마저 회석시킬 정도로 불필요해 보인다"며 "다분히 감정이 섞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문제는 언론인데, 사건을 지나치게 선정적, 선동적으로 보도한다는 느낌"이라는 진 교수는 "서로 싸움을 붙이는 식의 보도가 외려 연아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연아 측이 황 교수의 발언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 했다면 황 교수의 발언 내용은 나름대로 김연아 측에서 건전한 비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었음에도 언론의 자극적 보도와 이에 들불처럼 일어난 팬들의 반응에 섣불리 ‘고소’라는 카드를 꺼냄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김연아의 이미지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말이다.

     

    황 교수에 대해서도 김연아를 사례로 황 교수가 하려 했던 말은 어느 정도 이해도 되고 그와 같은 비판에 일정 부분 합리적인 면이 보였지만 이후 황 교수의 감정적 대응이 최초 황 교수의 발언의 순수성과 합리성마저도 의심받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짧은 내용의 트윗이었으나 이번 논란을 다시 이성의 범주로 끌어다 놓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쾌한 정리로 보여진다.

     

    사실 김연아를 대상으로 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연아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행태의 배경에는 김연아에 대한 언론 보도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반응하는 김연아의 열혈 팬들의 성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동안 김연아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여러 논란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냥 웃어넘겨도 될 만한 사안들이었다.

     

    김연아의 팬카페나 피겨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무리 작은 사안이라도 논란이 일면 이들 사이트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일부 선정적 매체의 기자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고, 이를 다른 언론들이 ‘클릭 장사’의 방편으로 이용하고, 또 이를 통해 더 많은 누리꾼들이 이런저런 반응을 쏟아냄으로써 좁쌀만했던 사안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황상민 교수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김연아 측에서 ‘김연아는 그 동안 체육 특기생으로서 고려대 학칙에 준수해 학점을 관리해왔고, 현재 교생실습도 성실하게 하고 있으므로 황 교수의 ‘쇼’ 발언은 사실관계와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나 황 교수의 발언이 김연아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 어른의 충고로 받아들여 앞으로 더욱 더 행보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취지의 코멘트로 상황을 정리했다면 논란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방송에서 어설프게 김연아를 들먹인 황 교수가 바보 취급을 당했을 것이다.

     

    김연아 측은 일단 황 교수에 대한 고소를 조건 없이 취하하고 논란을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 더 이상의 논란 확대는 김연아의 이미지에 결코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 오히려 김연아 마저 희화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크다.

     

    황 교수 역시 더 이상의 발언을 삼가고 본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는데 이번에 황 교수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내용의 말을 했지만 점점 더 이성을 잃은 잔소리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자신의 말로 천냥 빚을 얻은 셈이 됐다. 


    이제 구경꾼들의 눈만 즐겁게 만드는 싸움을 끝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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