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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언론, 기자회견장의 박주영에게 진짜로 바라는 것은?
    카테고리 없음 2012. 5.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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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영을 기자회견장에 세우려는 언론의 협박이 참으로 노골적이다.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는 박주영이 곧바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병역 연기 문제에 관한 해명을 직접 할 기회를 준 뒤 대표팀에 발탁하겠다는 축구협회의 당초 계산과는 달리 박주영 측이 기자회견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자 국내 언론은 '박주영, 대표팀에 마음 없나', '행방불명 박주영' 등 갖가지 표현으로 박주영에게 야유를 보내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문제와 관련된 포스팅을 하면서 강조했던 점은 박주영은 분명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이민자들을 위한 법률 규정을 고의로 악용, 모종의 거래를 통해 편법으로 병역을 연기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35살 이전에 반드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기준은 온전히 그가 국가대표 선수에 적합한 몸상태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로 결정이 되어야 하며 박주영의 인터뷰 내지 기자회견은 그의 대표팀 발탁 여부가 결정된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축구협회나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의 기자회견이 대표팀 발탁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열쇠로 여기고 있는듯 하다박주영을 뽑고 싶어도 '목소리 큰 사람'들의 입김이 부담스러운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실제로 지난 14일 박주영이 직접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언론으로 하여금 최 감독이 박주영에 대한 대표팀 발탁의 선결 조건으로 기자회견을 내건 것으로 해석해 보도하게끔 만들었다하지만 최 감독의 속내도 박주영의 기자회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길 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축구협회나 최 감독 모두 언론과 박주영의 일거수일투족에 불만을 가진 일부 팬들의 '큰 목소리'를 두려워 하고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기준은 어느새 그의 축구실력이 아닌 '여론', 그것도 정확한 여론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그런 여론이 기준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코미디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박주영은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병역 연기 문제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상세하게 밝혔다. 국내에서 기자회견을 다시 연다고 해도 더 이상의 입장 표명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라 여겨질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박주영의 기자회견이 실제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다면 어떤 분위기일까? 아마도 청문회장을 방불케 할 가능성이 높고, 마지막에는 박주영의 90도 인사와 함께 그의 입으로 사과와 반성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그림이 그려진다.

     

    언론이 박주영을 기자회견장에 세워놓고 얻어내려 하는 것이 결국은 이런 것이다.

     

    국내 언론에서 그토록 궁금증을 가져온 병역 문제에 관해 특정 언론에게만 먼저 알려준 박주영의 괘씸죄를 기자회견을 통해 묻겠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카메라를 향해 박주영이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인사를 할 때 언론은 그 인사를 언론에 대한 사과와 반성으로 보고 싶은 것이다.

     

    박주영이 실제로 언론이 바라는대로 이 같은 ''에 동참해 준다면 언론은 이후 박주영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를 쏟아냄으로써 박주영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고, 축구협회나 최강희 감독,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병역 연기에 대한 국민여론이 호의적으로 돌아섰음'을 명분으로 부담없이 박주영을 대표팀 명단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박주영이 나중에라도 축구협회와 언론이 합작한 이 같은 시나리오에 맞춰 충실하게 꼭두각시 노릇을 해 줄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17일이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날이니 스페인전을 대비한 대표팀 구성에 앞서 자신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타이밍은 일단 놓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명단에 박주영을 넣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언론이 스페인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 발표를 하루 앞드고 집중적으로 박주영의 기자회견을 대표팀 발탁의 전제 조건처럼 내세우면서 박주영의 대표팀 탈락 가능성을 집중 보도하고 있는 것은 결국 박주영을 뽑지 말라고 최 감독과 축구협회를 협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언론의 속성이 다 이런 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따금씩 이런 일들이 공공연하게 일어날 때마다 씁쓸한 기분을 지울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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